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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환 Jan 04. 2019

시카고에서 밴쿠버를? (1)

대금과 함께 세계로 기차로 대륙을 누비다


  댈러스에서 시카고로 돌아왔다가 이제는 암트랙 패스를 가장 유용하게 사용할 방법을 찾아 시카고에서 캐나다의 밴쿠버를 갔다 오기로 한다.  내가 알기로는 밴쿠버를 갔다 오려면 시카고에서 시애틀로 갔다가 거기서 다시 기차를 갈아타고 밴쿠버를 가야 되는 걸로 알고 있었다. 

 

기차를 타고 가다 만난 도시의 풍경.  엊그제 댈라스만 해도 날씨가 더웠는데...  


석양에 구름과 굴뚝의 연기가 여행객의 마음을...


  15일 동안 8구간을 가는 패스를 가지고 있었고 마이애미에서 워싱턴, 워싱턴에서 댈라스를 갔다 왔으니 4구간을 사용했고 나머지  4구간을 쓰면 되기에 아무 생각 없이 날짜와 밴쿠버로 목적지를 적은 쪽지를 내밀며 기차표를 끊어달라고 하니 초보인 듯 한 직원이 옆 사람하고 물어보더니 그냥 표를 끊어 준다.  


  분명 시카고에서 시애틀, 그리고 시애틀에서 밴쿠버 이렇게 두 장씩을 주어야 되는데 시카고에서 밴쿠버로 바로 한 장으로 끊어 준다.     

 

기차 여행 중 만나는 일상의 도시 풍경.   들판을 달려오다 만나는 도시가 반가워 찍어본다.

  

  조금 의아하게 생각은 했지만 이제는 이 기차가 직접 밴쿠버로 가는 줄 알았다.  그리고 기차를 타고 밴쿠버로 향했다.  시카고에서 밴쿠버까지는 편도로 2박 3일이 걸린다.  정상적으로 따져도 50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다.     

기차 여행에서 만나는 황량한 벌판의 모습들.  


  밴쿠버에 가는 기차표를 끊었으니 밴쿠버의 숙소도 예약을 해 놓는다.  시애틀에서 밴쿠버까지의 거리는 약 250킬로 미터 정도로 기차로 약 4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라고 알고 있었다.


이 여행객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지는 해를 바라보며...


또 다시 만나는 새로운 풍경  유전과 비닐하우스... 


벌판이 지나다 이제 산길로 접어든다


  기차는 여기까지 오면서 상상을 초월하는 연착에 연착을 거듭하고 있다.  당시에는 자세히 몰랐지만 뉴욕 쪽에 2 미터가 넘는 기록적인 폭설이 내리면서 철도의 기능이 마비되어 미 동북쪽에서 발생한 교통대란이 이 서쪽으로 여파가 미쳐 여기도 계속 기차가 움직이는 시간보다 대기하는 시간이 더 많았던 것이다.   

  

장 시간에 걸쳐 기차 여행을 하다 보면 다양한 풍경이 다가온다.  산너머 저쪽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리고 또 하루해가 기차에서 넘어간다.  멀리 움직이는 소들의 모습이 한가하지만 춥다.


석양과 쓸쓸한 목장.  이제 초겨울인데 긴 겨울을 어떻게 지낼꺼야?


  참고로 미국의 철도는 여객보다는 화물 위주로 움직이는 것 같고 철도를 운행하는 것도 여객차량보다는 화물 차량이 많으며 철로도 복선이 아니고 단선으로 가다 일정 구간 열차가 대기하기 위한 복선이 중간중간 있다.       


겨울을 대비한 어마어마한 건초들.  



  미국 철도에서의 화물 열차는 보통 100량도 훨씬 넘게 달고 다닌다.  한 번은 열차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기차 칸을 세다가 포기하고 말았다.  140을 넘겼는데도 계속 연결되어 있다. 


목장의 건초와 소들의 모습이 한가하다.


  기차를 타고 가는 풍경이 정말 아름답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풍경은 잠시도 잠을 자거나 독서를 하도록 버려두지 않는다.  계속 변하는 풍경에 조그만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기 바쁘다.  하지만 카메라의 성능이 좋지 않아 좋은 사진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리고 열차는 달리고 다시 날이 밝았다.  계곡으로 흐르는 안개...




  우리는 기차 여행을 할 때 거의 대부분 음식을 싸가지고 간다.  밥과 당근이나 오이를,  김, 된장과 고추장을 가지고 또 컵라면을 필수로 챙기고 그래서 많은 부분은 해결하고 가끔 커피나 맥주, 간단한 스낵은 카페칸을 이용하였다.  카페칸에는 뜨거운 물이 있고 전자레인지도 있어 좋은 매니저를 만나면 잘 이용할 수 있다.


기차를 타고 가다 만난 호수.  호숫가는 얼음이...



  여기로 올 때의 매니저도 사람이 좋았다.  컵라면을 먹을 수 있도록 뜨거운 물도 주고 승객들에게 아주 친절하였다.  일정한 시간을 정하여 카페칸에서 장시간의 기차여행에 부족한 정보를 알려주기 위해 중간에 열차가 정차할 때 신문을 사들고 들어와 승객들에게 뉴스브리핑도 하여 인기를 끌었었다.


기차를 타고 가다 만난 도시.  반가워...



그리고 또 이어지는 산.   높은 지대라 큰 나무가 없이 관목들만...


  시카고에서 출발한 기차는 스포칸에 와서 시애틀로 가는 기차와 포틀랜드로 가는 기차가 나뉜다.  기차를 탈 때 미리 앞 칸은 시애틀 승객으로 뒤 쪽은 포틀랜드로 갈라진다.

 



  시카고에서 시애틀로 가는 기차는 미 대륙의 북쪽 즉 캐나다의 국경 조금 밑으로 해서 계속 서쪽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그래서 날이 무척이 춥고 높은 지대는 큰 나무들이 자라지 못하고 관목들이 이어진다.

 


그렇게 이어지는 관목지대의 모습이 그렇게 아름다울수가 없다.


    기차는 록키산맥을 넘어가는 길이라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북쪽으로 캐나다와의 국경을 넘으면 캘거리와 밴프 국립공원이 나오고 기차가 통과하는 미국에도 많은 국립공원과 국유림으로 지정되어 있는 곳이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들의 여행을 보고 부러워하기도 하고 의아해하기도 한다.  편하게 돌아다닐 수도 있을 텐데 힘들게 기차나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세계를 돌아다니며 고생을 하느냐고...


기차를 타고 가다 만난 아름다운 풍경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많은 여행 또는 오랜 시간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느긋하게 잡고 그러면서 비용은 최대한 줄여야 나중을 기약할 수 있을 거라고.   그러기 위해서는 여행도 경제 원칙에 입각하여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고...



 

  우리는 밴쿠버에 가는 기차이니 시애틀로 가는 줄 알고 있었는데 스포칸에서 갈라져 가다 앞으로 기차가 도착하는 안내 방송이 나오는데 마지막 포틀랜드라는 말이 나온다.  기차표를 찾아 다시 보니 우리의 기차표는 캐나다의 밴쿠버가 아닌 미국 워싱턴주에 있는 포틀랜드 옆에 밴쿠버시가 있었고 우리는 거기의 기차표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밴쿠버로 가다 길을 잘못들어 중간에 내린 플랭크린 카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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