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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환 Mar 31. 2019

캐나다의 재스퍼에서 프린스 루퍼트 다녀오기

대금과 함께 세계로,  기차로 캐나다 대륙을...



  다시 기차여행의 시작이다.  이제는 재스퍼에서 서북쪽으로 달려간다.  재스퍼에서 프린스 조지를 거쳐 프린스 루퍼트로 가는 길은 로키 산맥을 타고 가는 길이라 무척이나 아름답다.  


  재스퍼에서 프린스 루퍼트까지의 거리는 약 1,100킬로미터로 승용차로 달린다면 약 12시간 정도 걸리겠지만 기차는 경치가 좋은 곳은 천천히 달려 시간이 많이 걸리고 아름다운 곳이 많기 때문에 중간에 프린스 조지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다시 아침에 출발한다.  오고 가는 기차가 다 같이 프린스 조지에서 하룻밤을 지낸다.




  재스퍼를 떠난 기차는 아름다운 산으로 산으로 빨려 들어간다.  단풍이 예쁘게 물들어가는 길을 바쁠 것 없이 천천히 달려간다.  중간에 아름다운 곳이 있으면 기차는 멈춰 서 차장이 나와 설명도 하고 또 가다가 곰이라도 발견되면 기차는 잠깐 멈춰 선다.




  정말 급할 것 없는 여행이다.  같이 타고 가는 관광객들도 모두 마음이 느긋하다.  이 기차는 객차를 2칸 달고 파노라마 칸이 있어 밖의 경치를 감상하며 달린다.  여기에는 커피도 팔고 맥주와 함께 간식도 함께 판다.




  기차는 아름다운 숲길을 달리는가 싶다가 또 만년설이 있는 산을 향해 달려가기도 한다.  그렇게 달려가다 한적한 시골 마을에 정차하여 여행에 지친 관광객들이 잠깐 내려 담배도 피우고 따뜻한 차도 한잔하며 선물도 살 수 있는 시간을 준다.




  중간 역에서 한 무리의 젊은 관광객들이 내린다.  아마 이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며칠을 묵을 마음으로 들어온 것 같다.  역에는 이들을 태우고 갈 차가 나와 태우고 간다.  아마 여행객들의 차림이 이곳 산을 트래킹을 할 등산객들인 것 같다.  정말 시간이 된다면 이런 곳에서 며칠이고 묵으며 아름다운 산을 돌아다니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우리도 이렇게 돌아다니는 것이 남들이 부러워하기는 하지만 사람의 욕심이란 것이 한이 없으니 그것이 탈이다.  말을 타면 견마 잡히고 싶어 하고 앉으면 눕고 하나를 얻으면 더 하나를 얻으려 하니 정말 마음을 비워야 하는데...




  그렇게 달리고 달려 기차는 드디어 프린스 조지에 도착한다.  프린스 조지에 도착하는데 차장이 와서 설명을 한다.  우리가 건너는 강이 프레이저 강인데 로키 산맥에서 발원하여 계속 흘러 태평양 쪽 밴쿠버를 향해 흐르고 있단다.  여기는 연어 낚시를 많이 하고 또 철갑상어도 잡힌다고 한다.  정말 이런 곳에서 낚시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




  기차가 연착하여 늦은 밤에 프린스 조지에 도착한다.   예약해 둔 숙소를 찾아가 비상식량인 컵라면으로 대충 저녁으로 먹고 잠자리에 든다.  아침 일찍 일어나 다시 기차를 타고 프린스 루퍼트를 찾아가야 되기 때문이다.



  비아레일 패스를 끊은 사람들은 재스퍼에서 프린스 루퍼트까지 기차표를 끊으면 한 구간으로 인정되지만 일반 승객은 프린스 조지까지 끊어 왔다가 여기서 이틀을 지내고 다시 표를 끊어 프린스 루퍼트로 가는 관광객이 있다.  그래서 이곳에서 관광객들이 조금 바뀐다.  



  관광객들의 반 정도는 여기에서 내리고 다시 새로운 사람들이 탄다.  우리는 한 열차를 타고 이틀에 걸쳐 프린스 루퍼트에 갔다가 이틀을 쉬고 다시 같은 열차를 타고 이틀에 걸쳐 재스퍼에 돌아오는 것이다.




  다시 프린스 조지에서 기차를 타고 프린스 루퍼트를 향해 달려간다.  이번에도 강과 숲을 지나 계속 달려 나간다.   정말 아름다운 경치가 이어진다.   재스퍼에서 프린스 루퍼트까지 가는데 프린스 조지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다시 아침에 출발하는 이유를 알만하다.  이렇게 아름다운 길을 밤에 지나치게 되면 이 아까운 경치를 놓치게 되니 밤에는 기차를 운행하지 않는 것이라 생각하니 이해가 된다.




  산에는 단풍이 물들어가고 하늘에는 파란 하늘과 또 뭉게구름이 몰려다니고 먼산에는 만년설이 구름을 품고 서 있다.  그런 곳을 기차가 달리고 있다.  저 멀리 강에는 물에 들어가 낚시를 하는 사람들도 가끔 보이고 자연은 그렇게 아름답게 자기들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아름다운 길을 가면서도 기차는 정말 멈춰 서기를 가는 것보다 더 심하게 한다.  미국 대륙이나 캐나다의 기차는 거의 단선으로 운행되고 가다가 기차가 교차할 때 복선으로 운행되는데 화물열차와 교대하기 위해 중간에 서서 정말 오랜 시간을 기다리다 출발하기를 반복한다.




  우리가 여행을 할 때는 밀과 보리, 유채 씨앗들의 수확기가 겹쳐 정말 화물 열차의 운행이 그렇게 많았던 같다.  그래서 열차가 연착을 정말 많이 했었다.  아침 여덟 시에 출발한 기차는 12시간 25분을 달려 밤 여덟 시 25분에 도착하여야 하는데 밤 10시가 되어서도 프린스 루퍼트 인근에 도착하여 역에 도착하지 못하고 대기하고 있다가 프린스 루퍼트 기차역으로 가려면 아직도 4시간은 소요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고는 20킬로미터 정도 남은 거리를 4시간을 기다려야 되니 승객들을 위해 차장이 철도회사의 비용으로 택시를 불러 승객들을 시내로 태워다 주는 것으로 그날의 여행을 마칠 수 있었다.


르린스 루퍼트의 시내 모습.  시내 주택가를 돌아다니는 사슴들의 모습


프린스 루퍼트 시내의 모습.


  철도회사에서 대절한 택시 8대에 승객들을 숙소가 같은 방향으로 태워 우리가 묵을 숙소까지 데려다 주어 늦었지만 편안하게 숙소에 들어올 수 있었다.  늦은 밤 가지고 다니던 비상식량으로 저녁을 때우고 다시 아침이 밝았다.



  프린스 루퍼트는 캐나다의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 서북쪽에 있는 항구도시로 카이엔 섬안에 시내가 있다.  우리가 택시를 타고 시내를 들어올 때 큰 다리를 건너왔는데 그것이 바다를 건너는 것이었던 것 같다.  우리가 처음 밴쿠버에 왔다가 크루즈를 타고 밴쿠버에서 알래스카로 갈 때 지났던 길에 프린스 루퍼트가 있었다.  크루즈가 정박하지는 않았지만 멀리 스쳐 지났던 곳이라 좀 친근감이 다가온다.




  여기는 캐나다의 북쪽과 미국의 알래스카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도시로 여기에서 배로 알래스카로 가는 길목이고 캐나다의 서북쪽 철도의 종착지이며 여기서 알래스카의 고래를 보러 가는 투어의 출발지 이기도 하단다.


  하기야 우리는 밴쿠버에서 알래스카로 가는 크루즈를 타고 가다 빙하도 보고 고래도 보았으니 특별하게 투어 할 필요성이 없어 이틀 동안 시내와 인근을 걸어 돌아다니는 것으로 여행의 일정을 잡아본다.




 밴쿠버에서 프린스 루퍼트까지 오려면 페리를 이용하면 거리상으로는 가깝게 올 수 있으나 일반 차로 온다면 둘러서 와야 되기 때문에 거리가 배 이상 더 멀다.  우리는 그래도 기차로 여행을 와서 이렇게 느긋하게 여행을 즐기고 있으니 선택받은 사람이라고 해야 될 것 같다.  그리고 기차를 타고 오면서 정말 아름다운 경치를 보고 왔으니 더 말해 무엇하랴?




  그렇게 이틀 동안을 프린스 루퍼트 시내를 돌아다녀 본다.  별도로 투어를 신청할 수도 있었지만 우리가 밴쿠버에 있을 때 로키산맥 투어로 밴프에 투어도 했었고 크루즈를 타고 고래도 보고 했으니 여기서는 그냥 시내를 돌아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한다.




  새로운 도시를 찾아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스마트폰의 지도를 따라 명소를 찾아가는 길, 어떤 때는 잘 찾아가다가도 어떤 때는 정말 엉뚱한 곳으로 안내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여행의 재미이고 모험이 아니겠는가 생각해 본다.


프린스 루퍼트의 메모리얼 공원 인근과 박물관의 건물 모습



  기차 여행을 시작한 지 한 달이 조금 더 지나 저 캐나다의 동남쪽 끝 핼리팩스에서 이곳 서북쪽 끝 프린스 루터스까지 온 여정을 생각해 보니 정말 먼 길을 달려왔다는 생각이다.  캐나다의 그 넓은 초원을 지나고 로키 산맥의 아름다운 산길을 따라 이곳까지 왔으니 지난 여정이 주마등같이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우리가 기차로 여행 기차 노선..  동쪽 핼리팩스에서 서북쪽 끝 프린스 루터스까지의 여정.


토템 공원의 모습과 공원에서 바라본 프린스 루퍼트 시내의 모습


프린스 루퍼트의 토템 공원의 토템과 가정집에 심어진 나무의 모습


  그렇게 이틀간의 프린스 루터스의 일정을 마치고 다시 기차를 타고 프린스 조지를 향해 출발한다.   프린스 루터스의 기차역은 알래스카로 가는 페리의 여객선 대합실과 함께 쓰고 있다.  기차는 우리가 재스퍼에서 타고 온 기차 그대로이고 승무원도 같은 사람이다.


푸린스 루퍼트 기차역 인근.  알래스카로 가는 페리 선착장과 기차역, 그리고 프린스 루퍼트에서의 일몰.


알래스카로 가는 페리 터미널과 기차역.  한 대합실을 쓴다.


  승객 중에도 처음부터 우리와 같이 타고 온 사람도 눈에 띄기도 한다.  몇 번 얼굴을 마주쳤기에 가벼운 눈인사를 나누며 다시 여행이 시작된다.   기차가 출발하니 엊그제 보지 못한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가 이곳으로 올 때는 기차가 연착되고 차가 밀려 택시를 타고 왔기에 보지 못한 풍경이 펼쳐진다.


프린스 루퍼트의 갯벌.  기차를 타고 가다 보면 만나는 풍경들



  바다와 갯벌이 계속 이어진다.  멀리 보이는 산과 파란 하늘과 또 구름이 서로 영역 다툼을 벌이는 하늘의 모습도 아름답고 그것을 비춰주는 바다와 갯벌의 모습도 아름답다.




  정말 산과 하늘과 구름과 바다와 갯벌과 그리고 달리는 기차와 또 같이 달리는 도로의 트럭과 그렇게 여행을 이어간다.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시켜 놓고 앉아 그렇게 경치를 보며 여유롭게 여행을 즐긴다.




  기차를 타고 즐기는 여행이 정말 좋다.  급할 것도 없고 힘들게 돌아다니지도 않고 그냥 차를 마시며 밖을 쳐다보는 것으로 여행을 하니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풍경이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바닷가를 지나 다시 강을 따라 달리다 다시 산길로 접어든다.  그리고 저 멀리 강에는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인다.  정말 넓은 대지와 풍요로운 자연과 함께 그런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다.


강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부럽다.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며 기차는 계속 남쪽을 향해 달려간다.  우리가 짐을 싣고 내릴 때 대금 가방을 들고 다니니 사람들은 그것이 낚싯대인 줄 알았는가 보다.  하기야 여기는 프린스 루퍼트에도 바다가 있고 여행하는 곳이 강과 연결되어 있어 낚시를 하기에 아주 좋은 곳이기에 낚싯대로 아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참을 달려오다 또 반대편에서 오는 기차를 기다리려 멈춰 선다.  낚싯대라고 생각하는 대금 가방을 들고 카페칸으로 와서 대금을 꺼내 아리랑을 연주해 본다.  밖의 경치를 보던 승객들이 내가 연주하는 곳으로 다가와 엄지를 척 올리며 촬영을 해도 좋은지 물어본다.




  괜찮다 하고 약 10분간을 대금을 연주하니 모두들 좋아하며 대금에 대해 물어본다.  천년이 넘은 악기라 하고 또 난 아직 배우는 학생의 연주라 아직 많이 서툴다 하니 그래도 잘했다 하며 용기를 북돋아 준다.


  우리나라에서의 중산층의 기준을 아파트가 얼마 이상되어야 되고 자동차와 연봉의 수준 등으로 정한다고 들었는데 선진국에서는 제2외국어를 구사할 줄 알고 하나 이상의 악기를 잘 다룰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는데 그런 수준이 되기 위해 좀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프린스 루터스에 갈 때와 마찬가지로 내려올 때도 정말 아름다운 길의 연속이다.  그리고 잠시 멈춰 선 기차역에서 내려 선물가게와 카페를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렇게 아름다운 산길을 지나고 또 호숫가를 지나다 조그만 도시를 지나며 기차는 가다 서다를 계속하며 남쪽으로 남쪽으로 내려온다.






  밖을 유심히 쳐다보고 오다 보면 정말 기찻길 옆의 넓은 초원으로 달려 나가는 흑곰을 볼 수도 있고 농장의 소들과 말들도 볼 수 있다.




  차창밖을 보다가 갑자기 나타난 곰을 보고 곰이다 소리쳐서 많은 사람들의 환호성과 박수를 받기도 하였다.  또 가다가 곰을 발견한 기관사가 차를 멈춰 서고 승무원이 곰이 나타났다고 알려주었는데 곰은 도망가버리고 한참을 밖을 주시하였지만 곰은 보지 못하고 가기도 하였다.




  정말 한가한 관광열차이기에 가능한 일이겠지 생각하니 정말 우리가 이런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 것이 정말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기차를 타고 가다 만난 한적한 시골 기차역.  


  기차는 또 달리고 달리다 조그만 기차역에 도착하여 휴식 시간을 갖는다.  여기에도 깜찍한 카페가 있어 색다른 음식과 마실 것으로 목을 축이고 선물도 준비한다.


기차역 안의 선물 가게.


기차역 안의 선물가게와 카페



  조그만 마음의 모습이 정겹고 아늑하기도 하지만 여기서 살려면 조금은 쓸쓸하고 황량하기도 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멀리 산과 강이 흐르고 넓은 대지에 풍요로움이 있겠지만 멀리 고국을 떠나 여기를 개척했을 영국이나 유럽에서 온 사람들의 심정이 어떠했을까 생각하니 조금은 마음이 샌티 해지는 기분이다.



기차를 타고 가다 만난 아름다운 풍경들.




기차를 타고 가다 만난 마운트 롭슨 주립공원의 아름다운 모습들


  그렇게 달려오다 만나는 마운트 롭슨 주립공원의 아름다운 모습이 드러난다.  멀리 보이는 설산과 주변의 경관이 정말 장관이다.  올라갈 때는 날씨가 좋지 않아 잘 보이지 않았던 눈에 덮인 정상을 바라보니 무척이나 아름답다.  기차도 멈춰 서고 차장이 나와 한참 설명을 해 준다.




  그러면서 기쁜 소식을 하나 전해 주겠다며 오늘 오후에 재스퍼에 올 들어 첫눈이 내렸다며 여러분은 선택받은 사람들이라고 하자 관광객들이 환호성을 치며 난리가 났다.




  정말 기차를 타고 오는 길에 산에 눈이 내렸다.  그리고 기차가 재스퍼에 다가갈수록 눈의 모습이 정말 뚜렷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첫눈이 내린 재스퍼를 가는 길


첫눈이 내린 재스퍼의 시내 모습과 주변의 산들의 모습


  정말 아름다운 로키산맥을 기차로 여행하고 재스퍼에 도착하니 많은 양은 아니지만 눈이 내려 정말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한다.  우리는 재스퍼에서 하룻밤을 더 묵고 기차 여행의 종착지인 밴쿠버를 향해 출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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