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판례로 본 절도죄 성립요건 3가지
몇 달 전, 지인이 카페에서 에어팟을 가져갔다가 절도죄로 벌금을 내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처음엔 믿기지 않았다. 그냥 실수로 가져간 것 아닌가? 하지만 실제 판례를 찾아보니 정말로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절도죄 성립요건을 정확히 알지 못하면 이런 일을 당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여러 판례와 법률 정보를 찾아보며 정리해봤다. 혹시나 여러분도 비슷한 상황에 처할지 모르니 말이다.
2024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한 큐레이터가 카페에서 다른 손님이 충전해두고 간 에어팟을 가져갔다가 절도죄로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았다.
판결문을 보니 상황이 이랬다. 피해자가 오전 8시 30분경 에어팟을 충전해두고 8시 47분에 깜빡하고 나갔다. 피고인은 오전 10시 28분에 그 옆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11시 51분에 에어팟을 집어보더니 다시 제자리에 놨다가, 오후 1시 15분경부터 본격적으로 만지기 시작했다.
결정적인 건 오후 1시 29분이었다. 피고인이 천천히 자신의 가방에 에어팟을 넣었다는 것이다. 법원은 이 부분을 중요하게 봤다.
절도죄 성립요건 첫 번째는 타인의 재물을 가져가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타인이 점유하고 있는 타인 소유의 재물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카페 에어팟 사건에서도 에어팟은 분명히 다른 사람 것이었다. 흰색 에어팟과 피고인의 검은색 충전선은 색깔도 달라서 구분이 명확했다고 판결문에 나와 있다.
실제로 필자가 알아본 바로는, 재물의 범위가 생각보다 넓다. 물리적인 물건뿐만 아니라 전기, 가스 같은 것도 포함된다. 심지어 예금통장도 절도죄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두 번째는 의도적으로 가져가려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말 실수였다면 절도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데 카페 사건에서 법원이 주목한 건 피고인의 행동이었다. 2번이나 에어팟을 만져보고 확인했다. 그러고 나서 천천히 가방에 넣었다. 급하게 정리하다가 실수로 가져간 게 아니라는 뜻이다.
또 다른 판례를 보니 더 명확했다. 2024년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는 친구 집에서 루이비통 점퍼(700만원 상당)를 가져간 사건이 있었다. 이 경우는 다른 사람들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서 몰래 껴입고 나간 것이라 고의성이 명백했다.
가장 복잡한 게 바로 불법영득의사다. 쉽게 말해 남의 것을 내 것처럼 쓰려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카페 에어팟 사건에서 결정적이었던 건 시간이었다. 피고인이 다음 날 에어팟을 가져간 걸 알았다고 했는데, 경찰 연락을 받을 때까지 9일 동안 돌려주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반면에 필자가 조사한 다른 사례들을 보면, 정말 실수로 가져갔더라도 바로 돌려주려고 노력했다면 결과가 달랐을 수도 있다. 실제로 대전지방법원 사건에서는 고양이 포획틀을 가져간 사람이 피해자와 합의하고 용서를 받아서 벌금 50만원으로 끝났다.
절도죄 처벌은 기본적으로 6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이다. 실제 판례들을 보니 이런 식으로 나뉘더라.
� 카페 에어팟 사건 (피해액 20만원)
실제 처벌: 벌금 50만원
특징: 즉시 반환 노력 없음, 9일간 돌려주려는 시도 전혀 안 함
�루이비통 점퍼 사건 (피해액 700만원)
실제 처벌: 벌금 500만원
특징: 친구 집에서 절취, 공탁 150만원으로 피해 회복 노력
�고양이 포획틀 사건 (피해액 12만원)
실제 처벌: 벌금 50만원
특징: 피해자와 합의하고 용서받음, 경제적 어려움 참작
�동거인 물품 절취 사건 (피해액 570만원)
실제 처벌: 벌금 500만원
특징: 누범, 상습성 있음, 동종 범죄 전력 다수
금액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처벌이 무거운 건 아니었다. 오히려 피해 회복 노력이나 반성 정도가 더 중요해 보였다.
특히 700만원짜리 점퍼를 가져간 사건과 570만원 상당의 물건을 가져간 사건 모두 벌금 500만원으로 같았는데, 전자는 공탁을 통해 피해 회복을 시도했고 후자는 누범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었다.
왜 각각 처벌 정도가 다른지 판사들은 어떤 점들을 중요하게 보는지 아래 판례 모음들을 보면서 확인해 보라
필자가 궁금해서 여러 사례를 찾아본 결과, 이런 경우들이 있었다.
길에서 지갑을 주웠는데 한 달 동안 안 돌려줬다면?
실제 판례에 따르면 절도죄가 성립한다. 곧바로 주인에게 돌려주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수로 가져갔다고 주장하면?
카페 에어팟 사건처럼 CCTV로 행동이 다 기록된다. 정말 실수인지 의도적인지는 객관적 증거로 판단한다.
친구 물건을 몰래 가져갔다면?
루이비통 점퍼 사건처럼 관계와 상관없이 절도죄가 성립한다. 오히려 신뢰관계를 악용했다고 봐서 더 문제가 될 수 있다.
실제 판례들을 분석해보니 몇 가지 패턴이 보였다.
첫째, 남의 물건을 발견했을 때는 즉시 주인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카페나 식당 직원에게 신고하거나, 경찰서에 습득물로 신고하는 것이 안전하다.
둘째, 정말 실수였다면 뒤늦게라도 적극적으로 돌려주려고 노력해야 한다. 루이비통 점퍼 사건에서도 공탁을 통해 피해 회복을 시도한 점이 양형에 반영되었다.
셋째, CCTV가 있는 곳에서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요즘은 어디든 카메라가 있어서 모든 행동이 기록된다.
절도죄 성립요건을 정리하면 이렇다. 타인의 재물 절취, 고의성, 불법영득의사 이 3가지가 모두 있어야 절도죄가 성립한다.
하지만 실제 판례들을 보니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었다. 특히 즉시 돌려주려는 노력을 했는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는 것 같다.
카페에서 에어팟을 발견했다면, 그냥 가져가지 말고 직원에게 말하자. 길에서 지갑을 주웠다면, 바로 경찰서에 신고하자. 이런 작은 행동이 절도죄로부터 우리를 지켜줄 것이다.
필자도 이번에 여러 판례를 조사하면서 많은 걸 배웠다. 법이라는 게 생각보다 우리 일상과 가깝다는 것을. 그리고 작은 실수 하나가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개인 블로그 글이며, 구체적인 법적 문제에 대해서는 변호사 등 전문가와 상담받으시길 바랍니다. 관련 법령은 수시로 변경될 수 있으니 최신 정보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