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흥분이 채 가시기도 전에 경유지인 쿠알라룸푸르에서 당일치기 짤막한 나들이를 하며 타국도심의 매력에 홀딱 빠져버렸다.
서른이 다 되도록 한 번도 느끼지 못했던 여행의 기쁨과 거대한 지구마을에 대한호기심이처음으로생긴 것이다.
이후 1년이 좀 지났을 7월, 우기의 보라카이, 그것도 무려 패키지여행을 통해(한국보다 한식을 더 자주 먹었지만) 물빛과 마사지가 죽여줬던 동남아 휴양지의 흥미로움을접했다.
그해 겨울, 기다려도 아니 오는 아기가 혹시나 근간에 찾아오면긴 비행 못할 거라는 여행초보 티나는 걱정을 하게 되었다. 마침열흘정도의 연휴로 여유에 최대한 멀리 가보자는 생각으로 호주, 유럽, 하와이를 놓고 고민하다가 적당히 멀고 초보 자유여행자에게 조금이라도 더 친절하게 느껴지는 하와이로 결정!
첫 자유여행_초극성수기의 하와이
프라이스라인 비딩을 통해서 나름 괜찮은 가격에 두 호텔을 잡아두고, 렌터카는 검색되는 게 별로 없고 너무 비싸서 직접 가서 부딪혀보기로 했다.
자유여행이니 자유롭게 가면 되겠지 싶어서 호텔과 픽드랍 서비스만 예약하고 호기롭게 하와이행 비행기에 올랐다, 무려 12월 18일에!
공항-호텔 픽업서비스로 시청과 이올라니 궁전 구경 후 커다란 반얀트리 앞에서 사진 몇 컷 남기고 호텔 체크인.
걷기만 해도 행복한 와이키키.복작복작한 그곳을 발길 닿는 대로 누비고 다녔다. 모두가 친절하고 밝고 활기찼다.
이틀쯤 지났을 때 섬 북부와 동부를 돌기 위해 차를 빌려야 했다.
출발 전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던 크리스마스 시즌, 그리고 교통수단.
하와이 최대의 성수기가 크리스마스이며, 동부와북부의 광범위한 여행은 렌터카가 아니면 거의 답이 없다는 것은 그때 알게 되었다. 당시렌터카는 크라이슬러, 고급진 만큼 비싼, 딱 그 한 대만 가능하다는 대답을 듣고 길가에 세워진 핑크색 2인용 오토바이(?)로 잠시나마 마음이 쏠리긴 했었지만 도난 걱정에 포기하고 뚜벅이 여행을 선택하게 되었다.
성인 둘의 뚜벅이 여행이므로 크게 힘든 건 없었다.
40분 기다려서 버스 타고 하나우마베이도 다녀오고, 꽃핀과 레이를 구입하면서상점사장님이(그 당시 한국관광객은 거의 모르는 곳이라며)알려주셔서 핑크트롤리를 타고 알라모아나 비치파크에 가서 매직아일랜드를겨우겨우 찾아내셀프웨딩촬영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헤매지 않아도 됐을 위치인데 그때는 길치 둘이서 어찌나 버벅였는지...)
우리가 묵고있던 호텔의 위치 덕분에 모든 일과의 마무리로 매일같이 ROSS에서 문 닫힐 때까지 쇼핑도 했다.
여행의 막바지쯤, 와이켈레 아울렛은 꼭 한번 가고 싶었던 차에 길거리에 비치된 관광홍보책자가 눈에 들어왔다.
와이켈레 아울렛을 마지막코스로 하는 당일치기 오아후 섬 버스투어 상품이 제일 눈에 띄었던 이유는 한글로 되어있었기 때문일까.
지금은 짤막한 투어버스는 찐 하와이를 느끼기에 역부족이라는 걸 알지만 그때 판단력으로는 렌트해서 가려던 Doll 농장, 카후쿠 새우트럭, 아울렛 등이 다 들어있는 진정 알짜배기 코스였다.
새벽같이 버스에 올랐다.
TMI_데이투어 이야기
오아후 어느 한인 감리교회 교인이시라던 기사님의 재치만점 입담에 오가는 길들이 더욱 즐거웠다.
한국인들의 하와이 정착에 대한 조금은 슬프고 아픈이민역사 이야기가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 내용은 《알로하, 나의 엄마들》이라는 책에 담긴 사진신부들 이야기도 포함됐었다. 나는 책이 나오기 10년 전쯤에 이미 그 귀한 스토리를 들었던 것이다.
버스투어가 너무나 인상적이었고, 버스 창밖으로 자연의 위대한 작품들을 지나치며 점만 찍고 온 것이 나로 하여금 다음에 꼭 다시 와서 속속들이 다 누벼보고 싶다는 욕망을 불타게 만들었다.
그 후, 아쉬운 하와이 7박 9일 여행 중 버스투어로 다녔던 장소 이름이 정확히 기억안 나서 찾아보던 차에 하와이 이민자이자 여행가인 마할로 님의 블로그를 알게됐고열심히 블로그를 들락날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