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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호정 Dec 02. 2020

모두에게 다가온 시간

이것은 공평한 재난인가

 정말 이렇게 1년이 갑니다. 겪고 있고 보고 있지만 믿을 수가 없네요. 첨단의 시대도 이길 수 없는 것이 있다니. 오로지 사계절을 코로나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우왕좌왕하던 시간도 있었고 이제 끝이 오려나보다 했던 시간도 있었고, 이제는 자포자기인지 익숙해진 것인지 뉴노멀+ 위드코로나의 시간이 오고야 만 것 같습니다.

 

 처음이라 뭘 몰라서 혼란스러웠던 때를 지나 이제는 연일 400명 이상되는 확진자가 나와도 그런가보다 하는 분위기인것 같아요. 저의 직장도 남편의 직장도 휴관이나 재택근무에 대한 공지가 없는 걸 보면요. 경제때문.. 그냥 쉽게 말해 돈 때문인가요. 잘 모르겠습니다.


 잘 모르는 가운데에서도 시간은 흘러가고 우리는 살아있고 살아있는 한 무엇이라도 하면서 살아야 할텐데요. 까마득하기만 했던 초창기를 지나 마스크를 벗는 것이 오히려 어색해진 지금까지, 정확히 말해 10월 늦가을까지의 저와 가족이 살아온 사계절의 이야기를 브런치북으로 담았습니다.


 

일단 안전이 제일 걱정이니 아이들을 데리고 있었습니다. 마침 겨울이기도 했고요. 아이들은 출근하지 않는(못하는) 엄마와 함께 온종일 집에서 뒹굴고 있으니 너무 좋고, 그러다보니 아이들이 좀 안정되어 보인다는 말도 듣고요, 그런데 저의 정신상태는 불안정해가고, 결국 둘째는 긴급보육으로 어린이집으로 복귀시켰던 기억이 있네요. 이번 주 부터(11월30일) 다시 데리고 있습니다. 이제 경력자가 되어서 그런지 지난 겨울처럼 불안정하진 않네요. 저도 불안정에 적응을 한걸까요, 아이들이 좀 자란걸까요.


 원래 남을 잘 안믿는 성격이긴한데, 코로나시대엔 그 성격을 제대로 발휘했습니다. 시켜먹지도 사먹지도 않고 집밥으로 삼시세끼를 다 해 먹였을 뿐 아니라 간식까지 챙겨먹었습니다. 장금이 탄생-_- 삼시세끼는 물론 종종 간식까지 챙겨먹는 사람을 종간나세끼라고 하더라고요. 우리 집에 있는 저 빼고 다른 김씨들 입니다.



 어려운 시기가 올 때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라며 많이 말했었는데

 "이 또한 안 지나간다" 싶습니다.

지나가든 안 지나가든 머물러있든 벗어나든 제가 누리고 있는 행복의 총량이 코로나 이전에 비해서 크게 줄어든 것 같진 않아요. 행복은  찰나일 뿐 지속적인건 사실 아니니까요. 적당히 불행하고 보통 그럭저럭 살다가 가끔 찰나의 행복을 느끼며 삽니다. 이 힘든 시기에도 생계의 위협없이 살아왔던 삶을 그대로 영위하고 있는 것에 왠지모를 죄책감이 들기도 하고, 나는 누구의 희생을 밟고 서 있나 싶은 생각도 들었고요.




 다가온 시간 앞에 피할 수 없는 나약한 인간인 우리가 서로 연대하며 미워하지 말고 살 수 있는 날 동안만큼 살아남아서 우주의 비밀을 풀고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 후대에게 물려줄 귀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더 모을 수 있길 바랍니다.

모두의 건투를 빌며, 브런치 북도 즐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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