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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환 Jan 08. 2023

넥쏘로 55,555킬로를 달리다

여행이 일상이다(두물머리, 아차산, 남해, 순천, 하동여행)


2021년 8월 30일 수소전기차인 넥쏘를 처음 몰기 시작하여 2023년 1월 5일 55,555킬로미터를 달렸다.  


넥쏘를 몰고 다니면서 좋았던 일은 달리면서 매연을 발생시키지 않고 오히려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여 차리를 몰고 다니면 다닐수록 공기를 정화한다는 자부심이 있었고 휘발유나 경유보다 저렴한 수소가스 가격으로 운행에 부담이 많이 줄었으나 충전소의 부족으로 어려움이 있었 것은 사실이었다.   현재는 충전소가 늘기는 하였으나 넥쏘 차량의 증가로 수소를 충전하는 어려움이 해소되지는 않았고 대신 대폭적인 수소가격 인상으로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다.


오른쪽 아래 55,555는 차량 인수 후 달린 거리이고 중간의 109킬로는 가스 충전 후 연비입니다.


어쨌거나 나는 넥쏘를 몰고 여행을 다닌다.  수소가격이 오르고 충전하기가 어려워도 백수인 나는 차를 몰고 가다 수소가격이 저렴하고 밀리지 않는 곳을 찾아 충전하면 어렵지 않게 여행을 다닐 수 있다.  


2022년의 마지막 새벽 양평 두물머리에서 일출을 기다렸는데 햇님은 얼굴을 내밀지 않으셨다.



2022년의 마지막 날,  새벽 양평의 두물머리에서 일출을 보고 동해안으로 차를 몰아 2023년 새해 일출을 동해안에서 보기 위해 출발한다.  언 손을 입으로 불며 해님을 기다렸으나 끝내 보지 못하고 차를 몰고 동쪽으로 내달린다.


두물머리에 일출을 보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  한강이 꽁꽁 얼었다.


계획은 충주로 해서 제천으로 그리고 정선의 만항재로 갔다가 태백을 지나 임원항 쪽으로 내달릴 예정이었으나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충주 쪽으로 내려가는데 눈발이 날린다.   일기예보를 검색하니 내일도 날씨가 좋지 않다.   다시 차를 돌려 집으로 돌아온다.  돌아오는 길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오래된 친구에게서 카톡이 온다.  내일 아차산 등산하면 어떨까 하고...  나는 무조건 오케이다.


아차산을 등산하면서 찍은 한강의 모습.   미세먼지로 세상이 온통 뿌연하다.


2023년 새해가 밝았다.   친구 둘과 함께 아차산을 오른다.  군데군데 눈이 얼어있기도 하고 바람도 많이 불었으며 특히 미세먼지가 심했으나 3시간여의 등산을 하고 노원의 공릉시장에서 광어와 우럭회로 저녁과 함께 소주 한잔으로 아차산 등산을 마무리한다.


안의면 터미널 앞에서 먹은 어탕국수


2023년 1월 3일 이른 새벽 다시 차를 몰고 길을 나선다.  이번에는 남쪽으로 달린다.  이번의 목적지는 진주다.  진주에서 하루를 묵고 남해를 지나 순천의 낙안읍성 민속자연휴양림에서 하루를 지낼 예정이다.  수소전기차인 넥쏘는 빨리 달리면 연비가 많이 떨어진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고속도로보다는 국도를 여유 있게 천천히 달린다.


남해 보리암에서 바다와 섬사이로 떠오르는 햇님을 영접하고 있다.  정말 아름답다.


차를 몰고 처음으로 도착한 곳은 덕유산리조트.   곤돌라를 타고 상고대를 보려 했는데 표를 사는데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 있고 안내 방송에서 산에 올라가면 길이 얼어있어 아이젠을 신어야 되고 산 정상에 구름이 많아 시야가 많이 가린다고 한다.  줄에 서 있다가 다음을 기약하고 다시 차를 몰고 내달린다.




오랜 시간 차를 몰고 달려 진주에 도착한다.  진주 시장에 들러 장을 봐와 부침개와 막걸리로 저녁을 대신하고 일찍 잠에 든다.  새벽에 남해의 보리암으로 가서 일출을 보기 위함이다.



1월 4일 이른 새벽 진주를 출발하여 남해의 보리암으로 향한다.  깜깜한 새벽의 공기를 뚫고 달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숨 가쁘게 보리암에 다다를 즈음 여명이 밝아오고 해님이 얼굴을 비친다.   바다와 섬 위로 떠오르는 아름다운 일출이다.


햇볕을 받은 바위의 모습이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이른 새벽에 일어나 이렇게 이렇게 멋진 일출의 풍경을 볼 수 있음에 감사한다.  이런 멋진 풍경을 보고 스마트폰에 풍경을 담아 이렇게 표현을 할 수 있음에 선택받은 삶이라고 생각하며 모두에게 고맙다.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 해님과 바위를 타고 올라간 사철나무


햇님을 영접하는 보리암과 바위산


남해 보리암에서의 멋진 풍경을 뒤로하고 다시 발길을 옮긴 곳은 독일마을이다.  독일로 파견되었던 광부들과 간호사들이 노후에 한국에서 정착할 수 있도록 조성된 마을로 기념관과 카페와 민박집 등이 많이 있다.


독일 마을의 풍경


독일과 함께 그곳에 파견되었된 광부와 간호사를 생각하면 그 분들에게 많은 미안함을 갖게 된다.   오래 전 IMF사태가 일어나기 전에 독일 여행한 적이 있었다.  이른 새벽 어느 도시의 강변을 따라 산책을 하는데 자전거를 타고 운동을 하던 나이 지긋하신 독일인 어른이 자전거에서 내려 우리에게 어디에서 왔냐고 영어로 물어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두 손을 내밀며 한국말로 "밥 좀 주세요.  돈 좀 주세요" 한다.  우리가 당황하여 무슨 말이냐고 물어보니 지금 너희 나라가 지금 잘 산다고 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기서 일하다 일터에서 쫓겨나거나 다쳐 노동력이 상실하면 따로 보호받지 못하고 문전 걸식을 하며 생활을 했단다.  정말 얼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었다.


남해 가천마을의 다랭이 밭에서 할머니가 시금치를 수확하고 있다.


우리는 그분들이 있어 외화를 벌어들이고 또한 그 임금 받을 것을 담보로 독일에서 차관을 들여와 경제 발전의 밑거름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분들의 노고를 생각하고 그분들의 남은 여생을 이곳 독일 마을에서 편안하게 즐겼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남해 가천마을의 암수 바위


독일 마을 뒤로 하고 남해의 해안선을 따라 멋진 드라이브를 즐겨본다.  멀리 보이는 바다와 섬들의 풍경이 정말 아름답다.  한참을 달려 가천 다랭이 마을로 들어선다.  다랭이 마을에는 민박집과 카페와 식당이 많다.  



가천 다랭이 마을에서 바라본 논과 바다 풍경


다랭이 논과 마을을 둘러보는 것도 멋진 풍경을 감상하기에 좋다.  천천히 여유를 갖고 마을 구석구석과 상수리 길을 따라 걷는 것도 좋다.  상수리 길을 따라 논 둑으로 올라 걸으려는데 주민이 고함을 치고 달려온다.  논둑을 따라 걷지 말라는 뜻이다.  다시 길을 돌려 돌아 나온다.  그렇게 가지 말라고 소리를 치려면 아예 못 간다고 표시를 해 놓든지 그렇지도 않고 길 표시는 있는데 몹시 당황스럽다.  


남해 대교의 모습.  지금은 옆으로 노량대교가 있어 차량의 통행이 뜸하다.


가천 다랭이 마을에서의 언짢은 마음을 달래고 다시 차를 몰아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남해 대교 밑으로 찾아온다.  생선 구이로 점심을 맛있게 먹고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순천 낙안읍성민속자연휴양림을 찾아온다.


이른 새벽에 일어나 보리암에서 일출을 보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니 오늘도 12시간을 여행을 하였다.  하루 노동시간을 8시간으로 본다면 시간을 넘겼어도 한참을 넘겼다.  


로컬 푸드마켙에서 간장 양념 닭고기 살을 사 와 프라이팬에 굽고 저녁밥을 지어먹고 일찍 잠자리에 든다.


순천 화포 해변의 모습


다음 날 이른 새벽에 일어나 순천에서의 일정을 시작한다.  자연 휴양림에서 순천의 해돋이 장소인 화포해변 까지는 약 40분이 걸린다.  준비를 마치고 6시 반에 숙소를 출발하여 해변을 찾아가는 길이 어둡다.  날이 새지 않아서 어둡기도 하지만 안개와 미세 먼지로 시야를 가린다.


순천만 습지 인근의 논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흑두루미와 기러기의 모습


화포 해변에서 일출을 기대했으나 안개와 미세먼지로 해님을 영접하지 못하고 순천만 습지를 돌아보려 했으나 조류인풀엔쟈와 국가정원 박람회 준비 관계로 들어가지 못한단다.  농로도 대부분 출입금지로 다시 숙소로 되돌아와서 어제 지어놓은 밥에 먹다 남은 닭고기와 김치, 김을 넣어 볶음밥을 만들어 아침으로 먹는다.  


낙안 민속 마을 입구의 감나무와 장승의 모습


민속마을의 장승과 장독대


마을 길을 밀차를 밀고 걸어가는 할머니의 모습이 조금 힘들게 보인다.


아침을 먹고 숙소를 정리하고 짐을 챙겨 나와 인근의 낙안읍성 민속 마을을 둘러본다.  낙안 읍성 위로 올라 읍성을 따라 마을을 둘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성위에서 마을 둘러보며 한 바퀴를 돌며 마을의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겨울이라 관광객들이 많지 않아 동네는 조금 쓸쓸한 모습이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라 사람들의 왕래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낙안읍성 민속마을의 다양한 풍경들.   추수를 끝내고 새로 단장한 초가지붕의 모습이 예쁘다.


1시간 넘게 낙안 민속마을을 둘러보고 다시 차를 몰고 나선다.  이번에는 하동의 최참판댁으로 향한다.  남쪽으로 여행을 하게 되면 관광 명소를 찾아가는 것도 좋지만 도로를 달리며 주변의 풍경을 보는 것도 좋다.  여름에는 신록이 우거진 산을 보는 것도 좋고 겨울에는 나뭇잎이 떨어져 벌거벗은 산의 참모습을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


도도히 흐르는 섬진강의 모습.  구례에서 하동을 잇는 도로에서 바라본 풍경


순천이나 벌교 등 남도 쪽으로 여행하다 보면 조 정래길도 있고 또 태백산맥에서 나오는 여러 지명들이 나와 옛날에 읽었던 책 속의 지명들이 나오면 책 속의 내용이 가물가물 떠오르는 기쁨도 맛볼 수 있다.  순천이나 여수쪽으로 여행을 하다 보면 소설 속 이야기에 여수에서 돈자랑하지 말고 벌교에서 힘자랑하지 말라는 이야기라든지 하는 것이 떠올리기도 한다.



낙안민속 마을을 떠나 한참을 달려 구례를 지나 하동 쌍계사 계곡을 차로 돌아본다.  벚꽃 십리길을 돌며 벚꽃이 만개했을 때 어머니와 함께 돌았던 기억이 새롭다.  사람들이 차로 잘 들어가지 못할 때 연로하신 어머님이 걷기가 힘드시니 차를 몰고 좀 들어가면 안 되겠느냐 했더니 통과시켜 주었었다.   차량을 완전하게 통제하지는 않았고 주민들은 차를 몰고 다니기에 주민들이 돌아 다니는 혜택을 주었었다.


최참판댁 마을의 풍경


전에도 많이 왔었지만 다시 찾으니 새로운 풍경들이 다가온다.  옛날에는 위에 까지 차가 올라왔었는데 밑에 주차장이 넓게 있어 그쪽에 주차하고 한참을 올라왔는데 옛날과 같은 자리에 주차장이 있어 조금 억울한 감이 있었는데 그렇기에 운동을 했다고 생각하니 그래도 위안이 된다.




최참판댁의 소소한 풍경들

하동군 억양면 평사리의 최참판댁을 끝으로 이번 여행을 마무리하고 이제 사천군 곤명면의 완사로 온다.  완사 전통시장의 피순대로 늦은 점심을 먹고 처가의 선산을 찾아 장인 장모님께 인사를 드리는 것으로 이번 여행을 마무리 하며 2023년의 첫 번째 여행을 마치며 새로운 여행의 시작을 알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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