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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환 Apr 02. 2019

어느 봄날의 유혹

대금과 함께 세계로,  그냥 그렇게 하루를...

하루 드라이브를 했던 코스..  약 600킬로를 다녔다.


  새벽 5시 스마트폰의 알람이 울린다.  자리에서 일어나 샤워를 하고 커피를 끓이기 위해 물을 올려놓고 원두커피를 갈아 커피를 내려 아이스커피와 따뜻한 커피를 만들고 대금을 챙긴다.


화천군의 평화의 댐의 풍경과 인근의 눈이 녹지 않은 산.


  여행을 가거나 특히 외국에 여행을 할 때 다른 것은 그냥 두고 가도 대금은 꼭 챙긴다.   꼭 대금을 불어야겠다는 생각은 없어도 의무감으로 가져가야 될 것 같은 생각은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다.


평화의 댐의 풍경.  


평화의 댐 벽화의 모습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새벽 5시 반, 차를 몰고 일단 북쪽을 향해 달려 나간다.  4월이 되었어도 꽃샘추위에 북쪽에는 눈이 녹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들어서이다.


평화의 댐의 평화의 종.


  춘천 쪽으로 방향을 잡고 올라가다 보니 먼산에 아직이 눈이 녹지 않은 모습이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것 같다.  춘천호를 따라가는 길이 정말 아름답다.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춘천호를 지나 평화의 댐을 향해 달려간다.  얼마 전에 인터넷 신문으로 보았던 평화의 댐 벽화에 대한 기사가 난 적이 있어 어떻게 그림을 그렸는가 궁금해서이다.


평화의 댐 풍경


  춘천을 지나며 선지 해장국으로 아침을 먹고 왔지만 아직 이른 시간이라 평화의 댐에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아직 닿지 않았다.  인적이 없는 평화의 댐을 둘러보고 다시 길을 나선다.  내비게이션에 인제 자작나무 숲을 입력하고 달리니 원대리 자작나무 숲이 아닌 엉뚱한 곳이 나타난다.  그래도 소양호를 끼고 달리는 경치가 아름답다.


인제의 자작나무 숲


  내비게이션이 알려준 곳은 자작나무 캠핑장이었는데 가는 경치가 나쁘지 않아 멋진 드라이브를 했다 생각하고 다시 자작나무 숲을 찾아갔는데 숲길을 산책은 하지 못했다.  봄철 산불 예방을 위해 입산 통제를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자작나무...


한계령에서 바라본 설악산의 모습


  다시 차를 몰고 한계령을 찾아간다.  한계령에 가면 멋진 설경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서이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한계령에 올라 주변을 둘러보니 정말 설경이 멋지다.  하지만 세차게 불어대는 바람이 오래 머무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양양 동호해변의 음악회... ㅋ


  한계령을 넘어 송이의 고장 양양 시내를 지나 다시 동호 해변에 도착하니 음악회가 벌어진다.  관객은 하나 없고 소리도 나지 않는 해변 음악회에 나도 한번 동참하여 청성곡을 한번 불러본다.


동호 해수욕장의 모습


  한계령 휴게소에서는 한겨울의 세찬 바람과 설경을 보고 내려왔는데 동호해변에는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정말 바다에 들어가 수영을 하는 것을 보니 여기는 여름이 다가 온건가?



하조대의 모습과 인근의 벚꽃


  다시 차를 몰고 하조대를 향해 가는 길에 정말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정말 겨울과 봄을 왔다 갔다 한다.  그래도 꽃샘추위의 바람이 차갑기는 해도 봄의 기운은 어쩌지 못하는 것 같다.


하조대의 모습


하조대의 모습과 진달래.

  

    전에도 몇 번 찾아왔던 하조대인데 봄에 오니 새롭다.  산에는 진달래가 피어있고 바람에 부서지는 파도가 예쁘다.  하늘에 떠 있는 하얀 구름과 파란 하늘이 부서지는 파도와 함께 조화를 이루며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하조대에서 바라본 해변의 모습


하조대 등대와 해변의 모습


  그렇게 하조대를 둘러보고 다시 차를 몰고 해안도로를 따라 내려온다.  월요일이라 관광객들의 차량이 없어 길이 한가롭다.  백수의 특권이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 시간을 이용하여 이렇게 여행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강릉 경포대의 모습


  그렇게 쉬엄쉬엄 내려온 곳이 강릉의 경포대.  경포대의 벚꽃이 화려하다.  늦은 오후라 그래도 관광객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강릉은 그래도 KTX가 다니니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것 같다.


강릉 경포대의 벚꽃.


  강릉의 벚꽃 개화에 맞춰 시화전이 열리고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 같다.  그렇게 경포대를 둘러보는데 우리의 관광을 시샘하는지 바람이 차갑다.


경포대의 풍경


경포대의 벚꽃


  차가운 바람에 피던 벚꽃이 조금은 움츠러드는 기분이고 갑자기 닥친 추위에 싸늘한 미소를 짓는 벚꽃을 뒤로하고 다시 차를 몰고 강릉 중앙시장을 향한다.



강릉 중앙시장


  시장에 가니 여기는 조금 많은 관광객들이 돌아다닌다.  닭강정과 수제 어묵을 파는 가게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지하의 어시장에 들러 횟감을 둘러보는데 별로 살 것이 없다.  상인에게 물어보니 엊그제부터 바다에 바람이 많이 불어 고기가 많이 없다고 한다.


문어숙회와 와인 한잔...


  날이 춥지 않았다면 많이 돌아다니고 피곤하여 강릉이나 인근에서 자고 오려했는데 그렇지 못해 문어 한 마리를 삶아 오는 것으로 하고 차를 몰고 서울의 집으로 향한다.


  새벽 5시 반에 새봄의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출발한 여행은 밤 9시에 집에 도착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강릉에서 삶아온 문어에 와인 한잔으로 그렇게 찬란한 하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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