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달"
달
엄마가 길어 온
동이 물 속에
어느 사이 사알짝
보름달이 떴다.
귀뚜라미 소리
귀뚤 귀뚜르르
밤은 깊어가고
물 속에서 크는 달
동이로 가득 차 온다.
위의 시 "달"은 아마도 중학교나 고등학교 시화전에 내려고 썼던 글 같다.
(입력하면서 지금 읽어도 그냥 읽어 줄 만한 게, 자기만족을 준다. ㅋㅋ)
‘사알짝.. 귀뚤 귀뚜르르..’ ㅎㅎ
기억으로는 조그만 항아리를 구해서, 그 위에 그림을 그렸던 것 같다.
그리고 시화전에 출품해서 학교 담장(철조망 같은 담장이었는지 가물가물...)에
철사로 매달아 놓았던 기억이 있다.
그 작품의 사진이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 그 부분은 아쉽다.
(요즘이었으면 무조건 프사 각인데...)
학창 시절, 그러니까 내가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는 학교마다 축제가 있었고
시화전도 열렸던 것 같다.
그때는 시화가 유행(?)이어서 디자인이나 일러스트를 대행해 주는 곳도 있었던 것 같고
패널 제작도 많이 하고 서로 주고받기도 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항아리에 그림이라니...
(덩그러니 노란 달 하나에 흰 글씨 정도였을 게다...)
그때는 어떻게든 튀어보고 싶었던 게 아닐까?!
어쨌든 결과도 좋았던 것으로 나는 기억하고 있으니, 이 또한 좋은 추억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의 손에 의해 제작된 이쁜 패널의 시화와는
너무 생뚱맞게 다른 항아리가 매달려 있다 보니 신기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이렇게 써 놓고 문득 궁금해서 "시화"를 검색해 보니,
아니, 이런...
꼭 그때 유행이었던 건 아닌가 보다.
지금도 시화전이 많이 열리고 있다.
내 기억은 나의 추억 속에 내가 재편을 해 놓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