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관계는 비밀이었다. 우리가 만날 땐 같이 아는 사람이 겹쳐서 숨기는 게 일이었는데, 다행인지 아닌지 헤어짐엔 큰 노력이 들지 않았다. 한편으론 차라리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우리의 만남을 우리만 기억하고 있다는 게, 우리가 잊으면 아무도 기억해줄 수 없는 추억이란 게 조금 슬펐다.
오늘 아는 사람을 만났다. 너에 대해 물어보고 싶었다. 잘 지내는지, 아픈 곳은 없는지, 무엇을 하며 지내는지. 근데 지금 나누고 있는 이 대화에 머릿 속에서만 맴도는 이 질문들을 어떻게 연결해서 입 밖으로 꺼내야할까 고민만 하다가 꺼내지 못했다. 혹시나 이 사람이 너와 아직 연락한다면 너에 대해 알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는데.
그 질문들을 결국 하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너한테 아무렇지 않은 척 연락해볼까 고민했다. 그러다 저번에 우연히 마주쳤을 때 너에게 한 행동들이 떠올라서 그만두기로 했다. 그 때 좀 더 다정히 대했다면 나는 오늘 너에게 연락할 수 있었을까. 아마 조금 덜 망설이며 연락할 수 있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