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1월을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다. 매일이 정신이 없었다. 새해부터 엄마가 크게 아파서 병원을 찾고 치료를 받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일상 속에서 일과 사생활을 분리하고 집중하기 어려웠다. 일은 해야 했으며 매일 같이 병원에 가서 간병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일이 쉽지 않았다. 큰 수술이었지만 지금은 수술이 잘 끝났고 엄마는 몰라 보게 많이 회복되어 퇴원할 수 있었다. 그전에 수술이 끝나고 좋지 않은 결과일 수 있다며 의사로부터 들었던 암 조직검사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다음 주에 결과가 나온다는데 아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도할 뿐이다. 지금은 약간 마음은 두렵고 염려스러운 마음보다는 조금은 평안하다. 암이라는 질환이 무섭고 위험한 병이지만 한편으로 우리 가족과 소중한 사람들에게 인간으로서 어렵게 만드는 암이 찾아오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과를 놓고 기도하면서 이런 생각도 들어서 오히려 더 엄마와 아빠 그리고 주변 사람들까지도 아끼고 사랑하게 된다.
그래서 한동안 책도 못 읽고 글도 못 썼으며 밖에 나가 뛰거나 걷지도 못했다. 식사도 건강을 챙기기 위해서 먹었지 제대로 먹지도 않았다. 그만큼 살도 좀 빠졌다. 입맛이 정말 없을 때는 직장동료들이 억지로 데리고 가서 점심을 먹기도 했다. 이번 한 달의 시간들을 기록한다면 생각 그 이상으로 길고 길다.
한 달을 엄마의 질병과 치료 그리고 결과를 기다리는 와중에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컸다. 주변의 격려와 관심 그리고 현실적인 도움이 없었더라면 나마저도 쓰러지고 무너졌을 것이다. 이번 일을 겪으며 느낀 것은 사람이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그만큼 나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누구나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라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우리 엄마는 정신연령이 어리고 미숙한 지체장애가 있다. 대화가 엇나갈 때도 있으며 행동들이 어린아이와 같을 때도 있는데 이번에 보면서 사람들이 엄마를 너무도 아끼고 사랑한다는 점을 많이 보고 느꼈다. 그것이 나에게는 커다란 감동이었다.
엄마가 입원하고 치료받는 동안 거의 매일 병원에 찾아가 간병을 했다. 간병인을 쓰고 싶어도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일은 쉽지 않은 선택이며 엄마 옆에는 무엇보다 가족들이 필요하다. 엄마가 침상에 있는 동안 단둘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한날은 희한하게도 아주 오래되었고 지난 일들을 엄마는 기억하고 있었다. 20년도 넘게 지난 일들에 대하여 이야기하는데 들어보니 가족과 주변 사람들로부터 받은 마음속의 깊은 상처와 잊기 어려운 시절과 과거였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지금도 이 글을 기록하면서 눈시울이 붉어질 정도로 가슴이 애타게 아팠다. 그러면서 하는 이야기가 나에게서 받은 상처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지금은 따로 지내지만 30년을 넘게 같이 지내며 엄마한테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라는 등 사소하게 내뱉은 말들과 말만 내뱉고 제대로 챙겨주지 못했던 섭섭한 마음들을 이야기했을 때 붉어진 눈시울이 참지 못하고 이미 눈물은 쏟아지고 있었다. 그러면서 엄마가 나를 안아주며 퇴원하고 나면 더 사랑하고 아껴달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날 이후로 마음을 먹은 것이 남은 일생을 정말 사랑하며 살아가야겠다는 것이다. 수술을 앞두고 있을 때와 수술을 할 수 있기까지 위험한 질환이 의심이 되고 지금으로서 암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과정 속에서 속절없이 눈물이 났던 것은 엄마를 너무도 사랑해주지 못했다는 후회스러운 마음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널찍한 공간에 맑은 하늘 아래 넓은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마시고 딸기 생크림 오믈렛을 한입 베어 먹으며 글을 쓰며 이제야 여유를 조금 가지는 중이다.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는 동안에 가장 의미 있고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건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사랑하는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던 요즘 근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