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베짱이
Ep3. 부족한 사람
크몽에 우리 것을 올렸다. 초반에 잠잠하던 크몽 메세지함은 며칠이 지나자 의뢰 문의로 하루 동안 크몽 메세지를 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날도 있었다. (감사합니다 _ _) 사업은 1도 모르던 우리는 많은 영상 제작 서비스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격 할인을 진행했고,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를 보려고 했다.
덕분에 일은 많이 받았다. (초반 전략으로 지금 생각해보면 리뷰도 쌓고 좋았던 거 같긴 한데) 일을 받을수록 행정적, 가격적 등등 알았어야 할 것들도 많았고 다양한 분야 주제의 일을 받다 보니 참 스스로 모르는 게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다. 호기심이 많은 편에 궁금한 것을 잘 지나치지 못해 광범위하게 관심을 두고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완벽하다고 생각할 만큼 오만했던 적은 없지만 이 정도로 부족하다고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아, 그래서 이사님이 그렇게 자기 개발 서적을 읽으셨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만 편식하던 나의 요즘의 독서는 트렌드, 소통, 일하는 법 등의 주제들로 넓혀졌다. (여전히 밤에 소설을 본다. 시력이 아주 형편없어졌다. 조만간 1년을 구매 고민한 크레마s를 지를 것이다!)
이사님이 책보라고 보라고 하실 때는 그저 한 귀로 흘려 넘겼는데 말이다. 하지만 그때 이런 책들을 읽었다면 와닿지가 않아서 남는 게 없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며 어떻게 습득한 내용을 사용할지를 정하니 바로바로 체득되었다.
어떤 책에서 보니, 가격을 내리는 것은 잘못된 판단일 수 있다고 했다. 그 글을 읽고 생각이 바뀌었다. 정말로 가격을 그렇게 가다 보면 돈도 못 벌고 시간은 시간대로 소모되었을 것이며, 체력 또한 잃었을 것이다. 지금은 가격을 함부로 낮추지 않겠노라. 우리의 서비스만큼의 값어치를 받겠노라 정상 가격으로 해놨다. 신기하게도 무분별한 문의는 줄었지만 문의하신 분들의 대부분이 서비스를 계약하고 매출 또한 올랐다.
베짱이들에게는 팀블로그가 하나 있는데, 그곳에 읽은 책 중에서 중요하게 여길만한 내용들을 정리해서 올리곤 한다. 도서관에서 쓱 넘겨본 책 중에 좋은 내용이 있으면 메신저로 공유하기도 하며 우리는 부족함을 계속해서 채워가려고 하고 있다.
다행히도 나의 파트너 베짱이는 굉장히 열린 마음에 긍정적인 사람이다.
얼마 전 내가 꽂힌 아이디어가 있어서 아침부터 나의 파트너 베짱이를 메신저로 소환해 주절주절 떠들고 당장 시행할 것처럼 굴었다. 진짜로 바로 시행하려고 했는데, 파트너 베짱이가 조금만 더 생각해보자고 말려주었다. 결과적으로 한 템포 쉰 게 정말 다행이었다.
그날 오후 베짱이회가 열렸는데, 파트너 베짱이는 자신의 TCI 기질 검사지를 가져왔다. 나 역시 이런 것을 공유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라 소름이 돋았다. 순간순간 필요하다고 느끼는 게 갖구나 싶었다. (이런 파트너를 만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ㅎㅎ)
나의 파트너는 나에게 자신은 안정 추구가 높은 사람이라서 이렇게 가끔씩 브레이크를 당길 수도 있으니 자신이 그런 식으로 제동을 걸면 조금 더 밀어붙여 달라고 했다. 무조건 자신이 이런 사람이니 이해해달라는 말이 아니라서 참 감동이었다. 마구 달려가는 나를 탓하지 않고 자신을 돌아보는 사람이라니. 나와는 다른 상냥함을 가진 사람이다. 나는 배울 것이 아직 많은 부족한 사람이지만 좋은 파트너와 주변 덕에 조금은 더 괜찮게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 열심히 책도 보고, 많은 것에 관심을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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