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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호정 Dec 06. 2020

열심히 산다고 살았다

남들은 더 열심히 산다고 한다

 많이, 오래 산건 아니지만 산다고 살았는데 요즘 같은 불확실성이 가득한 시기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있었는데 지금처럼 예민하지 않았어서 몰랐던 건지도 모르겠지만요. 보통 경기불황이면 집값도 금값도 주식도 떨어지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지금 코로나 때문에 불황은 맞지만 유례없이 집값도 오르고, 주식도 겁나 오르고(미국 대선 전에 혹시나 싶어 테스(을라)형을 다 팔았거든요. 아이고 배아파 속아파 억울해서 다 떨어져라! 싶지만 다 떨어지는 건 널 위한 일도 날 위한 일도 아닙니다) 있으니 뭔가 기형적인 상황인 것 같습니다.


 경기불황, 금융위기가 오는 것은 누구도 원하는 바가 아니고, 그렇게 되어서 좋을 사람은 1도 없을 것이기 때문에 이 괴로운 나날 속에서도 각자의 숨쉴 틈을 따라 좋은 일이 한 둘 씩은 있으셔서, 숨쉴 틈이 커지고, 비상구가 되고, 해서 이런 나날이 위기없이 스윽 지나갔으면 좋겠네요.




 결혼하고 나서 으레 그렇듯 전세를 구해 들어갔습니다. 전 세입자가 주인 분 엄청 좋으시다고 했어요. 자기 6년 사는 동안 전세값을 천만원도 안 올렸다고. 저희도 오래 살 수 있겠다 생각하면서 시세보다 2천만원정도 싼  그 집을 전세계약을 했습니다.

 전 세입자가 집을 엄청 더럽게 쓰긴 했더라고요. 도대체 이 화장실을 사용하긴 한건가 싶을 만큼, 흙탕물이 그대로 마른 것 같은 비주얼이었습니다. 그래도 저희 둘 다 없는 형편이었기 때문에 입주청소 따로 안부르고 저희 둘이 쓸고 닦고 페인트 칠하고 막 그랬답니다. 우결 같은 방송에서는 그런거 완전 로맨틱해보이던데, 현실은 뭐, 네, 중노동은 로맨틱할 수가 없어요. 돈이 로맨틱하죠.


 그 좋다는 주인 분은 채 2년이 되기 전에 나타나 집을 팔려고 내놨다고 했고, 집이 팔리자 새 주인의 일정에 따라 계약일 전에 나가달라고 하더라고요. 헐. 딱 두 달 남았는데. (아마 전 세입자가 집을 너무 더럽게 써서 안 팔렸던것 같아요. 저희는 집 깨끗하게 썼거든요. 한 분이 보러오셨는데 그 분이 바로 사셨어요)근처로 이사했는데 또 그 집주인도 집 팔고 또 빨리 나가라고. 돈에 눈이 먼(?) 악덕 집주인 덕분에 진짜 서러워서 집을 샀고요......... 광명을 얻었습니다.

 좋은 집주인이었으면 첫 신혼집 전세금 정도 갖고 있으려나요. 고오맙다 싶습니다. 나도 돈벌고 남편도 돈벌고 집이 제일 많이 벌어다주었어요. 좋더라고요. 튀겨서 이사하는 기분이. 근데 안좋기도 하더라고요. 


https://brunch.co.kr/brunchbook/buzyness


 안좋기도 했던 경험에서 영감을 얻어 소설을 썼습니다. 나보다 더 잘 되고 잘 버는 애들 보면서 막 배아프고 답답하고 그래서 그런지 되게 빨리 썼던 기억입니다. 배가 아프고 막 배알이 꼬이고 막 홧병이 나고 속이 타들어가야 이야기가 나오나봐요. 선한 마음으로 나누며 베풀며 살고 싶은데, 그러면 베풀고 나눌지언정 쓸 건 안나오더라고요, 허허. 저만 그렇죠?ㅋ

 가볍게, 즐겁게, 킬링타임용으로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소설은 소설일 뿐, 사실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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