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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환 Feb 05. 2020

불가리아의 소피아에서

대금과 함께 세계로.   지구 한 바퀴  동유럽


미니버스를 타고 스코페에서 소피아로 가는 여정


숙소 주인은 낮에는 숙소를 관리하고 있다가 밤이 되면 알바에게 숙소를 맡기고 자기 집에 갔다가 아침에 빵 등 식사 준비를 해와 숙박객에게 아침을 만들어 주는데 우리가 아침 일찍 소피아로 간다고 하니 새벽에 와서 아침을 준비해 준다.


우리가 8시간을 타고 갈 미니 버스


마케도니아의 스코페에서 불가리아의 소피아까지의 거리는 약 250킬로미터인데 버스로 가면 약 8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버스터미널에 가서 소피아 가는 버스를 찾아보니 위와 같은 승합차가 오늘 소피아로 가는 버스란다.  예약 인원이 적어 저런 버스가 가나 싶었다.  원래부터 저런 차가 다니는 건지도 모르지만...


스코페에서 불 가리아의 소피아로 가는 길.  산 길을 달려간다.

마케도니아와 불가리아로 가는 길은 산길의 연속이다.  에스토니아에서부터 마케도니아까지 오는데 국경을 넘는다고 여권을 보거나 짐을 검사하거나 그러지 않았는데 여기서는 여권을 검사하고 짐을 전부 꺼내 짐을 검사한다고 캐리어와 배낭을 열라고 한다.  주춤거리고 있는데 기관원이 나와 어디서 왔느냐 해서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그냥 넣으라고 한다.  다른 사람들도 대충 그렇게 통과되었다.



이른 새벽 소피아의 거리의 모습


마케도니아와 불가리아의 시골길을 달리고 달리다 보면 요구르트를 선전하는 경치가 떠오른다.  이런 시골에서 카우치 서핑을 하면서 한 달이고 두 달이고 집주인의 집안일을 도우면서 시간이 되면 대금도 불고 그러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정말 한번 도전해 보고 싶은 과제이다. 

버스는 도시가 나오면 승객을 내리거나 다시 태우고 달리다 멈추다를 반복하다 불가리아의 소피아에 도착한다. 





소피아에 도착하니 비가 내린다.  소피아에서는 버스터미널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호텔로 숙소를 정했다.  버스가 지나갈 때 우리의 숙소를 보았기에 멀지 않은 길을 비를 맞고 걸어 들어간다.  호텔에 짐을 풀고 비가 오는 저녁 인근의 식당을 찾아 우아하게 와인과 함께 저녁을 즐기고 잠자리에 든다.




새벽에 일어나 혼자서 올드타운이 있는 시내 쪽으로 걸어가 본다.  새벽부터 전철에는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일터를 찾아가기 위해 타고 있다.  그러나 걸어 다니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 시내 거리를 걷다 보니 시내의 중심까지 오게 된다.  다행인 것은 비가 오지 않은 것이다.  어제 도착 때부터 비가 왔고 새벽에 나올 때도 비가 오락가락하였는데 지금은 비가 오지 않아 다행이다.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 시내 중심, 이제껏 밤을 즐기다 비틀거리며 귀가하는 일행들이 있고 아직도 여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차를 타고 가며 맥주를 병째 나발을 불며 소리를 지르며 가는 사람들도 있다.

새벽에는 두 가지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밤새 즐기다 몽롱한 정신으로 헤매는 사람과 집에서 쉬다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말짱한 몸과 마음으로 힘차게 출근하는 사람.  새날이 밝으니 모두가 새롭다. 




두 시간 넘게 새벽의 시내 산책을 마치고 나니 동쪽에서 해가 떠오른다.  오랜만에 보는 모습 같다.  계속 궂은 날씨였는데 동트는 모습이 낯설다.  걸어온 길이 너무 멀어 숙소까지 다시 걸어가기는 어렵다.  전철이나 버스를 타고 가려는데 노선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숙소에서 기다리는 집사람을 생각해 택시를 타고 가기로 한다.





호텔에서 제공되는 아침을 먹고 집사람과 다시 시내 쪽으로 나가는데 가다 보니 전철의 종점까지 오게 되었다.  전철에서 내려 관광안내 웹을 켜고 보니 멀지 않은 곳에 소피아에서 두 번째로 인기 있는  Boyan Church가 별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걸어가기가 어려워 택시를 타고 올라가 본다.  이 교회는 10세기에서 11세기 초에 건립된 교회로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고 교회 안의 벽화가 유명하다고 한다.




교회의 외모는 좀 그렇는데 입구에서 입장료를 내고 티켓을 끊어오면 안내원이 문을 열고 설명을 해준다. 그런데 입장료가 무척 비싸다.  우리 돈 약 7천 원 정도다. 

여기까지 온 것이 아까와 입장료를 내고 실내에 들어가 보니 옛날 성화가 천정과 벽에 그리고 각종 교회의 장식품이 진열되어 있다.  안에서는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한다. 


국립 문화궁전 공원의 모습





교회에서 나와 버스를 타고 시내 쪽으로 나오는데 시내 쪽으로 가지 않고 이상한 곳으로 자꾸 간다.  버스만 1시간 가까이 타고 돌아다니다 종점에 내리니 시내와 많이 떨어져 있다. 

걸어가도 괜찮을 것 같은 거리인데 비가 오는 관계로 지나는 학생에게 알렉산더 네브스키 성당 가는 길을 물어보니 지하철을 타고 가라 알려준다.



학생들이 알려준 역에 내려 시내를 돌아다녀 본다.  광장이 나오고 시내의 중심가를 걸어 다니다 보니 새벽에 왔던 길이 나온다.



새벽에 구름이 걷힌 아름다운 해 뜨는 모습을 보였는데 비가 오락가락한다.  소피아 스타디움 광장을 지나 중심가로 걸어가 본다.




불가리아에서는 중심가에서도 신용카드 사용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정말 소피아의 중심거리의 그래도 규모가 큰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카드로 계산을 하려니 오로지 현금만을 고집한다.  은행에서 찾아오거나 환전소에서 돈을 바꿔 오라고 한다.  정말 황당하다.  내일 불가리아를 떠나 그리스로 가야 되는데 어처구니가 없다. 




점심을 먹고 다시 시내를 돌아다녀 본다.  소피아의 시가지와 불가리아 구 공산당사와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성당 등 여행안내 웹을 찾아가며 많이 걷고 또 걷는다.














크리스털 공원의 스탐볼로프 기념비





한참을 걸어 다니다 보니 비가 많이 내린다.  돌아다니는 것을 포기하고 호텔로 가기 위해 택시를 타자고 했으나 그냥 걸어가자고 해 우산을 쓰고 1시간 반을 걸어 숙소에 도착하니 온몸은 비에 완전히 젖었다.  신발도 다 젖어 밤새 헤어드라이어로 말리고 또 말려 다음날 여행에는 지장이 없었다.

내일은 딸과 만나기로 한 그리스 테살로니키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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