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어

글감

by 김니모

나는 타인에게 가장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이 세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한 가지가 술에 취한 모습이다.


한창 음주를 즐기던 20대 때를 떠올려보면,

(주변 사람들도 같이 취한 건지) 함께 술잔을 나눴던 사람들은 나를 주당으로 오해할 정도로

나의 알코올 after 모습이 알코올 before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 다행이지만,

나만 아는 미묘하게 달라지는 나의 상태를 술을 깬 다음날 알면 조금, 아니 많이 부끄러워진다.


나는 술이 서서히 뱃속까지 스며 들어오면,

뱃속에 꾹꾹 누르고 있던 감사의 마음이

입 밖까지 튀어나올 만큼 술에 불어 부풀어 오른다.

마치 물에 불려지는 이불빨래처럼 말이다.

때마침 손에 휴대전화라도 붙들려있으면, 친구들에게 고맙다고.

온갖 미사여구를 붙여 오글거리는 말들로 알코올 before 모드에서 전하지 못했던 감사를 전한다.


행복의 답은 감사랬다.

술만 마시면 행복한 이유가 여기 있나 보다고 깨달았을 땐,

이미 술을 멀리한 이후다.

아마 한창때였다면 이 문장을 핑계 삼아 신나게 술로 뱃속을 불렸겠지.


종종 우리는 “행복”에만 집중해 “행복하지 않으면 불행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려,

불행하다는 착각을 할 때가 있다.

“행복은 가까이에 있다던데,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누군가 나에게 이렇게 물어본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말해줄 수 있을 것 같다.

행복을 직접 실행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 ‘감사’를 마음속에 습관화해보자고.

(물론, 알코올의 힘 없이!)


감사와 행복을 동의어처럼 사용해보는 하루하루를 만들다 보면,

어느샌가 행복이 가까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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