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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니모 Nov 07. 2021

아마추어의 글

독립출판 이야기

인디 게임

게임업계에서 꽤 오랫동안 개발자 일을 했던 나는 '인디 게임'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그때 인디 게임에 대해 이렇게 정의를 내렸다. '상업 자본이 들어가지 않은 게임' 그러나 이건 100% 맞는 말이 아니다. 기업에서 투자를 하기도 하는 경우도 있던 것 같았다. 이땐 투자라기보다 후원이라고 본다면 경계가 애매해진다.

여하튼 어디까지를 인디로 칭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상업적 자본이 최대한 배재되어 창작자들이 방향성을 만들어 내놓은 작품이 '인디적인 것'이라는 생각되었다. (아무래도 상업적 투자가 들어가면 이익을 내기 위해 이렇게 만들어라 저렇게 만들어라 방향권이 투자자들에게 가기 때문에)


인디 영화

디자이너로 전직하면서 처음으로 단독으로 맡았던 게 '인디 영화'에 관련된 콘텐츠를 만들어 SNS를 운영하는 일이었다. 덕분에 GV현장들과 인디 영화 관련 행사들을 찾아다녔는다. 이때 인디 영화라고 하지 않고 '다양성 영화'라고 불린다는 것을 알았다.(왜 인지 물어볼걸..) 나야 엄청나게 예산을 쏟아부은 히어로 액션 영화를 좋아하던 시절이라 다양성 영화는 접해본 적도 없었다. 나에겐 그저 '아마추어들의 예술 영화'라는 이상한 인식이 있었다. GV를 다니며 영화 한편쯤은 꼭 보게 되었는데 보면 볼수록 다양성 영화의 다채로운 매력에 빠졌었다. 형식과 시간, 소재가 국한되어 있지 않고 펼쳐진다. 이걸 왜 이제 알았을까 싶어서 다양성 영화 콘텐츠 담당자로써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싶었다. 나처럼 몰라서 안 본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디서 봐야 하는지도 모르고... 요즘은 넷플릭스, 왓챠와 같은 시장이 열리면서 그나마 그런 작품들을 관람할 기회가 많아졌다.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상영관에 대한 안타까움을 갖고 있다. (넷플릭스보다는 왓챠에 많은 것 같아서 왓챠를 추천)


인디 출판

인디출판이라고 안 하고 '독립출판'이라는 말을 쓴다. 처음 알았을 때는 아마추어들이 출판사를 낄 수 없어서 독립출판을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마추어 글을 보면 아무래도 잘 매끄럽게 써진 프로들의 글보다 내가 집중 못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했었다. 참 이상한 생각이었다. 부끄럽다.

올해 스토리지북앤필름을 통해 독립 출판하는 수업을 듣게 되었다. 독립출판물을 만드는 수업이었기 때문에 내가 항상 접하던 기성 출판의 책들과는 다른 관점으로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저 '책'의 형태일 뿐 독립출판물은 그 안에서 다채로움을 담고 있다. 형식과 격식이 없는 자유로움이 있었다. 팔릴 글을 쓰는 게 아니고 쓰고 싶은 글을 써서 판다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좀 더 당당하게 나의 일기를 정리해 적어 팔게 되었다.

수업을 통해 독립출판 서적들을 선생님이 소개해주셨는데, 소재부터가 아주 신선하고 저런 책을 왜 나는 몰랐을까 라며 구매 욕구를 자극했다. 독립서점을 방문하며 몇몇의 책들을 읽게 되었는데, 작가의 개성이 묻어있는 진솔한 글들에 매료되었다. 그렇게 보게 된 독립출판 책들 중, 태재 작가님의 <스무스>라는 글은 내가 처음으로 전문서적이 아닌 책에 밑줄 긋게 만든 책이 되었다. 작가의 재기 발랄한 글과 묘사들은 읽으면서 유쾌하고 즐거웠다. 단번에 작가님의 팬을 자처하게 되었고, 조만간 다음 책을 구매할 예정이다.






인디는 아마추어가 아니다. 인디는 자유로움인 것 같다. 형식과 격식이 없는.

생각해보니 게임업계에 있을 때 실력 있는 개발자가 혼자 뚱땅거리면 만든 게 인디게임이었던 것 같다.

혼자서도 창작 할 수 있는 능력자들이 자유로움을 방출하는 게 인디이지 않을까?


이번에 독립 출판을 하게 되면서 굉장히 새로운 세계를 보게 되었고, 나와 다르다고 생각하던 세계에 어느샌가 오른쪽 발 한쪽은 담근 것 같다. 멋진 사람들의 멋진 이야기가 그곳에 있었다.


가끔 이곳에 독립출판서점을 소개한다거나 독립출판물을 소개하려고 한다.

지금 내가 가장 알리고 싶은 세계에 관해서 말이다.




책을 출판하며, 서점 접근성 때문에 온라인 구매방법이 필요할 것 같아 제가 좌표를 만들었었습니다.(프로필 참고) 하지만 독립서점들이 더 활성화되길 바라며 부디 서점들을 통해서 구매해주시길 바라고 있어요.

그래도 혹시 필요한데 근처에 독립서점이 없거나 하신 분들이 계실 것 같아 제 좌표도 열어둘 예정입니다^^


독립출판서점 올오어낫싱 온라인 서점에 입고가 되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https://smartstore.naver.com/allornothing/products/5992599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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