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과 함께 세계로, 지구 한 바퀴 동유럽
에스토니아의 국경도시 발가에서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까지의 거리는 약 160킬로 정도 버스로는 약 세 시간 반에서 네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에스토니아의 국경을 넘으면 라트비아의 발카다. 국경이라고 해야 변변한 표시도 없다.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짐칸에 짐을 싣는데 짐 하나에 사람 운임의 20%를 별도의 운임을 받는다. 라트비아는 같은 유로권의 나라임에도 에스토니아와 많이 다르다.
버스에 짐을 싣고 버스의 앞자리에 앉는다. 앞자리에 앉아야 시야가 트여 경치를 감상하기에 좋다. 특히나 처음 가는 길에 이렇게 앉아 편하게 여행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시시각각 변하는 경치와 오가는 차량과 사람들을 보며 리가로 간다. 중간에 지나는 도시의 구경은 덤이다.
아름다운 도시와 멋진 길을 지나고 지나 리가의 터미널에 도착한다. 버스에서 내리자 비가 쏟아진다. 숙소는 버스터미널과 그리 멀지 않은 곳인데 비가 오니 난감하다. 터미널에서 나와 숙소를 찾아가기 전에 커피숍에 들러 차와 간단한 간식을 사 와 요기를 하고 숙소를 찾아본다. 미로와 같은 지하도를 돌고 돌아 숙소를 찾고 다시 커피숍에 와서 짐을 찾아들고 숙소로 찾아 들어간다.
숙소는 도심 한복판에 있어 어디든 걸어서 갈 수가 있어 좋았다. 숙소에 짐을 풀고 비가 와서 시내를 돌아다니는 것은 내일로 미루고 잠자리에 든다.
아침에 숙소를 나와 그냥 걸어본다. 이름난 곳을 찾아가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아무 계획 없이 돌아다니는 것도 자유여행의 낭만이다. 그렇게 걷다 보니 리가의 명물이라는 중앙시장이 나온다.
중앙시장은 냉전 시대에는 비행기의 격납고로 쓰였던 건물을 시장으로 개방하여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대형 시장으로 변했다 하고 버스터미널도 바로 옆에 있어 언제나 붐비는 곳이다.
리가는 바다와 접해 있고 러시아에서부터 흘러오는 다우가바 강과 인근에 많은 호수들이 있어 시장에는 바다 생선과 민물고기들이 무척 많다. 특히 민물장어는 1킬로에 18유로로 한국에서의 가격과 그리 차이가 나지 않는 것 같지만 여기는 자연산이라 생각하면 무척 싸다고 느껴진다.
중앙시장에는 시민들이 몰려들었다면 올드타운에는 외국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많은 사람들이 광장과 성당들을 찾아 들어간다. 우리들도 그들 틈에 끼어 같이 동화된다.
올드타운을 지나면 강가가 나온다. 올드타운과 달리 강가에는 사람들이 없다. 쌀쌀한 날씨 탓도 있겠지만 관광을 온 사람들은 올드타운 만 돌아보고 바로 떠나기에 강가를 산책할 여유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