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과 함께 세계로, 지구 한 바퀴 동유럽
빌니우스로 떠나는 날 새벽, 클라이페다에 아쉬움이 남아 이곳의 이름난 대학을 찾아 나선다. 대학은 우리가 묵고 있는 숙소에서 철길 너머에 있다. 안개가 자욱한 길을 뚫고 대학을 찾아가니 아직 학생들이 등교하기 전이라 조금은 썰렁하지만 여행 온 학생들이 아침 일찍부터 무리 지어 돌아다니는 모습이 보인다.
학교를 둘러보고 다시 인근의 공원을 찾아간다. 공원은 나무들도 잘 가꿔져 있지만 여러 가지 놀이 시설들이 갖춰져 있다. 이곳에도 학교를 견학 왔던 학생들이 여기도 무리 지어 들어온다.
대학과 공원을 돌아보고 숙소로 돌아와 아침을 먹고 버스터미널로 와서 빌니우스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싣는다. 클라이페다에서 빌니우스까지의 거리는 약 340킬로미터, 버스로는 4시간 반에서 다섯 시간이 걸린다.
숙소는 버스터미널에서 가까운 곳의 아파트로 정했는데 동네가 오래된 주거지역으로 많이 지저분하고 숙소가 큰 길가 있어 소음이 심하여 마음에 들지 않는다. 원래 빌니우스에서는 휴식을 취하기 위해 숙소를 아파트로 정해 한 오일 간 머물려했으나 동네가 마음에 들지 않아 사흘 간만 머물기로 한다.
인근의 마트에서 고기와 먹을 사 가지고 와 고기를 볶고 된장찌개로 와인과 함께 맛있는 저녁을 만들어 먹고 잠자리에 든다.
다음 날 아침을 먹고 일단은 기차역으로 가서 다음 행선지를 물색하는데 폴란드로 가는 기차가 우리가 떠나는 날에는 없다고 한다. 인근 버스터미널에 가서도 우리가 원하는 버스는 시간이 안 맞는다. 잠시 생각을 접고 기차역에 철도박물관이 있어 들어가 본다.
철도 박물관을 돌아보고 올드타운 쪽으로 나와 길을 걷다 성당이 있어 들어가 기도도 하고 사진도 찍는다. (기도는 집사람이 하고)
성당을 나와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골목길을 걸어본다. 시간이 멈춘 듯한 올드타운의 한적한 길을 걸으며 옛날에는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을까 생각하며 그들의 생활을 더듬어 본다.
아무 생각 없이 그렇게 올드타운을 걸어 다녀 본다. 어디를 찾아가야겠다는 목적 없이 길을 따라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전에는 바닷가와 경치를 보고 다녔다면 이번에는 오래된 도시를 찾아왔다.
그렇게 올드타운을 걷고 걸어 시청 앞 광장에 왔다. 시청 안에는 여행자 안내 센터가 있어 도움을 받으려 했으나 기념품 가게와 여행상품 판매도 겸하고 있어 안내원이 무척 바빠 말 붙일 엄두가 나지 않아 포기하고 그냥 거리로 나온다.
번화가에는 사람들이 많이 오가지만 조금만 골목길로 들어가면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없다. 그런 길은 무섭기조차 하다.
정말 목적을 정하지 않고 그저 올드타운을 발길이 닿는 대로 걸어가 본다. 광장이 나오고 또 기념품을 파는 노점이 있고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곳이 있는가 싶다가도 다시 사람들의 왕래가 없는 곳이 나온다.
그러다 발길이 머문 곳이 빌니우스의 대성당 광장이다. 빌니우스 대성당은 빌니우스의 유명 관광지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광장을 둘러보고 성당 안으로 들어가 다시 기도도 하고 그렇게 시내를 돌아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