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고 괴로운 시절일수록 나를 위하는 일이 중요한데 뭔가 답답한 것에 비해 내면에는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 그야말로 바쁘고 괴로운 시절이라서 그런가 보다. 그렇게 흘러가는 시간에 나의 시간까지 흘려보내기는 아까워 흘러가는 시간을 부여잡는 마음으로 문학을 배우고 글쓰기 수업에 다녔다.
배우는 시간이 쌓일수록 글을 쓰고 싶고, 쓴다면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살고 있다. 글을 쓰고 쓴 것을 읽고 고치고 다시 쓰고, 또 그 글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기대하고 기다리고 확인하는 것이 나를 위하는 일인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은.
신춘문예나 신인문학상 같은 감이 오지 않는 큰 것보다는 실현 가능한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고 글쓰기를 지속했다. 독자투고를 받는 월간지에 내 글이 채택되는 것, 그리고 브런치 작가가 되는 것이었다. 브런치에는 이미 두 번의 고배를 마시고 이제 글에 대한 나의 길은 어디로 향해야 하는 것인가 하는 마음으로 '인생 컨설턴트'를 만났다.
"브런치 작가가 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겠네요. 음.....'부자는 아니지만 여행은 다녀요' 어때요?"
"어? 오- 오와. 그런 주제로는 생각을 안 해봤어요."
우리 가족이 평소 여행을 자주 다니고 잘 다니고 했지만 '여행'이라는 자체가 이제는 그다지 특별한 콘텐츠가 아니라는 생각에 이 주제로 글을 쓰거나 브런치 작가에 신청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렇다면 내 인생에서 무엇을 콘텐츠 삼아야 할까.
정말 '나의 소소한 삶의 이야기를 해볼게요'수준의 제목 말고는 도무지 떠오르지가 않았었다. 이런 정도로는 뽑아 주지도 않고
글을 쓸 때는 타깃 독자를 분명하게 잡고, 구체적이고 정확한 목적을 가질수록 완성도 있는 글을 쓸 수 있고 그래야 누가 읽어도 납득할 만한 글이 되는 것 같다(말이 쉽다).
'여행'은 누구나 가능한 일이지만 각도에 따라 특별해 보이는 마법이 있다.
부자가 아니기에 찌질한 듯, 그래서 공감 가는 여행 이야기.
부자가 아니지만 허세 스멜 풍기며 매력 있어 보이고 싶은 우리 여행의 찌질하지만 공감 가는 뒷 이야기를 해보자는 마음으로 활동 계획을 써서 신청을 하고 정말 3일이 지난 후.
우와-
브런치 작가가 되면 제목부터 딱 저렇게 오는 거구나!
신청 결과를 결과 안내 과정을 거쳐 아는 것이 아니라 제목부터 바로 알려주는구나!
너무 마음이 급한 나머지 캡처는 저런 식으로 되고 말았고 흥분되는 마음을 가라 앉힐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인생 컨설턴트'에게 제일 먼저 카톡을 보냈다.
아무도 아무것도 없는 내 브런치에 첫 구독자님이 되어주셨다.
나의 평범하고 별일 없다고 생각했던 일상을 '이야기'가 되게 해 주신.
나의 생각과 감각으로 길을 찾기 어려운 일이 있다면, 그것에 대한 에너지의 한계가 빨리 온다는 생각이 든다면 자신의 부족함을 솔직히 말해도 되는 사람에게 이야기하고 함께 길을 모색하거나 길을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
글은 혼자 쓰는 것이기는 하지만 글을 쓰기까지 소재와 에피소드들, 또 글을 쓰는 동력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오는 것이기에 도움을 받고 주는 것에 인색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알고 있지만 선뜻 손을 내밀고 잡기가 어색한 것도 사실이다. 내 글빨로 승부하고 싶고 내 말빨로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며 깨달은 것은 '내'가 해서 잘되긴 힘들다는 것. 어려서부터 배우지만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라서 나도 도움을 받아야 글을 쓸 수 있고(브런치가 내게 글을 쓰고 발행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내 글이 읽히는 것도 어떤 의미에서는 다른 사람의 도움인 것이고, 내 존재의 의미도 관계 속에서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