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한 새벽에 차를 몰고 나와 본다. 새벽에 산책을 하며 운동을 하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차를 몰고 외곽으로 나와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새벽이라 차는 많지 않은데 속도를 무섭게 내고 달리는 차가 있어 조금은 무섭기도 하기는 하다.
다산 생태 공원으로 들어가려다가 아직 날이 새지 않아 두물머리로 차를 몰고 간다. 두물머리 공영 주차장에 차를 대고 산책길을 걸어가다 보니 이제야 날이 밝아온다. 3월 말이 다가오는데도 새벽에는 영하의 날씨가 살을 에인다. 옛말에도 봄바람이 뼛속을 파고든다고 했다. 겨울에는 두꺼운 옷으로 무장을 하기에 어지간한 추위에도 견디지만 봄에는 옷차림이 가벼워지니 조그만 추위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리라.
하늘은 붉게 달아오르는데 그믐달은 아직도 자리를 지키고 떠 있다. 달과 해의 모습은 정말 신기하게 변한다. 해는 춘하추동에 따라 해가 뜨고 지는 시간이 다르고 또한 뜨는 방향도 남과 북으로 변하기도 한다. 또한 달도 음력의 날짜가 지남에 따라 달이 뜨고 지는 시간이 각기 다르다. 초승달이 되다가 상현달을 지나 보름달, 하현달 그믐달로 변하는 모습도 제각각 다르다.
초승달은 해가 뜬 후에 조금 있다가 떠서 해가 서쪽으로 지면 그 모습을 잠깐 보였다가 서쪽으로 같이 진다. 그러다가 보름달이 되어서는 해가 지면서 달이 뜨고 그름달이 되어서는 해가 뜨기 조금에 떴다가 해가 뜨면 조용히 사라진다. 아주 서쪽으로 넘어간 것은 아니고 태양 빛이 달의 모습을 감춰 버리는 것이다.
나는 노원구에 살고 있어 이런 자연환경을 접하는 것이 무척이나 좋다. 차를 몰고 나오면 집에서 한 시간 이내에 이런 곳에 닿을 수 있고 심심하면 춘천이나 속초도 이렇게 나왔다가 그렇게 가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차를 몰고 나가지 않으면 10분도 안 되는 거리에 불암산이 있고 300미터 이내에 당현천이 있으니 산책하고 거닐고 즐기기에 좋아 행운이다.
이렇게 산책하며 거닐다 경치가 좋으면 그냥 스마트 폰으로 사진을 찍어본다. 젊었을 적에는 일본제 필름 카메라를 가지고 사진을 많이 찍었었는데 이제는 스마트 폰도 사진이 잘 나오니 그냥 스마트 폰으로 사진을 찍고 그렇게 산다.
정말 카메라가 아쉬웠던 적은 아프리카를 배낭여행할 때 무거운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지 못해 세렝게티 사파리 투어를 할 때 많은 사람들은 좋은 카메라와 렌즈로 멀리 있는 동물들의 사진을 찍고 있을 때 스마트 폰은 한계가 있어 아름다운 동물 들이나 새들의 모습을 제대로 찍지 못했을 때가 정말 아쉬웠었다.
하지만 혼자서 얼마가 될지 모르는 아프리카 배낭여행에 무거운 카메라와 렌즈는 언감 생심 꿈도 꿀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강도들의 표적이 되기에 오랜 기간의 배낭여행에는 무용지물이었다.
하지만 카메라의 스마트 폰으로 찍은 아프리카 세렝게티의 사진도 이런 데에 올려놓으면 그리 나쁘지 않은데 그 사진을 가지고 영상을 만들다 보니 화질이 좋지 않다고 했었다. 유튜브에서 보기는 그리 나쁘지 않았는데 텔레비전에서 송출하는 화질로는 나쁘단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두물머리의 풍경을 감상하면서 산책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한참을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며 거닐다 보니 동쪽에서 붉은 해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또 그렇게 하루가 시작되는 것이다. 나는 이른 아침에 해가 뜨는 모습을 즐겨 본다. 날씨가 좋으면 이른 새벽에 일어나 바닷가까지 일출을 보러 다니기를 좋아한다. 두물머리에서 아침을 맞는 것도 좋아하고 서쪽의 왜목 마을이나 서천이 마량포구도 일출 보기가 좋은 곳이다.
어떤 때는 2시나 3시에 일어나 속초나 강릉으로 내 달리기도 한다. 내가 대전에 좀 오래 살았는데 그때는 직장 생활을 할 때인데 금요일 저녁에 일찍 자고 새벽에 일어나 고속도로를 통해 경주로 달려 일출을 보고 아침을 먹고 관광을 즐기다 점심을 먹고 출발하면 대전에 날이 어둡기 전에 도착했었다.
이런 두물 머리 같은 일출의 모습을 보기 위해 많은 사진작가들이 찾아오는 명소이기도 하다. 이번에도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러 왔다.
일출을 보고 구리 전통시장에서 순대국밥으로 아침을 먹고 시장을 본다. 반찬을 만들어 영등포에 사는 딸에게 들렀다가 수소차 충전을 위해 자유로 한강 수소 충전소로 향한다. 수소차를 몰기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5.13킬로의 수소를 충전했다.
이른 새벽에 일어나 두물머리를 둘러보고 그렇게 돌아다니며 67살 중늙은이의 하루가 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