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 옹진군 편
인천광역시 옹진군의 여행지는 배미꾸미 조각공원과 선재도 뻘다방, 그리고 굴업도와 연평도가 있다.
옹진군에서 제일 먼저 가본 곳은 모도리 배미꾸미 조각공원이다. 모도리로 가는 방법은 오로지 영종대교를 통과하여 삼목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가야 된다. 삼목선착장에서 신도선착장까지는 그리 멀지 않은 거리다. 배에서 내려 차를 몰고 두 개의 다리를 건너 배미꾸미 조각공원으로 가는 길은 멀지도 않고 찾아가는데 어려움도 거의 없다.
배미꾸미 조각공원은 얼마 전에 방문했던 곳으로 오늘은 오로지 스탬프를 찍는 것으로 하고 마침 일몰시간이 되어 저녁노을을 감상하고 인천공항에서 비행기가 뜨는 풍경을 감상하는 것으로 이번의 여행을 마친다.
옹진군에서 다음에 찾아간 곳은 차를 몰고 시화방조제를 지나 선재도의 뻘다방으로 향한다. 선재도와 영흥도는 안산의 대부도를 지나가는데 인천광역시 옹진군이라기보다는 경기도의 안산시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모두 다리로 연결되어 섬이지만 섬 같지 않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외손자가 찾아와 놀다 드라이브를 가자고 하여 나선 곳이 선재도 뻘다방이다. 드라이브도 하고 스탬프도 찍고 도랑치고 가재 잡기다. 하지만 휴일이라 정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길이 막혀 고생을 엄청하였던 기억이 새롭다.
아이와 해변을 걷기도 하고 모래사장에서 뛰어놀기도 하며 조금 즐기다 조금 늦으면 되돌아 나올 때 또 차가 막힐 것이 두려워 서둘러 되돌아 나왔다. 나오며 보니 커피 숍의 이름이 하쿠나 마타타다 오래전에 남미와 아프리카를 여행할 때 많이 들었던 단어이다. 흑인들이 잘 사용하는 말로 '뭐 잘될 거야 걱정하지 마'라고 해석하면 되려나? 아무튼 전에 많이 들었던 단어라 반갑다.
이번에 찾아가는 곳은 옹진군의 덕적면 굴업도이다. 인천에서 배를 타고 덕적도에 왔다가 다시 굴업도로 가는 배로 갈아타야 된다. 덕적도로 가는 배는 인천항과 대부도에서도 출발한다. 어쨌든 덕적도에 도착하여 굴업도로 가는 나래호로 갈아타야 되는데 홀수 날과 짝수 날의 운행 거리가 다르다.
짝수 날에 타게 되면 지도와 울도 등을 거쳐 가게 되므로 배 타는 시간이 2시간이 넘게 걸린다. 반면에 홀수 날에 타게 되면 문갑도만 거쳐 가기 때문에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돌아오는 경우에도 짝수 날에 갔다가 홀수 날에 돌아오게 되면 오고 가는 배 타는 시간만 4시간이 넘게 걸리게 된다.
이른 아침에 인천항에 도착하여 배를 기다리는 데 짙은 안개가 끼어 모든 배가 출항 대기 중이란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안개가 조금씩 걷히고 조금 있다 출항하지 못한 배가 차례로 인천항을 빠져나간다. 우리도 덕적도를 향해 나아간다.
우리가 배를 타고 나가는 날이 짝수이므로 배 타는 시간이 길어 고생이 되기는 하지만 여러 섬을 거쳐 오기 때문에 아름다운 경치를 많이 볼 수 있어 마음이 여유로운 여행객이라면 짝수 날에 타고 홀수 날에 돌아오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기도 하다.
굴업도에는 많은 사람들이 살지 않아 조금은 쓸쓸하기도 하다. 관광철에는 그래도 사람들이 사는데 요즘 같은 비수기에는 있는 사람들도 뭍으로 나가 사람들이 많지 않고 우리가 방문했던 때에도 평일이어서 사람들이 많이 없었다. 숙소에서도 우리만 있었다.
스탬프존을 찾아 스탬프를 찍고 일찍 저녁을 지어먹고 바닷가에 나와 석양을 바라보며 대금을 부는 것으로 굴업도에서의 하루를 보낸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가 깜깜한 이른 새벽에 일어나 하늘에 초롱초롱 떠 있는 별을 바라보며 동쪽으로 나와 걸어 목기미 해변을 지나 연평산에 올라 일출을 본다. 아쉽게도 해가 구름 위로 올라온다. 그래도 아침 풍경이 상쾌하다.
일출을 보고 돌아오는 길 사슴 가족들을 만난다. 어제는 반대편 개머리언덕에서 사슴들을 보았는데 오늘은 여기서 또 보게 되었다.
숙소에서 아침을 지어먹고 선착장으로 나와 배를 기다리는데 어제 선착장에서 마을까지 태워다 주었던 부부가 낚시를 하고 있는데 미끼를 끼어 바다에 던지기 무섭게 학꽁치가 올라온다. 낚시하는 것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것 같다.
덕적도를 지나 다시 인천항으로 돌아오는 길 일몰의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 일몰과 함께 내려오는 비행기와 저 멀리 날아가는 갈매기의 모습도 한 편의 아름다운 풍경화 같다. 그렇게 1박 2일의 굴업도의 스탬프 여행을 마친다.
이번에 가는 곳은 옹진군에서의 마지막 여행지인 연평도다. 인천항을 출발하여 약 2시간 정도 달려 연평도에 도착한다. 굴업도에 갈 때는 식당이 별로 없어 먹을 것을 준비해 갔었는데 연평도는 식당이 많을 거라 생각하여 별도 준비하지 않았다.
숙소도 요즘에는 비수기라 방이 많아 별도로 예약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여 갔는데 숙소를 찾아 물어보니 전부 방이 없단다. 여러 군데를 둘러보다 지쳐 요즘 같은 비수기에 왜 방이 없느냐 물어보니 11월 23일 연평포격 12주기 행사가 있어 일부 외부인이 왔고 군부대에 공사가 많아 육지에서 많은 일꾼들이 몰려 방이 없다고 한다.
방 걱정은 하지 않고 왔는데 이게 무슨 날 벼락인가? 관광 안내서에 있는 숙박업소에 전화를 걸다 보니 어느 한 군데에서 방이 있다고 한다. 묻고 따질 겨를도 없이 들어가기로 한다. 숙소에 들어가기 전 걷다 보니 안보 교육장이 있어 2010년 11월 23일 북한군의 포격으로 파괴된 민간인 가옥들과 피해 상황 등을 해설사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긴박했던 12년 전의 일이 새삼 떠오른다.
이른 새벽에 차를 몰고 인천항에 왔다가 다시 배를 타고 연평도에 와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겨우 숙소에 들어와 저녁도 대충 먹고 그냥 잠에 빠져 든다.
이른 새벽 다시 일어나 연평도에서의 일출을 보기 위해 밖으로 나갔으나 오늘도 굴업도에서 마찬가지로 구름 위로 해가 떠오른다. 그래도 이렇게나마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삼아야 된다. 인천이나 서해안은 짙은 안개로 앞을 분간하기 어려울 때가 많기 때문이다.
아침 산책을 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가는 길 편의점에서 커피를 내리고 컵라면을 사 와 숙소에서 아침으로 먹는다. 이렇게 여행을 나와 커피와 컵라면으로 아침을 때우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아침을 부실하게 먹으면 점심은 조금 낫게 먹으면 되고 그러면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아침을 대충 먹고 다시 연평도 관광에 나선다. 관광철에는 숙소에서 차로 망향전망대라든지 평화전망대 연평도 등대 공원 등을 관광시켜 준다고 들었는데 숙소에 묵고 있는 사람이 우리뿐이라 그런 것은 없다. 일단 지도를 보고 연평평화전망대로 걸어간다.
오전 9시에 연평면사무소에서 평화공원에서 열리는 연평포격 12주년 안보결의대회를 간다고 방송이 있어 같이 하려 했는데 참석하기가 조금 껄끄러워 가지 않았으니 두 발로 걸어가야 된다. 일단은 연평평화전망대로 향한다.
평화전망대에 가니 어제 안보교육장에서 우리에게 설명해 주시던 선생님이 계신다. 하룻만에 다시 만나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평화전망대에서의 설명을 듣는다. 평화공원은 접경지역이고 군사시설이라 사진 촬영은 금지되어 있다. 접경 지역과 지역의 설명을 듣고 다시 길을 나선다. 한참을 걸어 군터널 관광시설을 둘러보고 조기 역사관에 갔으나 굳게 문이 잠겨 있어 포기하고 조금 전에 안보 결의 대회가 있었던 평화공원을 찾는다. 평화공원은 안보결의 대회가 끝나고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연평해전과 포격으로 희생된 군인들의 추모비가 있는 곳을 방문하는 것으로 연평도에서의 여행을 마친다. 백령도도 두 번을 다녀왔고 연평도는 처음 와보는 곳이지만 군인들의 희생이 있는 곳에 오니 마음이 착잡하다. 분단된 나라를 생각하고 군인들과 접경 지역의 민간인들의 희생에 가슴이 아프다. 옹진군에서의 여행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