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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환 Mar 09. 2020

그리스의 산토리니에서 아테네로

대금과 함께 세계로


산토리니 공항에서 바라본 일출.


어둠이 가시지 않은 새벽에 일어나 아테네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을 향해 간다.  첫 비행기를 타기 위해 정말 많은 승객들이 모여 있다.  하지만 공항의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  보딩 패스를 끊고 수화물에 태그를 붙이고 나면 다시 그 짐을 승객이 가지고 수화물을 부치고 해야 되는데 보딩패스와 수화물 부치는 줄이 너무 길고 수화물은 아직 접수도 안되고 있다.


줄이 길어 잠깐 밖으로 나오니 그제야 찬란한 아침 해가 뜬다.  잠시 공항 주변을 둘러보다 그 긴 줄을 기다려 수화물을 부치고 보안 검색을 하고 출국장으로 들어왔는데 여기는 변변한 의자도 없고 일찍 들어온 사람의 일부는 그냥 바닥에 주저앉아 있다.  보통 공항의 출국장에는 면세점이나 음료수를 파는 가게라도 있을 법한데 전혀 그런 것이 없다.



산토리니에서 아테네로 오는 비행기에서 바라본 육지의 모습


어쨌거나 아테네에서 출발한 배행기가 산토리니에 도착하고 타고 온 승객들이 내리고 한참 후 비행기를 타고 아테네로 출발한다.  창가에 앉을 수 있어 바깥을 볼 수 있어 좋았다.  바다를 지나는가 싶더니 섬이 보이고 다시 육지가 보인다.  우리나라의 서울에서 제주 가는 거리보다 짧은 것 같다.


비행기는 고도를 낮추어 착륙을 시도하다가 다시 기수를 올려 다시 아테네 상공을 선회한다.  조금은 불안한 마음이 없지 않았으나 아테네 상공에서 지상을 한번 더 감상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세상사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린 것 아닐까?  천국이다 생각하고 살면 천국이고 지옥이다 생각하고 살면 사는 것이 지옥일 것이다.


다시 찾은 아테네의 모습


숙소에서 바라본 시내의 모습.  멀리 아테네의 신전이 보인다.


공항에서 지하철을 타고 전에 묵었던 숙소에 돌아온다.  새벽 첫 비행기로 왔으니 숙소에 도착하고 보니 오전 10시도 안되었다.  보통 호텔의 체크인 시간이 오후 2시 이후인데 일단은 짐이나 맡길 요량이었는데 방도 들어갈 수 있게 체크인을 해주고 또 식당에 가서 아침도 먹으라 한다.

지난번 산토로니에 갈 때도 친절하게 아침을 챙겨가라 하더니 직원이 바뀌었는데도 아침까지 먹으라 하니 고맙다.


다시 돌아보는 아테네의 시내의 광장 모습




짐을 풀고 아침을 먹고 잠을 한숨 자고 나서 다시 아테네 시내로 나와 본다.  딸은 딸대로 직원들에게 줄 선물을 사고 집사람은 집사람대로 그래도 무언가 쇼핑을 하기 위해서다.






그리스의 상징인 올리브 나무.  정말 오래된 나무다.







우리가 잦은 식당의 내부 모습


우리가 시켜 먹은 음식들 문어와 양갈비 등


아테네 시내를 정처 없이 돌아다니다 와인도 사고 쇼핑을 하고 숙소의 인근의 식당을 찾아 아테네에서의 딸과 만찬을 즐긴다.  우리 둘만 돌아다닐 때는 보통 숙소에서 밥을 해 먹고 시간이 없거나 여의치 않을 때는 패스트푸드점을 찾는 게 보통이었는데 딸과 같이 돌아다니다 보니 그래도 인근의 맛 집을 찾아가 맛있는 음식을 먹게 되니 좋기도 하지만 불안하기도 하다.


음식점 거리.  밖에도 식탁을 내놔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서도 식사를 즐긴다.


우리 숙소에서 바라보이는 아테네의 파스 테논 신전의 야경




숙소의 옥상에서 대금을 꺼내 불러 본다.  


화분에 심은 올리브 나무에도 올리브가 익어간다.


딸을 보내고 우리도 준비를 해서 나온다.  우리의 여행은 앞으로 열흘이 더 남았다.   우리는 아테네에서 모스크바로 갔다가 인천으로 오는 비행기를 끊었기에 마지막 날은 이 호텔에 머물기로 하고 큰 짐은 여기에 맡겨 두고 배낭과 조그만 캐리어 하나 만을 들고 가기로 한다.


숙소에서 바라본 파스 테논 신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멋지게 장식한 상점의 모습


숙소에서 크레타 섬으로 가기 위해 찾아가는 피레아스로 가는 전철 노선


숙소에서 크레타 섬으로 가는 항구에 가는 지하철이 조금 비좁은 생각이 든다.  조금 수월한 쪽으로 갈까 다음 지하철을 탈까 망설이는 순간 사람들이 많이 빠져나오는 것 같아 캐리어를 끌고 들어가는데 일련의 사람들이 다시 밀려 들어온다. 

순간 위험이 감지된다.  내 옆의 여자는 내 캐리어가 거리적 거린다는 핑계로 옆으로 끌어 의자 뒤에 붙인다.  나도 캐리어를 따라 움직이는데 순간 다른 사람의 손이 내 아래 바지 호주머니로 쓱 들어온다.  조용히 손을 치고 보니 이 사람들이 모두 소매치기 일당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 있는데 한 사람이 나를 치더니 차 창문을 가리키며 문을 열라는 시늉을 한다.  이미 그들의 정체를 알아 버렸으니 나는 묵묵부답 그저 한 손으로는 캐리어를 잡고 다른 손은 카드와 현금이 들어있는 호주머니를  꼭 잡고 그러고 가다 자리가 비어 집사람과 같이 자리를 잡고 앉아 가니 소매치기 일당들이 우르르 6명이 다음 정류장에서 모두 내리고 상황은 종료되었다.  그들은 우리가 차를 기다리던 때부터 주시하고 있다가 우리를 에워싸고 일을 버리려 했다가 뜻을 이루지 못한 것이다.  


피레아스를 돌아다니다 만난 결혼식.  신부를 태운 차가 굉음을 내고 질주하다 식장에 도착한다.





위험한 순간이 지나고 피레우스에 도착하고 인근을 돌아다니는데 영 기분이 찜찜하다.   크레타 섬으로 가는 배는 밤 9시에 출발하기에 피레우스의 항구를 돌아보기로 했는데 소매치기를 당할뻔했고 또 지하철역에서 로커에 캐리어와 대금 등 들고 다니는 것을 맡기고 돌아다니려 했는데 로커는 고장 나 있어 조그만 캐리어와 대금 가방을 들고 다니기에 조금 불편하기도 하고 기분이 별로다. 



피레우스 항구의 한적한 모습.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생각 같아서는 하루 종일 피레우스를 돌아다닐 심산이었는데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죽이고 패스트푸드 점에서 점심을 먹으며 시간을 보내며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항구로 가서 어디서 배를 타는가 확인하고 배를 타러 간다.



피레우스 항구 인근 바닷가의 모습.  한가하게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배에서 바라본 피레우스의 야경







페리가 부두를 떠나고 멀리 바라보이는 피레우스의 항구가 멀어져 간다.


오늘 하루는 정말 우울하고 긴 하루였다.  딸과 헤어지고 소매치기에게 액땜도 하고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아홉 시간의 야간 페리에 몸을 맡긴다.  요금을 많이 주면 방에 들어가 잘 수도 있지만 우리는 그냥 객실에 앉아 가는 것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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