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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연 Feb 21. 2016

줄여가는 집착만큼 행복한 마음

요즘 들어서, 여러가지 글들을 많이 읽는다. 특히나, 인문학,사회학,경제학 분야에서의 글들을 많이 찾아보고 읽고 있는데,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될 때가 많다. 오늘은 사피엔스 중에 불교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유심히 읽었다.



"고타마는 집착 없이 실체를 있는 그대로 느끼게끔 훈련하는 일련의 명상기법을 개발했다. 이 방법은 우리 마음이 "지금과 다른 어떤 경험을 하고 싶은가?"보다 "지금 나는 무엇을 경험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온 관심을 쏟도록 훈련시킨다. 이 같은 마음의 상태에 도달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고타마는 이런 명상기법을 일련의 윤리적 규칙들 위에 구축했는데, 그 규칙들은 우리가 집착이나 환상에 빠지지 않으면서 실제 경험에 초점을 맞추기 쉽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그는 추종자들에게 살생, 음행, 도둑질을 피하라고 했는데, 이런 행동은 반드시 집착의 불을 지피기 때문이었다. 불이 완전히 꺼지면 집착은 완벽한 만족과 평온의 상태와 자리르 바꾸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열반이다. 열반에 이른 사람은 모든 고통에서 해방된다. 이들은 실재를 극도로 분명하게 경험하며, 환상이나 망상에서 자유롭다. 이들도 분명 불쾌함이나 고통에 맞닥뜨릴 테지만, 그런 경험은 이제 아무런 정신적 고통을 일으키지 않는다. 집착이 없는 사람은 고통받지 않는다."



언젠가 내 방에 들어왔는데, 내 방에 내가 평소에 쓰지도 않으면서 방안에 잔뜩 쌓여있는 책들이나, 옷들을 보면서 이거 언제 다 보고 언제 다 입지라는 생각을 하며, 언젠가는 쓰겠지라는 생각으로 그냥 내버려두고 있었다. 어느 날 나는 직감했다.


"난 이것들을 평생 안 쓸 것 같다."

그날로부터 모든 책과 옷을 정리했다. 내가 여태껏 살아오면서 공부했던 교과서들, 영어 교재들, 사놓고 안 읽었던 책들, 안 맞지만 잠옷으로 입고 있는 옷들, 대학교때 입었던 원색의 옷들. 


모두 다 버리고, 내 방에서 정말 필요한 몇개의 물건들을 제외하고 모두 쓰레기통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 날 난 뭔가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느꼈던 것 같다. 

오랫동안 이빨 사이에 끼어있던 미역 한조각을 빼내는 느낌.

사업을 하면서 많은 것에 있어서 얽혀있는 것들이 많이 있었다. 회사 법인세 문제라던지, 건강보험 환급금 문제라던지, 거의 운영이 정지된 서비스에 아직까지 남아있는 고객들이라던지.. 얼마 안되는 매출과 서비스를 접는 것사이에 많은 것을 고민했던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정리를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을 했고, 그 이후로 빠르게 진행 중에 있다. 


하나씩 다양한 관심사에 대한 집착의 스위치가 꺼지면서, 좀 더 집중해서 '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들을 많이 확보하게 되서 나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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