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여대 시위 대표단 심층 인터뷰]
“대면 논의를 통해 학교와 함께 ‘일반 전형 입학생 증가와 재학생 동결’을 공동의 목표로 삼고 그에 충실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더불어 학생들의 의견을 존중해주고, 소통의 장을 마련해 주어 학교 측에 감사합니다.”
광주여대 일부 학과 남학생 입학으로 학생측과 교직원측의 갈등이 원만한 합의 하에 마무리 되었다. 광주여대 시위 주최측에 따르면 여운 전 총학생회장과 각 처장단, 시위 대표단이 만나 2차 시위 진행 다음 날인 11월 26일에 학교 측과 1차 대면 논의, 27일에 2차 대면 논의를 통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조율하여 시위가 종료되었다. 현재 각 여대에서 일어나는 시위 진행 중 학생과 교직원이 서로 합의하여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첫 사례라 할 수 있다.
광주여대 시위 주최측은 ‘시위 대표단 뿐만 아니라 광주여대 26회 총학생회 ‘여운‘과 '지역사회 모임 '비호'의 시위 진행 자문과 '화로'와 서울여대의 연대 등, 많은 도움이 있었기에 시위가 성공적으로 마쳤다' 동시에, ‘시위는 종료되었지만, 팀 내에서는 타 여대와의 연대를 유지하며 학교의 행보를 주시하기 위해 동아리를 개설하고 지속적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광주여대 시위 주최측은 이번 시위의 마무리에 대해 ‘학교 측에 여대 정체성 유지를 약속 받은 성공적인 시위’라는 입장이다. 본 기사는 지금까지 학내 시위 주최측과의 인터뷰를 통해 시위의 과정, 시위가 가지는 개인적, 사회적 의의를 짚어볼 예정이다.
시위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처음에는 타 여대와 연대할 목적이었으나, 대학교 대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에브리타임’에 변경된 학칙 개정이 올라왔다. 바로 ‘국제학부 및 성인학습자 전형’에 남성을 입학시키겠다는 학칙이었다. 변경된 학칙을 보고 우리도 공학 전환이 되는 건가 싶어 두려워졌다. 학교에서 위의 변경된 사항에 대해 사전 설문을 했던 건 기억나지만, 설문 결과를 듣지 못해 학교에 대한 분노가 쌓였다. 결국 ‘여대를 지키고 여대의 정체성을 존속되도록 지키자‘는 마음이 커져 시위의 문을 열게 되었다.
시위 진행에 있어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가?
광주여대 시위에 대한 의견이 각자 달랐기에 뜻을 모으는 것에 한계가 있었으며, 유언비어를 퍼뜨려 시위를 방해하려는 세력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 한계점을 딛고 다수가 시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불의에 목소리를 낼 줄 아는 것이 얼마나 가치있는 일인지 상기시키고자’ SNS를 통해 학생들을 독려했다.
시위를 진행하는 동안 학교측의 반응은 어땠는가?
시위 일정이 정해지고 학교 측에서는 시위에 대한 직접적인 압박은 없었다. 처음 근조화환 설치 위치를 묻는 문의 전화에 비웃음으로 대처한 학생처의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대자보에 붙은 우리의 요구 일부를 설명회 당일에 언급하였고, 시위 당일 창문과 계단 위에서 시위하는 학생들을 주시한 것을 목격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시위 팀이 어떤 계획을 갖고 움직이는지 집중하는 느낌을 받았다.
최종적으로 학교 측과 협의된 내용은 무엇인가?
학생들이 온전히 휴식하는 공간은 근로장학생을 배치하거나 도서관 직원이 수시로 점검하여 교직원을 포함한 남성의 출입을 제한하기로 하였다. 또한 외국인 학생, 연수생을 포함한 학생들에게 흡연교육과 성폭력 교육, 개인형 이동장치 교육을 실시하기로 하였고, 본교 건물 화장실과 강의실에 불법카메라를 점검하여 범죄예방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본교에서는 ‘학칙의 목적과 입학 자격, 건학 이념인 여성교육에 맞게 여자대학교의 정체성을 끝까지 지킬 것이며, 지속적으로 학생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들과 소통하고 안전한 캠퍼스를 운영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달했으며, 시위 주최측과 학교측은 함께 ‘일반 전형 입학생 증가와 재학생 동결을 공동의 목표로 삼고 그에 충실할 것을 약속했다.
이 시위가 여대 공학 전환 이슈와 관련하여 좋은 선례를 남기게 되었다. 이 시위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길 바라는가?
여성대학은 여성 인권 향상을 외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며, 여대는 여성의 안전을 보장해야한다. 여성 대학이 위와 같은 기능을 져버리고 공학전환을 시도할 시에는 자가소멸 해야 할 것이다. 사회가 여대의 정체성과 존속 의미에 대해 알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여자대학은 여성들이 자유로이 목소리를 내고 투쟁할 수 있는 곳.
광주여대의 시위는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어 의견을 개진하고 이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사례라 할 수 있다. 이 결과는 광주여대 시위를 주최한 주최측 개인에게도 고무적인 결과라 할 수 있다. 시위 당시, 공학대학교에 재학중인 한 시위 참가자는 ‘공학에서는 여성이 자유롭게 의견을 게지하기 어렵다. 여자대학에서 이렇게 활발히 여성을 위한 시위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 부럽다.’고 발언했다.
여자대학은 학교 총학생회부터 시위 대표까지 여성이 리더가 되어 한 단체 혹은 시위를 이끌어갈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된다. 교육기관은 비단 학문과 지식을 전수할 뿐만 아니라, 한 인간이 본격적으로 사회로 나가기 전,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대학생들이 나가야 할 사회에 여성이 리더인 경우는 적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 연구소의 ‘2023년 1000대 기업 여성 대표이사 현황 조사’에 따르면, 1000대 기업 중 여성 대표이사(CEO)는 단 40명으로 전체 대표 이사 중 2.9%에 달한다고 한다. 재작년 조사 결과보다 0.5% 증가된 수치다. 어느 한 분야의 리더는 해당 분야의 자리에서 많은 경험을 쌓아야 가능한 것도 있지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고 목소리를 높이며 누군가를 이끌어본 경험이 쌓일 때, 그 자리에 더 가까이 다다를 수 있다.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학교가 이를 받아들이며 서로 논의가 이루어지는 과정은 그 과정에 참여한 학생들에게도, 그 과정을 지켜본 학생들에게도 하나의 교육이 되었을 것이다. 학교는 배움의 장이고 학생을 보호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학생들이 의견을 피력할 때 학교는 저항하거나 무시하지 않고 한 명의 존중하는 인격체로서 대하고 의견을 듣고 합의 함으로써 그 의무를 다 할 수 있다.
학교의 시위, 학생과 학교만의 갈등이 아닌 지역사회가 같이 고민해야 할 문제.
이번 광주여대의 시위의 특이점이라 한다면, 학교 재학생들만 참여한 것이 아닌, 같은 지역의 타대학생, 지역사회 시민도 적극 참여했다는 점이다. 특히 비호(비혼호남여성모임)은 지역사회 시민으로서 ‘여성 교육이라는 근간이 흔들리는 모습을 지켜볼 수 없다’는 이유로 성명문을 발표하고 1, 2차 시위에 함께 참여하였다. 해당 시위에 대해 ‘여학생들의 치기어린 싸움’으로 보지 않고 같은 시민으로서 남성 추가입학 의제에 대해 공감하고 힘을 보탠 것이다.
현재 동덕여대의 경우, 11일 상당수의 재학생들이 침묵시위에 돌입했으며, 총학생회장과 래디컬 페미니즘 동아리 ‘사이렌’대표 측 법률 대리인 이경하 변호사는 언론의 악의적 보도와 온라인 게시글에 대해 공소장을 제출한 상황이다. 시위를 진행한 상황에서 허위사실 유포, 성적 모욕, 살해협박 등의 범죄가 성행했기 때문이다. 여자대학의 시위는 학생과 학교 만의 갈등이 아닌, 시민또한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지켜봐야할 큰 사건이 되었다. 동덕여대 총장은 시위를 주도한 학생 등 21명을 고소하고 19명을 신원 특정한 상황이다. 가장 어려운 시기 여성교육의 전당을 마련하고, 춘강 선생의 숭고한 교육이념과 사상을 건학이념으로 삼은 동덕여대가 앞으로 침묵시위를 개진하고있는 상황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정세가 혼란스러운 가운데에서도 귀축이 주목되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