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부동산만 믿으면 안 돼!
귀농이나 귀촌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보았을 남들의 후기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스토리는 바로 주말마다 시골로 집을 보러 다녔다는 이야기인 것 같다. 아무래도 원래 살던 곳이 아닌 지역에서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야 하는 만큼 신중함은 더 클 수밖에 없다. 그리고 우리나라 모든 지역을 가볼 수 없으니 네이버 부동산에 꽤 의지하고 있다. 시간만 나면 틈틈이 네이버에서 부동산을 검색해 보는 요즘. 도대체 사람들은 어디에 가서 귀농, 귀촌하며 사는 걸까? 늘 궁금하다.
시간이 날 때마다 네이버 부동산을 보며 어떤 지역에 어떤 집이 매물로 올라왔는지 보기 시작했다. (다방이나 직방 같은 앱은 원룸, 아파트, 오피스텔 같은 것 중심이니 시골에 집을 살 때 쓸 이유가 전혀 없다.) 일단 살 곳이 있어야 귀농이든 귀촌이든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그렇지만 정말 운명 같은 집이나 땅은 여전히 찾지 못하고 있다. 시골에 빈집도 많고 사람도 없다는데 왜 이렇게 매물이 없는 걸까?
일단 부동산 업체들에서 네이버 부동산에 매물을 많이 올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부동산이 가지고 있는 매물은 나름 영업비밀이나 다름없는 것이라 오픈을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어떤 지역에서 시골집이나 토지 같은 것을 알아보고 싶다면 그 지역의 부동산에 연락해서 미리 컨택해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또 시골집이나 땅은 부모가 죽고 자녀들이 상속을 받은 뒤에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팔지 않고 묵히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빈집이 많다고 해도 실제로 살 수 있는 집은 별로 없는 것 같은 강렬한 기분에 휩싸이는 대목이다. 어차피 자식들은 도시에 나가서 살기 때문에 굳이 시골에 있는 집을 좋게 관리하거나 누군가에게 팔지 않고 땅값이 오르기만을 기다리는 것.
그리고 시골의 땅이나 집이 그 지역 사람들이 갖고 있는 것이 아닌 다른 지역 사람들의 소유인 경우도 많았다. 내가 알아본 곳들의 대부분은 경기도나 서울에 사는 사람들의 소유였다. 경매나 매매 등으로 완전 연고가 없는 지역의 땅이나 집들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전에도 소개한 집 살 뻔한 이야기에서도 등장하듯 사고 싶어 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비싼 값에 팔기 위한 투자용으로 구입하는 경우들도 많았다. 사고 싶지만 살 수 없는 시골 땅과 집....
그럼에도 간혹 올라오는 매물이 있어 보러 가는 일도 있었다. 네이버 부동산을 보고 집을 보러 간다는 것은 소개팅하는 느낌으로 가야 하는데, 사진과 실제가 다른 경우가 꽤 많기 때문이다. 사진에서는 굉장히 마당이 넓어 보였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적고 이웃집과 너무 가까이 있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사진에서는 전혀 나오지 않았던 이웃집이 갑자기 밀착하여 있을 때의 당혹감이나 까맣게 하늘을 뒤덮은 전선, 약간 수리하면 살 수 있다고 하지만 집이 무너지기 직전이라던가 하는 것 말이다. 물론 사진을 찍을 때와 현재의 시간 차가 크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전혀 예상치 못한 비주얼을 보면 약간 맥이 빠지는 느낌이 든다. 판다고 했다가 안 판다고 매물에 대한 기록을 일방적으로 없애버리기도 하여 이미 나는 출발을 했는데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 드는 경우도 있었다.
알수록 볼수록 쉽지 않은 시골집 사기.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