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0. 보고서 밖의 문장들

"버킷리스트의 첫 줄"

by 만랩타임

중학교를 마칠 즈음,

집안 형편이 어려워진 이후로

제대로 글을 써 본 기억이 거의 없다.


물론 학교에서 하는 글짓기에는 참여했고,

축제 때 열렸던 시화전의 풍경도 아직 어렴풋이 남아 있다.


국문과에 진학했지만

문학보다는 언어 쪽에 더 관심이 있었고,

졸업 후에는 전공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


회사에서 쓰던 보고서와 기획서는

내가 원했던 ‘글쓰기’와는

조금 다른 종류의 글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중학교 시절,

우연히 시작해 어딘가에 끄적여 두었던 글들을

이사 중에 이것저것 정리하다가 다시 발견했다.


그리고 나이 오십부터

은퇴를 하면 무엇을 해볼까,

적어 내려간 버킷리스트에는

의외로 그 안에 ‘글쓰기’가 몇 번이나 등장해 있었다.




그래서

브런치에 글을 남기기로 했다.


작가 신청을 하거나

대단한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시간이 흘러

내가 이곳에 없을 때,

내 아이가

내가 남긴 글을 통해

나를 한 번쯤 떠올려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겠다 싶다.




나는

아주 평범한 직장인이었고,

평범한 아내와

한 아이의 아빠일 뿐이다.


나 자신에 대해

깊이 고민하거나

명확하게 정의해 본 기억도 많지 않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생각나는 대로

‘雜說(잡설)’을 적어 보려 한다.


예전에 쓴 글들을 먼저 정리해 올리고

(우연찮게도 대부분은 ‘시’였다),

무엇보다

누군가를 아프게 하는 글은

쓰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 그건 정말 싫다.




이렇게라도

첫 발을 내딛고 나니

무언가 꽤 대단한 일을 해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조용히,

나만의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는 사실이

참 좋다.


2021. 6. 23에 써 놓고 미처 발행하지 못한 글을 다시 정리해 발행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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