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약속이 있어서 신사역에 갔다. 반가우면서도 씁쓸했다. 내 지난날들이 떠올라서.
졸업 후 참 많은 곳에 면접을 보러 다녔다. 예술계의 열정 페이가 엄청나다는 건 알았지만, 상상 그 이상이었다. 그때 들었던 급여는 어디선가 들었던 수습 급여인 월급의 80%도 아닌 80만 원. 대표는 나에게 사람이 좋아 보인다며, 우리 같이 열심히 해보자고 했다. 먹고 살 수는 있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다음 면접을 잘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회사의 월급은 80만 원보다 20만 원 오른 100만 원이었다. 대신 회사의 장비를 마음껏 사용하여 연습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다. 전 회사가 80만 원이어서 그런지 약간 혹했지만 우선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다음 회사는 내가 가고 싶었던 분야의 회사였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면접을 갔다. 전 회사보다 20만 원 오른 120만 원. 대신 휴일이 일주일에 한 번이었다. 출근 시간만 분명하고 퇴근 시간은 분명하지 않았다. 사실 이 회사에 갈까 고민했었다. 제일 월급이 많았고,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었으니까. 하지만 이 회사에서는 연락이 오지 않았다.
내 첫 직장이 되었던 회사는 그로부터 얼마 후에 면접을 본 곳이었다. 마지막에 면접 봤던 회사보다 월급이 더 올랐지만 다른 조건들은 전 회사와 동일했다. 하지만 나는 그곳으로 가기로 했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었고, 그나마 좀 더 먹고 살만한 월급이었으니까.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열정 넘쳤던 지난날들이었다. 아니 아무것도 몰랐던 날들이었나. 저 월급을 받고도 다닐 생각을 했던 것 보면. 지금이라면 아무리 하고 싶은 일이라고 해도 절대 저 급여를 주는 회사에서 일하진 않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