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다루기 어려운 사람들(강성 성격자들, 반사이익 사냥꾼, 까다로운 상사나 거래처, 갑질하는 기득권층 등)에겐 '다루기 어려운 사람'이 돼라
클레어의 브런치 <밑줄 긋는 브런치 생존기> 1회 중
국민학교시절 가난 속에서 열등감에 시달리며 스스로 빈 수레 인생을 자초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내 인생이 줄줄 낭비되고 있는 지점을 각성하기 시작하면서 삶이 달라졌다. 그 시절 내 사색과 고뇌의 단상 중 하나를 나누고자 한다.
"동쪽에서 뺨 맞고 서쪽에서 화풀이한다"는 말이 있다. 우리 인생의 패착은 이 한 문장 안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직장 상사에게 쿠사리를 먹고 집에 와서 아내와 남편, 자녀에게 별거 아닌 일에 역정을 낸다. 화풀이를 애먼 곳 곧 따뜻해야 할 가정에서 해소한 것이다. 이런 일은 친구, 연인, 지인, 학교 등 다양한 곳에서 비슷한 패턴으로 일어나곤 한다. 그리고 이런 사람의 평판은 점점 나빠진다. 그는 본래 좋은 사람인데, 왜 최선을 다해서 인생을 사는데, 나쁜 사람이 되어 가는 것일까. 다루기 어려운 사람이 되어야 할 지점에선 휘둘리고, 반대로 편한 사람이 되어야 할 지점에선 왜 감정의 왜곡이 일어나는 것일까. 그감정들은 도대체 어디서 굴절이 일어나는 것일까.
무무 작가님은 최근 글에서 타인의 성취를 질시하고 동시에 타인의 불행을 소비하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 말해 주었다. 이 감정은 동병상련, 동질감이라는 긍정적 연대와 더불어 그간 내 안에서 스크래치 당한 감정에 대한 보상심리이기도 하다.
반사 이익자의 먹잇감
내가 부러워하고 질투하는 대상을 디스하고 견제해 줄 대상, 그 열망은 고래로 인기 있는 아이템이었다. 그리고 누군가는, 이런 류에인간의 본성을 수익원으로, 반사이익을 챙기게 마련이다. 유튜브를 비롯한 플랫폼, SNS, 커뮤니티를 화려하게 수놓은 숱한 콘텐츠의 주인장들이 그 실례이다. 그 사이 곧 자기 열등감을 환불받고 해소하는 열의로, 그러한 세상을 부유하는 동안, 내 하루 또 내 인생의 리어카는 텅텅 비어가게 된다.삶의 내실을 다져야 할 시간에, 누군가가 주도한 감정사냥에 다 소진해 버렸기 때문이다.
그렇게, 누군가를 향한 혐오, 질투, 경쟁, 비교, 열등, 미움의 감정에 휘둘리며 돈을, 시간을, 에너지를 소비하는 동안 내 삶은 하염없이 낭비로 흐르곤 한다.
그리고 그것으로 치부한 자칭 한 수 위를 자부하는 사람들, 그들은 뒷짐 지고 만면의 미소를 지으며 홀로 되뇔 것이다.
"인간들은, 그들의 본성과 감정만 잘 건드리면 되는 거야. 거기에 작은 이득만 던져주면 돼. 그들은 큰 먹잇감은 잘 알아보지 못하는데, 작은 부스러기엔 민감하게 반응하지. 이토록 인간은 다루기가 쉽단 말이야."
그래, 다루기 어려운 인간이 되고싶었다.
여기서 다루기 어려운 인간이란, 갑질하는 강자들 또 반사이익으로 치부하는 이른바 기득권층 내지는 그 어떤 혹자들이, 쉽게 조정하고 다룰 수 없는 인간을 의미한다. 더불어 마땅히 편한 사람이 되어 주어야 하고 동시에 도움을 주어야 할, 가족과 지인 그리고 사회적 약자나 고통받고 힘든 사람들에겐,기꺼이 힘과 감정을 보태줄 여유가 있는 마음부자인 사람을 의미한다.
반사이익으로 치부하는 사냥꾼들은 다양하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등등. 사회 각 분야의 지도자들이 물의를 일으킬 때면, 사람들은 입에 거품을 물고 욕하며 손가락질을 한다. 온라인, 오프라인을 채우는 욕지거리는 하루 만에 산을 이룬다. 그러나 작은 이익 앞에서 휘둘리고, 나의 은닉한 감정을 대리해서 배설해 줄 사람들을 찾아다니는 것, 그런 우리의 열심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것은 아닐까.내가 진짜 해야 할 것 또 내게 꼭 필요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내 하잘것 없는 감정을 배설해 줄 누군가와 도구를 선택하는 그 지점. 그것이 삶의 선택과 결정에 에라를 만들어 내곤 한다.
반사이익 사냥꾼의 먹잇감이 되어 내달리던 걸음을 잠시 멈춘다. 그리고 이내 깨닫는다.
오늘 하루 내 리어카엔 아무것도 싣지 못하고, 감정사냥꾼에 휘둘려 하루가 허망하게 지나갔다고 말이다. 허탈감이 밀려온다. 감정배설에 몰입하느라 보낸 하루는, 인생의 겨울, 내게 혹독한 청구서를 내밀 것이기 때문이다. 이내 직감적으로 깨닫는다.미도래 청구서의 상세명세서를 채 읽기도 전에 자책하며 밤잠을 이루지 못 한다.
이젠 다루기 쉬운 인간이 되기 싫다. 약한 자들에겐 한없이 따뜻하지만 강한 자들에겐 다루기 어려운 사람. 반사이익 사냥꾼들이 쳐놓은 덫에 호구마냥 덥석 덥석 휘둘리지 않는 사람. 무엇보다 타인의 인생이 아닌 내 인생의 주인이 되어 성취하고 결실하는 사람.
작가님, 제가 예전에는 다루기 어려운 인간이었는데, 다루기 어려운 사람을 모시고 살다보니 다루기 쉬운 인간이 되어 버렸어요. 성을 내다가도 맛있다는 그 말 한마디에 사르르 봄눈 녹듯 하여 실없는 인간이 되곤 합니다. 매일 갈대처럼 흔들리며 살아요. 저의 하루를 돌아보게 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님의 리어카에 '주체' 라는 과일이 듬뿍 실리는 하루를 응원합니다.
오, 정말요? 혹시 몰라서 작가님 댓글을 읽고 말미에 좀더 부연 설명을 해 놓았어요. 여기서 다루기 어려운 사람이란, 이른바 사회적 강자들 또 반사이익으로 치부하는 이른바 사회 지도층 내지는 그 어떤 혹자들이, 쉽게 생각하고 다루기 어려운 인간이라는 의미에요.
동시에 마땅히 편한 사람이 되어 주어야 할 또 도움을 주어야 할, 사회적 약자나 고통받고 힘든 사람들에게, 그 감정과 힘을 흘러 보내자, 그것이 본 연재글의 지향점이 될 것 같아요.
직장인들의 태반이 강한 상사에게 휘둘리고 동료나 후배들에겐 강성으로 돌변하거나 감정배설할 그 무엇에 시간은 몰입하곤 하거든요. 그런 반복된 중력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분들이 꽤 있어요. 제가 주체적 삶으로 길을 터오면서, 나의 실책 또 발견한 허물들 동시에 좋은 인사이트와 성공 케이스를 기반으로 글을 써내려 갈 것 같아요.
어제 초저녁에 자고 새벽 2시에 일어났네요. 일찍 하루를 시작하니 너무 좋아요. 작가님의 주체적 하루를 응원합니다 ^^
제가 학교가 엄청난 것도 아니고 집안배경도 별게 없는데다 또 굉장히 친절하고 고분고분한데도, 이상하게 예전부터 상사들이 저를 어려워 하셨어요. 저는 소싯적부터 상사분들에게 직언을 하는데도 혼이 안 났어요.
그가 악독한 상사라도 인간으로서 최대한의 예의와 배려를 겸하되 인간 존엄성에 입각해서, 그분들이 줄 어떤 먹잇감에도 일절 관심 없다. 뭐, 이런 모드였던 같긴 한데요. 제가 어렸을때부터 직장생활에서 을인데 불현 갑처럼, 스트레스 잘 안 받고 살았던 비결을 공유드릴까 해요.
직장생활 스트레스로 너무도 많은 분들이 힘겨워 하시더라고요 펭귀니 작가님은 지금도 잘 하시고, 앞으로도 잘 하실 거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