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쏘 타고 3박 4일의 여행

2022. 3. 30 ~ 4. 2.

by 김명환



이른 아침, 잠에서 깨어 눈이 떠진다. 이번에는 서울을 벗어나 멀리 나가고 싶다. 그냥 하루 만에 돌아올 때는 정말 아무 준비 없이 출발한다. 기껏해야 양치질할 수 있는 것 정도? 하지만 이틀이 지날 것 같으면 속옷 한벌은 챙기고 내 노트북 가방과 대금 가방도 챙긴다.


진주통영하동구례대전.jpg 이번 여행 코스 서울에서 진주 통영을 거쳐 대전에서 이틀을 자고 서울로 돌아왔다.


내가 노트북 가방과 대금 가방을 챙기니 집 사람도 옷 가방을 챙긴다. 이러면 아들이나 딸이 부르지 않으면 며칠이고 여행해도 큰 문제는 없다. 음식은 사서 먹으면 되고 잠은 차에서 차박하면 된다. 그러고 몸을 씻어야 할 필요가 생기면 모텔을 찾아가거나 그렇지 않으면 형님 집이나 동생 집, 조카 집 등 그때그때 만만한 집을 찾아가면 되니 큰 걱정은 안 한다. 최악의 경우 집으로 돌아오면 그것도 나쁘지 않다.


20220408_221237.jpg 넥쏘를 몰기 시작한 지 7월째 접어드는데 26,770킬로를 뛰었다. 지금의 연비로 따지면 93% 충전에 약 800킬로를 넘게 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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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 장모가 잠들어 계신 산소 주변에 할미꽃과 꽃 잔디가 예쁘다.


오늘은 의무적으로 할 일이 하나 있다. 그것은 영화 관람이다. 집사람의 외사촌이 제작자라는 영화를 관람하는 것이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라는 영화를 진주의 혁신도시에서 관람하고 돼지 섞어 국밥으로 점심을 먹고 사천시에 있는 장인, 장모의 산소를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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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 인근의 진양호 상류의 풍경. 목련이 나무도 크고 예쁘다.


소주와 간단한 제수를 장만하여 술 한잔을 부어드리고 옛날을 생각해 본다. 장인께서는 60을 겨우 넘기시고 약 30년도 훨씬 전 우리 아들이 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돌아가셨고 장모님은 20년 전쯤에 아들이 대학을 다닐 때 돌아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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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차박을 한 통영의 바닷가


내가 아버지께서 너무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아버님이란 호칭을 불러 보지 못했는데 장인이 계셔서 아버님이라고 불렀었는데 불과 몇 년이 되지 않아 돌아가셨었다. 장모님께서 돌아가실 때가 딱 이 지음이었다. 장례를 모시려 내려올 때 진양호 주변의 벚꽃이 정말 흐드러지게 펴서 장모님 가시는 길을 장식해 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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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새벽 통영 앞바다에 안개가 피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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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통영중앙전통시장이 아직 문을 열지 않아다. 이른 아침의 통영항...


성묘를 마치고 이제는 길을 따라 차를 몰다 통영으로 가기로 한다. 통영에 도착하여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차박 할 장소를 찾아보다 정말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하고 돌아다니다 인터넷 검색하다 보니 통영 전통공예관 주차장이 좋다고 나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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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통영 남명산 조각공원의 아름다운 모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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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늦은 시간이었지만 내비게이션으로 검색하고 찾아가니 나쁘지 않다. 캠핑카도 몇 대 세워져 있고 차박을 하는 SUV도 몇 대 있다. 일단 우리 차에 차박 준비를 마치고 인근 식당을 찾아간다. 생선 구이 정식에 막걸리 한잔으로 피로를 풀고 차에 들어와 잠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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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31_072015.jpg 이순신 장군을 모신 충렬사의 정문


이른 새벽잠에서 깨어 차를 몰고 시내를 둘러본다. 중앙시장을 둘러보고 조각공원도 산책하며 이순신 장군을 모신 충렬사도 둘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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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난 통영 서호시장의 훈이네 시래기 국


충렬사를 보고 서호시장으로 가 본다. 이른 아침의 중앙시장은 문을 열지 않았는데 이곳은 이제 장이 시작된다. 통영에서 유명하다는 훈이네 시래깃국 집을 찾아 아침을 먹고 횟집에 들러 아들과 딸 집에 회를 택배 부탁하고 다시 차를 몰아 경상남도 수목원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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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에 있는 경상남도 수목원의 아름다운 봄꽃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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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이른 감이 없지 않으나 이제 막 봄꽃들이 피기 시작하니 뭔가 재미있는 풍경이 펼쳐질 것이라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정말 수목원은 홍매화와 수양 벚꽃 등 정말 아름다운 꽃의 축제가 벌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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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31_133311.jpg 진주에서 유명하다는 시장의 육회비빔밥


수목원을 둘러보고 다시 진주시장으로 향한다. 진주시장에는 41년 전 내가 근무하던 직장이 있었다. 야근을 할 때면 제일 식당에서 해장국과 비빔밥을 시켜 먹던 곳이었는데 얼마 후에 보니 아주 맛집으로 변해 있었다. 육회 비빔밥으로 점심을 먹고 다시 차를 몰고 달려간 곳은 하동의 삼성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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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의 삼성궁의 모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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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는 내게 있어 조금 특별한 곳이다. 부산에서 근무하다 집사람을 만나기 시작하고 있었는데 젊은 혈기로 지리산이 좋아 근무 희망지를 나하고 연고도 없는 진주로 썼더니 즉각 진주로 발령을 받았었고 2개월 후 집사람과 결혼을 했었고 그 후에 우리 딸을 진주에서 낳았었다. 그런데 진주에서 결혼하고 나니 집사람의 큰 집이 진주 인근의 사천이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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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인연으로 진주에 많이 오게 되었고 지리산도 많이 왔었다. 천왕봉도 몇 번 올랐고 지리산의 경치가 좋아 얼마 전에도 큰 형님 내외와 함께 차로 노고단도 올랐었는데 비바람이 몰아쳐 하나도 보지 못하고 내려왔었고 지난가을에는 형님과 함께 정령치의 단풍도 보러 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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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에서 거림계곡으로 가다가 다시 삼성궁으로 네비 검색하여 달려 나간다. 삼성궁도 아주 오래전에 한번 다녀왔던 곳인데 다시 들어가 보니 정말 새롭다. 입구에서부터 걷고 걸어 한 바퀴를 다 돌아 다니 정문으로 나와 하동의 벚꽃을 보러 가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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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궁에서 하동 쪽으로 내려오는 길가로 벚꽃이 장관을 이룬다. 쌍계사 벚꽃 길을 가려다 구례 사성암으로 네비를 찍고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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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에서 구례 쪽으로 가는 섬진강변의 벚꽃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지난번에도 구례 사성암을 가려했다가 너무 늦어 가지를 못했는데 오늘은 한번 도전해 보려는데 집 사람이 너무 늦었다며 중간에서 잠자리를 정하자고 하는데 늦더라도 사성암은 보고 잠은 차박은 말고 대전의 동생집이나 시골의 형님 집으로 가면 될 것 같은 생각이다. 정말 안 되겠으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쪽잠을 자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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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네비를 찍고 달리는데 길가의 풍경이 정말 아름답다. 벚꽃이 터널을 이루고 잠시 차를 세우고 바라보는 강 건너편의 풍경도 정말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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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의 사성암의 모습

사성암은 평상시에는 밑에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고 마을에서 운영하는 마을버스를 타고 사성암으로 이동해야 되는데 늦은 시간에는 마을버스가 운행을 하지 않아 자기 차를 몰고 사성암까지 올라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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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성암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고 사람들의 왕래가 드문 사성암으로 가파른 길을 가쁜 숨을 몰아 쉬며 올라간다. 밑에서 차로 가파른 길을 힘들게 올라왔고 또 차에서 내려서도 힘들게 올라왔지만 올라온 보람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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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진 사성암에서 바라본 섬진강의 모습


깎아지른 절벽에 지은 절도 아름답고 사성암에서 바라보는 섬진강의 풍경도 아름답다. 조금 아쉬운 점은 안개가 끼어 희미한 풍경이었지만 이 또한 신비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세상 모든 것이 생각하기 나름 아니겠는가? 내가 생각하기에 여기를 천국으로 여기면 천국이 될 것이고 지옥으로 여기면 지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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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성암을 둘러보고 나오니 저녁 7시가 넘어간다. 이제는 어디로 갈 것인지 정해야 된다. 일단 대전의 동생에게 전화를 하고 대전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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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탄진의 금강변의 아름다운 모습들


동생집에서 잠을 자고 다음 날 아침 동생이 차를 몰고 대둔산 쪽으로 드라이브를 가자고 한다. 대둔산을 들렀다가 장태산 인근에서 흑염소 전골로 점심을 먹는다. 맛있는 음식이 있는 소주 한잔 안 마실 수 없어 낮술을 한잔하고 혼자서 신탄진 금강변을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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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위로 고속철도가 지나고 있다.


오랜 기간 대전에서도 근무하였지만 이렇게 혼자서 신탄진의 금강 변을 걷기는 처음이다. 한참을 그렇게 걷고 또 걷는다. 내일은 서울의 코엑스에서 맥주 박람회에 가야 되지만 이른 새벽에 올라가면 되기에 오늘 저녁도 동생집에서 자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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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금강과 갑천이 만나는 곳.

3박 4일 먼길이었지만 넥쏘 차가 있어 큰 부담 없이 여행을 즐길 수가 있었다. 수소 1 킬로그램에 8,000원이면 요즘의 연비로 약 140킬로 미터를 달리니 휘발유에 비해 엄청 싼 유류비에 고속도로 통행료도 반절이니 정말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 특히나 자율 주행으로 운전하면 무척이나 편하니 넥쏘 차를 장만하기 정말 잘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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