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과 함께 세계로, 지구 한 바퀴 알래스카 여행
이른 아침 숙소에서 나와 파이오니어 파크를 둘러보고 다시 차를 몰아 남쪽으로 내려간다. 산타클로스 하우스는 페어뱅크스하고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몇 년 전 기차로 시베리아를 횡단하고 헬싱키로 넘어갔다가 북극에 위치한 노바니에미의 산타마을을 다녀왔는데 알래스카에도 산타클로스 하우스가 있다. 북쪽에 있다는, 그리고 눈이 많고 춥다는 이유로 산타마을이나 산타 집을 만들어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산타클로스 하우스는 알래스카의 각종 기념품을 판매하는 거대한 기념품 가게이고 쉬었다 가는 카페이다. 정말 많은 관광객들이 들러가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가 갔을 때에도 단체로 바이크를 타고 여행하는 사람들이 몰려 장사진을 이루고 많은 관광객들이 오고 간다.
산타 클로우스 하우스를 지나 알래스카 2번 도로를 따라 내려오는 길은 같이 내려오는 티니나 강과 어우러져 환상의 풍경을 선사한다. 많은 물이 흘러가는 곳이 있는가 하면 넓은 자갈밭이 이어지다가 거대한 습지로 바뀌기도 한다.
내려오는 길에 풍경도 다양하지만 변화무쌍한 날씨의 변화도 여행의 묘미를 더해 준다. 멀리 흰구름이 뭉게뭉게 피어 오르는가 싶다가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와 사나운 비를 뿌리기도 한다. 구름과 비가 다가오는지 우리가 찾아 가는지 모르지만 알래스카 대륙을 차로 달리다 보면 많은 변화를 실감하게 된다.
끝없이 이어지는 강가의 평원을 달리는가 싶다가 어느 순간에는 깊은 산골짜기로 들어선다. 눈 덮인 산과 그 위를 구름이 덮고 또 우박이나 비가 내리고 그렇게 또 그렇게 남쪽으로 남쪽으로 내려간다.
얼마를 달려 내려왔을까? 차 창가로 대륙을 종단하는 송유관의 모습이 보인다. 알래스카의 북쪽 프루드 베이에서 페어뱅크스를 지나 부동의 항구 발데즈까지 약 1,280킬로 미터의 엄청난 거리를 송유관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렇게 얼마를 달려왔을까? 잠깐 휴식을 취하고 허기를 달래기 위해 휴게소에 들른다. 휴게소라고 해야 흔한 차 한잔 파는 곳도 없고 간이 의자에 화장실이 있을 뿐이다.
간식을 먹고 있는데 밑에 젊은 친구가 휴대식을 먹고 있다. 다가가 인사를 건네본다. 정말 먼 길을 달려오며 길에서 만나 인사를 당기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 혼자서 자전거 여행이 힘들지 않으냐고 물으니 직장을 쉬고 지금 6개월째 알래스카를 자전거로 여행하고 있단다. 정말 대단하다. 그리고 그 젊음이 부럽다.
같이 사진을 한 장 찍고 건강과 안전한 여행을 기원하며 헤어졌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을 많이 보게 된다. 남미에서도 젊은이들이 비포장 도로를 자전거로 여행하는 것을 보았고 아프리카에서도 자전거로 여행을 하고 동유럽에서 만났던 한국의 젊은이도 시베리아를 자전거로 횡단하였다 했다.
그렇게 차로 달리다 쉬고 경치를 감상하고 그러면서 오늘의 목적지인 톡에 도착하였다. 이곳의 숙소는 캠핑장 겸 숙소다. 목조로 지은 방도 있고 컨테이너로 방을 만들기도 하고 캠핑카를 이용할 수도 있다. 이곳에서 사흘을 머물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