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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에서 워싱턴을 거쳐 시카고로

대금과 함께 대륙을 기차로 누비다

by 김명환 Jan 4. 2019


마이애미.jpg 마이애미에서 워싱턴으로 가는 길


첫 번째 미 대륙의 기차 여행을 마치고 다시 두 번째의 미 대륙 기차 여행은 3년 후 배와 기차로만 지구 한 바퀴라는 목표로 시작된 여행의 마지막 단계였다.


동해에서 배를 타고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로 가서 시베리아를 기차로 횡단하고 북유럽은 크루즈로 다시 2개월이 넘는 기간을 기차로 북, 서유럽을 여행하다 다시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서 미국의 포트 로더데일로 오는 대서양 횡단하는 크루즈를 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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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의 미 대륙 기차 여행을 위해 유럽에서 미국으로 오는 대서양 횡단 크루즈에서의 다양한 모습


3개월이 넘는 기간을 기차로만 여행하다 13박 14일의 대서양 횡단의 크루즈 여행은 그간의 피로를 말끔히 가시기에 충분하였다. 망망대해를 7박 8일 동안 달릴 때는 조금 따분하다는 생각도 잠시 크루즈에서의 다양한 행사에 조금도 지루할 틈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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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에서의 다얗한 행사들. 만화 영화의 캐릭터로 분장한 승무원들 관광객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또한 우리는 다정한 벗 하나가 있었으니 대금이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 시간을 이용하여 대금도 불어보고 늦은 밤 아무도 없는 갑판에 올라 한 번씩 불다 보면 산책길에 나선 사람들과 이야깃거리를 제공하는 계기도 되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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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에서 맞이하는 새아침의 모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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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미 대륙 기차여행의 시작인 포트로더데일 역.


크루즈 여행을 마치고 이틀간을 해안가의 마을에서 쉬고 이제 두 번째 미국에서의 기차여행을 시작한다. 미국에서의 기차여행은 15일간 8구간을 다니는 것으로 끊었다. 즉 15일간은 부지런히 돌아다녀야 본전을 뽑을 수 있다는 것이다. 비용은 1인당 약 50만 원.


일단은 처형이 계시는 시카고로 가기 위해서 워싱턴으로 갔다가 시카고로 가는 방법이다. 포트 로더데일에서 워싱턴까지 기차로 만 22시간이 넘게 걸린다. 그리고 워싱턴에서 시카고까지는 약 18시간 가까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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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를 타고 대륙을 달리는 기분이 새롭다. 포트 로더데일에서 워싱턴까지의 거리는 약 1,800킬로 미터로 서울과 부산을 두 번을 왕복하고도 더 먼 거리이다. 남에서 북으로 달리는 것으로 올라가면서의 경치도 많이 달라진다. 포트 로더데일은 한 여름의 기후로 바닷가에서 수영을 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으나 북쪽으로 올라오면서는 가을의 풍경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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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로더데일에서 워싱턴으로 가는 기찻길 옆의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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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를 타고 가다 보면 끝없이 펼쳐지는 오렌지 밭을 지나기도 한다.


이번 미국 여행은 그냥 기차 타고 미 대륙을 종단하고 횡단하는 것으로 정했다. 시카고나 뉴욕 쪽은 벌써 겨울이 시작되어 날씨가 무척 춥다고 하니 기차로 돌아다니다 남는 시간은 시카고에서 지내다 12월 초 터키로 가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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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가 달리다 정비와 식수 등을 공급 받기 위해 멈춘 역, 사람들이 역사에 심어진 오렌지 나무에서 오렌지를 따서 나누어 먹는다.


기차 여행이 좋은 이유는 차창 밖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것도 좋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다. 많은 여행객들은 장시간의 여행에 피곤함과 지루함을 이야기 하나 난 기차나 버스를 타면 거의 조는 법이 없다. 하기야 많이 다녀본 길은 책을 읽거나 눈을 붙이기도 하지만 초행길은 눈이 초롱초롱해져 경치를 감상하기에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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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하루를 꼬박 달려 도착한 워싱턴. 아침에 도착하였는데 워싱턴에서 시카고로 가는 기차는 오후 4시경에 있다.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해 많이 피곤하기는 했지만 이러한 피곤함을 견디지 못하면 하는 생각에 마음을 다 잡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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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은 처음 미 대륙을 기차로 여행할 때 닷새를 머물렀던 곳으로 오늘은 시내를 돌아다니는 대신 조금은 유명하다는 건축 박물관을 찾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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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박물관 건물의 다양한 형식과 조각들에 대해 가이드의 설명을 들었다.


5명의 여행객이 한 명의 가이드를 따라다니는 가이드 투어를 했는데 우리가 영어를 잘못한다고 하니 그래도 쉬운 영어로 설명해줘 대충은 알아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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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투어를 마치고 인근을 둘러본다. 남쪽과 다르게 이곳은 정말 늦가을의 풍경이다. 이미 나뭇잎을 떨군 것과 노랗게 단풍이 멋있게 든 나무들도 있다. 정말 미국 대륙이 크긴 크다는 생각이 든다. 남북으로는 이렇게 경치가 다르게 나타나고 동서로는 시간 차이도 3시간이 나니까. 하기야 알래스카와 하와이를 제외하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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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지나가는 워싱턴을 돌아다니다 의사당 앞 광장에 머물며 사진을 찍어본다. 3년 전에 왔을 때는 벚꽃을 비롯한 봄꽃이 화려했는데 이번에는 쓸쓸한 가을이다. 조그만 가방을 잠깐 광장에 놓고 사진을 찍으러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는데 갑자기 경찰이 달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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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달려온 이유는 혹시 우리가 가방에 폭탄을 넣고 두고 가 조금 후에 폭발하도록 해 놓았을지도 모르는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급히 달려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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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웃지 못할 이야기이지만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 발생하는 테러를 방지하기 위한 그들의 모습에 씁쓸한 미소와 함께 사고를 미리 예방하려는 철저함이 우리가 본받아야 될 점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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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를 타고 가다 맞이한 일몰의 풍경.


그렇게 워싱턴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다시 기차를 타고 시카고로 향한다. 다음에는 어떤 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20141113_175820.jpg 밤에 기차를 타고 가다 만난 건물.... 여기가 어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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