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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 Jul 22. 2020

게으름 피우고 싶은 그런 여름

자주 만나지는 못해도

매년 이맘때면 둘이 만나

한바탕 수다를 떨었던 림이와 나


올해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만남이 어려워져

그저 톡으로만 안부를 주고받는 신세가 됐다.


6년 전 이맘때, 우리는 여름휴가를 함께 보냈다.

직장인이 된 후 맞이한 첫여름휴가였다.


신입사원이란 이름과 아직은 낯선 사회생활에 지칠 대로 지친 우린 휴가 기간 동안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우리가 한 것이라곤 하루 종일 해변에 누워 있기, 아무 생각 없이 노래 듣기, 평소에는 읽을 엄두도 내지 못했을 두꺼운 장편 소설 읽기 등이었고


그러다 지겨워지면 에어컨 빵빵 나오는 카페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커피를 마셨다.


게으르기 짝이 없는 그런 휴가였다.


우리는 어떠한 휴가 계획도 세우지 않았기에 무엇을 할 것인가, 어디를 갈 것인가 고민하지 않았다. 그냥 시간이 흐르는 대로 우리의 몸을 맡길 뿐.


우리에게 여름은 그런 계절이다.


아무 이유 없이 게으름을 피우고 싶은,

복잡한 생각과 현실 따위는 저 멀리 내던지고

시간이 흐르는 대로 의식의 흐름대로 살고 싶은

그런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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