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과 함께 세계로, 지구 한 바퀴 동유럽
전날 여행자 안내센터에서 알아본 여행지 Hel에 가기 위해 길을 나선다. 그다인스크에서 기차를 두 번 갈아타고 Hel에 도착한다.
Hel은 지난번 여행했던 리투아니아의 클라이페다에서 니다(Nida)와 마찬가지로 모래톱이 계속 이어지는 곳으로 경치도 아름답고 여름에는 주변이 모두 휴양지고 캠핑장인데 날씨도 바람이 많이 불고 관광철도 지나 사람들의 왕래가 많지는 않다.
하지만 헬이라는 도시가 폴란드의 서북쪽 반도로 발트해에서도 조금 특이한 곳에 위치하고 있어 호기심으로 찾는 관광객들이 많은 것 같다. 하기야 우리도 그런 축에 들기도 하고 또 리투아니아의 리가에서도 모래톱으로 이어진 아름다운 곳을 경험했기에 다시 이곳을 방문하고 싶었기도 했었다.
그다인스크를 떠난 지 약 2시간 반 만에 Hel에 도착한다. 지도를 보고 등대를 찾아 나선다. 등대를 찾아가는 길은 숲 속을 한참 걸어가서야 만날 수 있었다. 기차역과 동네에서도 조금 떨어져 있는 곳인데 아마 이곳이어야 동서 남북을 커버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된다.
Hel은 군사적으로 아주 중요한 곳으로 반도의 끝에는 바다를 통해 들어오는 함정을 공격하기 위한 포대들이 있어 조금은 살벌한 느낌도 있다.
등대를 지나 해변가로 나와 본다. 바람이 부는 해변은 리투아니아의 니다(Nida)와 비슷한 풍경이지만 여기는 또 다른 느낌이다. 니다는 길이 계속 이어져 국경을 넘어 러시아와 폴란드로 넘어가지만 이곳은 여기가 종점이고 너 나아가지 못한다.
등대와 해변을 돌고 돌아 헬의 시내로 들어온다. 아담하고 예쁜 동네 같다. 동네를 둘러보다 점심 때도 되었으니 식당을 찾아 들어간다. 식당 안은 온통 잡스러운 것을 모아 놓았다.
하기야 우리나라의 식당에도 옛날 것들이나 그런 것으로 장식하는 식당들도 많은데 여기는 정도가 좀 지나치지 않나 싶다. 그래도 이곳의 전통적인 것이 많아 신기하다.
점심을 먹고 동네 앞의 해수욕장으로 나와 본다. 날씨가 추워 바닷가에는 사람들이 없다. 을씨년스러운 해변을 돌고 돌아 다시 기차역으로 돌아와 그다인스크로 가는 길에 있는 소포트를 찾아간다.
헬에서 기차를 타고 일단 그드니아로 와서 다시 기차를 갈아타고 두 시간이 걸려 도착한 소폿, 이곳은 오래전부터 휴양지로 이름난 곳이었단다. 그다인스크와 그드니아의 사이에 있는 도시로 해변가에 위치하고 있다.
소포트의 명물 Molo 교각을 찾아간다. 이 교각은 낮은 해변으로 큰 배가 접안하지 못하니까 교각을 길게 만들어 접안된 배에서 물건을 싣고 나오거나 사람들이 나오는 곳으로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고 교각의 끝에는 많은 낚시꾼들이 낚시를 하고 있다.
아침 일찍 그다인스크를 출발하여 Hel과 소포트를 둘러보고 날이 어두워져 다시 기차를 타고 그다인스크로 돌아온다.
헬과 소포트를 다녀오기를 참 잘했다고 생각된다. 이제 당분간은 바다를 볼 일이 없을 거란 그런 생각이 든다. 앞으로 여행은 바르샤바로 해서 계속 남쪽으로 내려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