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욱진_어머니상
다른 포유류와 달리 사람은 성인이 되기까지 몹시 긴 양육기간이 필요하다. 특히 태어나고 나서 첫 일 년, 사람은 절대적으로 엄마나 주양육자에게 의존한다. 어떤 학자는 사람의 첫 해 1년을 제2의 임신기간이라고까지 했다.
나의 어머니, 집 앞에서 선주야, 선주야, 불러대는 남자를 만나, 사랑을 했고 나를 가졌다. 시댁에서 극구 반대하는 결혼을 해내고야 말았다. 결혼은 여의도 시댁에서 시작했다. 결혼 한 지 얼마 안 되어 아현동 산부인과에서 나를 낳았다 했다. 그렇게 첫 아기를 키웠다. 녹록치 않았던 엄마의 시댁살이 이야기는 지긋지긋하게 들었던 레퍼토리. 쉽지 않았을 시댁, 용감한 젊은 엄마는 첫 아기를 정성껏 돌보았을 것.
엄마는 신기하고 사랑스러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품에 안고 재워주고 젖을 주고 깨끗하게 씻겨주었겠지? 지금 내 나이보다 더 훨씬 젊었을 어머니는 핏덩이었던 나를 사랑으로 키웠겠다. 이런 생각이 드는 걸 보니 나도 철 드나 보다. 내 삶의 첫 일 년, 그 시간에 나의 어머니가 있었구나. 머릿속 기억엔 남아 있지 않지만, 어머니의 정성과 사랑, 내 몸 세포 하나하나에 깊이 박혀 있었구나. 어머니, 존경합니다. 고개 숙여 인사합니다. 당신은 나를 살렸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