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용자)도 나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한가
코로나 블루이기도 하고 그냥 블루이기도 하고 그냥 그런 날들이죠.
연말이지만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고요.
12년차 언어치료사로서 이런 상황 저런 상황 많이 직면해왔었는데, 이번 코로나는 정말 쉽지 않습니다.
언어치료수업을 오는 아이들의 정체 및 퇴행이 가시적으로 나타나고(다 그런건 아니지만), 약간 기복을 타다가 발전을 보이는 경향을 가졌던 아이들도 그 기복의 폭이 너무 커서, 전 같으면 '이러다가 나아지니까 좀 기다려보자'싶었는데 이번엔 무언가 기대를 한다는 것이 좀 낯선 느낌이에요. 40분 수업이 끝나면 주저 앉고 싶을 때도 있고요. 어머님이나 활동보조선생님들의 고충도 큽니다.
웬만해서는 잘 피하고 어르고 달래고 했는데, 요즘엔 피할 틈을 얻지 못해 아이가 때리면 맞고 발로 차도 맞고 하고 있습니다(속도가 엄청 빨라졌어요ㅠㅠ). 아이들을 답답하게 하는 것이 마스크만은 아니겠죠. 금지된 것이 많아져서 그런지 아이들 힘도 세진 것 같아요.
좀 무서운 아이들이 보통 목요일에 포진해 있습니다. 마침 둘째 어린이집도 '휴원명령'상황이기도 하고(긴급보육으로 보낼 수도 있지만), 수능날이기도 하고, 확진자 수도 너무 거세지고요. 나름 합리적인 이유를 들어 내일은 쉬려고요. 한 주 쉬면 그 다음주는 그리워질까. 그러길 바라는 마음으로 내일은 쉬어볼까 합니다.
10년을 하면 전문가라는데 10년을 넘어 12년째 이지만 아직도 신입같고 모르겠고 두려운 마음도 있고요. 한 명 한 명 다 귀엽고 소중한 만큼 어렵고 과분하기도 합니다. '언어치료사'라는 직업으로 지내온 시간동안 만났던 특별한 친구들, 그리고 지식과 현실의 차이랄까. 제가 낳은 아이들을 키우면서 이론이 전혀 먹혀들지 않아 퐝당하고도 기막혀 웃음도 안나왔던 시간들의 이야기를 엮은 브런치 북입니다.
내일은 쉬니까 저도 제 브런치 북을 읽어보려고요.
브런치북 프로젝트때문이기도 했지만 참 부지런히 많이 쓰고 묶어서 발행했네요. 칭찬합니다ㅋㅋ
수험생 여러분 수능 잘 보세요.
수능은 껌이었구나 싶은 일들을 앞으로 만나게 될 텐데 아직 만나지 않은 이상 수능이 제일 고난이도, 인생을 건 싸움이죠. 놀라운 성과를 꼭 얻으시기 바랍니다.
더불어 수능보는 자녀를 두신 부모님들도 큰 호흡으로 쉬어가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