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를 테이블로 던져 폭행한 가해자는 벌을 더 받을까
‘부산여행동창생폭행사건’ 판결의 기로 앞에서
제258조의 2(특수상해)
②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제258조(중상해)의 죄를 범한 때에는 2년 이상 2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출처: 형법 일부개정 2023. 8. 8. [법률 제19582호, 시행 2023. 8. 8.] 법무부 > 종합법률정보 법령)
위의 법률 내용은 중상해와 관련된 법률 중 ‘특수 중상해’에 관한 법률 내용이다. 여기서 중상해란 ‘생명에 위험이 닥치거나 신체가 상해를 입어 불구 또는 불치나 난치의 질병에 이르게 됨.’을 의미한다. 바로 ‘부산여행 동창생 폭행 식물인간 사건’의 피해자가 입은 상해를 의미한다.
'중학교 동창'을 테이블에 내던진 피고인의 재판과정
당시 사건현장 실제 촬영 영상 출처: 궁금한 이야기Y 유튜브작년 2월 6일 피해자 A 씨는 피고인 B 씨를 포함한 친구들과 함께 부산 여행을 하던 도중, B로부터 심한 폭행을 당했다. 피고인 B 씨는 피해자 A 씨에게 심한 욕설을 하고 A 씨를 테이블 쪽으로 내던졌다. A 씨는 결국 테이블의 쇠로 만든 다리 부분에 목 뒤를 크게 다쳐 의료진으로부터 시한부 선고를 받고 지금까지 목숨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 피고인 B 씨는 ‘중상해’ 죄목으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피고인이 선고받은 내용에 이의를 제기하는 항소장을 제출하여 지금까지 2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으며, 다음 달 12월 18일 오후 2시, 선고만을 앞두고 있다.
2심은 10월에 진행되었으나 12월까지 시간이 걸린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는데, 바로 피해자 변호인의 의견서 제출에 이은 공소장 변경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피해자 변호인은 피고인의 죄목을 ‘일반 중상해’에서 ‘상습 특수 중상해’로 변경해 달라 의견서를 제출하였고, 이에 검사는 다수의 증거물을 제출하여 공소장 변경을 신청하였다. ‘상습 특수 중상해’는 주위적 공소사실로, ‘중상해’는 예비적 공소사실로 변경한 공소장은 제출되었고, 재판부는 이를 승인하였다. 최종적으로 검사는 상습특수중상해 가 인정이 되면 징역 17년을, 중상해로만 인정하더라도 징역 8년을 구형했다.
'상습 특수 중상해'의 적용으로 형이 가중될 것인가.
검사가 피고인의 죄목을 ‘상습 특수 중상해로 공소장 변경한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피고인의 과거 다수의 폭력 전과가 있다는 사실을 들어 피고인의 폭력이 상습적이라고 주장한 점이다.
피고인 B씨의 폭행 전과를 나타내는 이미지 출처: 궁금한 이야기Y 유튜브
피고인 B씨의 폭력성에 대한 피해자 친구들의 증언 출처: 궁금한 이야기Y 유튜브피고인은 이미 2018년도 때 상해죄로 판결을 받은 적이 있으며 나머지 3건의 폭력 관련 전과가 있다. 평소 기분이 상하면 자신보다 약한 상대에게 폭력을 휘둘렀다는 피해자 지인의 인터뷰 또한 존재한다.
두 번째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테이블로 던졌으므로, ‘특수 중상해’로 주장한 점이다.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를 테이블 쪽으로 던졌기 때문에 이는 ‘위험한 물건’을 이용하여 중한 상해를 입혔다는 의미에서 적용한 것이다. 검사는 위의 사실이 담긴 ‘궁금한 이야기Y’ 내용과 피고인의 범죄 전과를 증거물로 제출했다.
다음 달 18일, 선고 시 주목해야 할 점은, ‘과연 검사가 변경한 두 가지 죄목이 판결 시 적용되는가 이다.’ 피고인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한 건의 상해죄 건은 있었지만, 나머지 3건은 직접적인 폭행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판부가 과연 피고인의 전과를 고려하여 상습범으로 간주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또한, ‘테이블 쪽으로 피해자를 내던진 행동’이 특수중상해죄로 인정이 될 것인가 라는 점이다.
사건 당시 촬영한 영상을 보고 범죄영상분석 전문가가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출처: 궁금한 이야기Y 유튜브특수중상해죄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상대에게 중상해를 입혔을 때’ 적용된다. 여기서 위험한 물건의 정의는 ‘위험한 목적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만들어져도, 이를 위험한 용도로 사용한 것’도 위험한 물건에 해당된다. 예를 들어, 소화기는 본래 불을 끄는 목적으로 만들어졌지만, 소화기의 단단한 특성 때문에 소화기로 사람을 때리게 되는 경우, 소화기는 위험한 물건으로 간주되어 가해자에게 특수죄가 적용된다.
하지만, 이와 같은 주장에 피고인 변호인 측은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일부러 중상을 입히려는 의도가 없었을뿐더러, 특수죄는 물건을 휴대하여 위협한 경우에 해당되는데, 테이블로 내리친 경우와 맞지 않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그러나 실제로 특수상해 판례를 살펴보면 특수상해는 하급심에서 다양한 상황에서 적용된다. 휴대폰으로 머리를 가격하여 휴대폰이 위험한 물건으로 간주되는가 하면, 자동차를 이용하여 상해를 입혔을 경우 또한, 자동차를 휴대한 것이 아니지만 특수상해죄로 인정된 판례 또한 존재한다. 이렇게 다양한 상황에서 특수죄가 인정이 되는 이유는 다름 아닌 재판관의 재량이다. 이와 같은 판례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위험한 물건’과 ‘휴대’가 너무 넓은 범위에서 해석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존재하나, 위의 판례들을 살펴보았을 때, 테이블로 내던져진 행동에 대해 특수죄가 아예 성립이 안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피고인이 피해자를 내던졌을 당시, 피해자가 있는 곳에서 테이블과의 거리가 상당히 가까웠음에도 그쪽을 향해 던졌다는 사실은 충분히 의도성이 있다고 판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여행동창생폭행사건’ 판결의 기로 앞에서 재판부의 결론은?
피고인 지인의 인터뷰. 피고인이 피고인 지인에게 했던 말이다. 출처: 궁금한 이야기Y 유튜브피고인은 변론 종결 당시, ‘자신이 사회에 나오지 못하기 때문에 피해 회복을 돕지 못한다. 사회에 나오게 되면 피해 회복을 돕겠다’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피해자 유가족은 ‘우리 딸은 이미 죽어가고 있는데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냐’며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피고인의 행동에 분노를 표하였다.
부산여행 동창생 폭행 식물인간 사건과 관련하여 피해자 측에 연대하며 가해자의 엄벌을 탄원하는 인원이 5천 명이 넘어가고 있다. 1심을 포함한 재판이 오래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언론을 통해, 탄원서를 통해 이 사건에 관심을 기울이고 지켜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재판부가 과연 어떻게 판결을 내려 또 다른 판례를 남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