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야 [마주하다]
평소 나는 나를 못 본다. 다른 사람, 물건, 풍경이 내 눈에 들어온다. 거울에서는 나를 만난다. 볼 때마다 낯설다. 어색하다. 괜히 잘 보이고 싶어 억지웃음을 지어보이기도 한다. 거울 속 나를 가만히 보아줄 때가 많지 않았다. 세수하고 나서 로션 바를 때, 썬크림 바를 때, 옷 매무새를 만질 때, 잠깐 볼 뿐이었다.
그림 주인공은 가만히 거울에 비친 자신과 마주한다. 그저 본다. 내가 나를 편하게 마주할 때가 언제일까? 숲에서 걸을 때다. 나무, 풀, 흙, 돌멩이, 나뭇잎, 도토리를 숲에서 만날 때면, 나는 고요해진다. 숲에서는 나도 그들처럼 가만히 내가 된다. 고요히 나와 마주한다. 숲은 나에게 가만히 고요한 거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