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서영 Mar 15. 2019

익명님, 혹시 남자분이세요?

공손하게 무례한 당신에게.

'익명'님에게


익명님 안녕하세요, 제 글 하나하나에 남겨주신 댓글 잘 읽어보았습니다. 전반적으로 공손하게 쓴 쌍욕 끝에 칭찬이나 조언이랍시고 뭔가를 덧붙이셨더라고요.  


익명님, 

공손한 문체를 유지한다고 해서 익명님이 저지른 무례가 사라지지는 않아요. 고운 말의 탈을 쓴다고 해서 당신의 태도가 정당화되지 않는답니다. 은, 기본 대화의 태도가 글러먹으셨어요.


익명님의 태도가 왜 무례하냐면요, 상대방을 '평가'하고 싶어하는 태도로 무장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보통 "칭찬"이나 "조언"이라면 어디가 어떻게 구체적으로 좋은지, 어디를 고치면 좋은지가 있어야 하는데 익명님의 글에는 그런게 없어요. 고압적인 자세로 상대방과 어디 네가 내 말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자, 그런 태도 뿐이에요. 저는 익명님께 평가 받으려고 존재하는 게 아니고, 익명님은 남을 평가하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 아니랍니다. 익명님은 지도 교수가 아니에요. 니, 요.


 의미 있다고 생각하요. ,  요. . . 저도 나서서 헛소리 하는 걸로는 어디 가서 뒤지지 않는 사람이지만, 적어도 길가던 사람 붙잡고 하지는 않거든요. 근데 익명님은 만만한 상대- 주로 여자 JYP... 아니 속삭이시지 않나요? 자기와 동등하게 보이거나 좀 더 잘나 보이는 상대는 무서우니까. 요. 그게 익명님 자신의 연약한 자아를 유지하는 방법이라면, 아이코, 노선 잘못 잡으셨어요. 제발 부탁인데 나가서 친구 좀 만드세요. 맨날 자기 할 말만 일방적으로 떠드니까 종국에는 아무도 들어주는 사람이 없어서 인터넷에서 익명으로 바이트 낭비 하시는 거잖아요. 관심받고 싶어서.


요, 저는 익명님께서 하신 말씀에 "여자 치고"라는 투명 글자가 너무도 요.


"(여자 치고) 글을 잘 쓴다"

"(여자인데) 용기 있다

"(여자가) 왜 그러냐"


사실 무언가에 특출 난 여성이라면, 아니 특출 나지 않더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말이거든요. 여자들이 () 예쁘다는 칭찬을 기분 나빠하는 것도 이것과 맥락은 같은데, 논지가 흐려지니 여기까지만 얘기할게요. 어차피 얘기한다고 해서 이해할 거라고 기대도 안 하거든요.



익명님께서 를, 여자를 얼마나 하찮고 하등 한 존재로 보시는지, 저는 영원히 알 길이 없겠지요. 그런데 여자가  자신보다 잘난 것 같으니, 필사적으로 얕잡아보 게 참 같잖아요. 여기서 찔리면 지는 거, 알고 계시죠?


어쨌든 축하드려요, 저에게 이렇게 긴 관심을 받게 되었네요. 정말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짝짝~


아, 여기까지 쓰다 보니 문득 든 생각인데요, 저는 익명님께서 하도 무례하시길래 일단은 남성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혹시 실례가 아닐별로 관심 없어요. 그렇지만, 그래도 딱 한 번만, 조심스럽게 여쭤볼게요.


혹시 남자분이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남자들이여, 그 따위로 살지 마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