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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서영 Mar 12. 2019

남자들이여, 그 따위로 살지 마라.

싸구려 권력욕에 희생당한 여자들의 외침

사회 유명인사 남성들의 성폭력 폭로가 매일매일 이어지는 피곤한 나날이다.


 이들의 범죄사실이 더욱 충격적인 이유는 그들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범죄자가 될 법한', 그러니까 사회에 불만이 많고 자신의 인생에 불만이 많은 찌질이들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얼굴도 잘생겼고, 돈도 있고, 재능도 차고 넘치는 남자가 아닌가.


아니 막말로,  저 정도의 위치에 있으면 정말 "괜찮은 여자"를 얼마든지 만날 수 있을 텐데- 대체 뭐가 아쉬워서(?) 여자에게 약물을 먹이고 성폭행하고, 불법 촬영하고, 그걸 유포하고 돌려보면서 기꺼이 범죄자가 되는지, 나는 그 간극이 너무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었다.


이런 나의 궁금증을 토로하자 친구가 답하길, 그것이 권력의 맛이라고 했다.


"통제할 수 있는 (성) 관계에서 오는 쾌락"이라고. 남자는 성공하면, 여자는 당연히 딸려 오는 것이라고 배웠다. 남성들의 세계에서 여성은 전리품이나 다름없다. 이건 몇십 년, 몇 백 년 전부터 있어 왔던 남자들의 문화이다. 전쟁에서 이기면 승리한 쪽은 전리품으로 금은보화와 노예, 그리고 여자를 데려왔다.

그런데 세상이 변해버린 거지. 막상 사회에 나와보니까 그렇지가 않은 거야. 공부만 열심히 하면, 좋은 회사에 취직만 하면 여자가 줄줄 따를 줄 알았는데, "승리"하면 여자들이 다들 자지러져야 하는데, 여자가 지급되지 않는 거지. 그 간극을 도저히 남성 자신들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으니, 못 배워 먹은 방법을 쓰는 거다. 여자를 돈으로 사고, 약물로 쓰러뜨리고, 폭력으로 무력화시키고, 지위로 찍어 누르고, 각종 방법으로 협박하고 살해하는 방법을 말이다.


누군가는 그럴 것이다. 원래 다들 그런 추잡한 욕망이 있다고. 그러게 그런 역겨운 본심을 왜 영상으로 남겨서 이 사단을 만드냐고. 하지만 그 증거가 바로 이 모든 것의 과정이자 목적이라는 생각은 안 드는가?


이들은 딱히 여성을 미워하거나 복수하기 위해 영상을 찍는 게 아니다. (그래서 "리벤지 포르노"라는 말이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남자들끼리 대화하면 으레 그런 얘기 해왔잖아, "걔 따먹었다"라고. 그럼 남자들이 뭐라 그러지? 거짓말하지 말라고 그랬잖아. 근데 시대가 발전해서 이제는 증명(?)하기 너무 쉬운 시대에 사는 거야. 동물을 사냥하고 죽은 동물 앞에서 사진 찍듯이, 자기의 "실력"을 자랑하는 거지. 연예인 정XX의 황금폰이 바로 그거고.


이것이 제 아무리 성취를 이룬 남자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거다. 그렇지 않으면 그 유명한 연예인이, 사업가가, 정치인이, 영화감독이, 시인이 왜 그러겠어. 왜 기를 쓰고 그러겠어. 여성을 이렇게 다루는 자신의 권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과시하고 싶은 거지. 그들에게 있어, 여성을 해하는 모든 행위는 자신들의 카르텔을 더욱 공고하게 만드는 유희일 뿐이다.


그렇다면 그것이, 그런 남자를 키워낸 사회의 책임일까? 웃기지 마사이다. 어디서 책임 전가야.


이건 남자들의 책임이다. 이건 전적으로 그 굴레를 끊지 않은, 함께 즐기고 시시덕댄 남자들의 책임이라고. 당신들도 똑같은 범죄자이고, 가해자이고, 추접하고 찌질하고 비겁한 새끼이다. 그러지 않았다고? 고.  잘했다고 박수라도 쳐줘?


남자들이여, 이제 그만 정신 차려라.

그것은 권력이 아니다. 그것은 그저 당신들의 비뚤어지고 유치한 과시욕일 뿐이다. 당신의 텅 빈 내면과 깊은 열등감은, 그런 걸로는 영원히 채워지지 않는다. 그런 식으로 남성들에게 인정받지 말고 사람들에게 인정받아라. 당신이 가진 재능으로는 훨씬 더 생산적인 무언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제발 성숙한 인간관계에서 제대로 된 즐거움을 누려라.


부디 남성들이여, 당신들이 그럴 수 있기를, 천사 같은 내가 빌어주도록 하겠다.


물론, 감방에서 실컷 죗값을 치르고 나온 다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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