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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무늬 Aug 19. 2021

내가 좋아하는 카페에는 두 가지가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내가 좋아하는 카페에는 두 가지가 있다. 플랫화이트와 좋은 음악. 이 두가지는 공존 해야 하는데 만약 하나라도 없으면 완벽하지 않은 느낌이다. 만약 두 곳이 공존한다면 그 곳은 자리가 조금 불편해도 기꺼이 한 두시간은 엉덩이를 내어줄 수 있는 곳이다. 오늘은 일요일이었고 아주 일찍부터 밥을 든든히 먹었다. 나는 일찍 나가서 글을 써야 겠다고 생각했다. 출근 전 네시까지는 아마도 크게 배고프진 않을 것이다. 나는 어떠한 카페를 갈까 생각을 했다. 항상 가던 카페에서는 조금 벗어나 맛있는 커피를 먹고 싶었다. 특히 앞에서 말한 두 가지중 하나인 플랫화이트를 꼭 먹고 싶었다. 그래서 송리단길에 오게 되었다. 이곳에서 후보는 몇 개 있었는데 플랫화이트가 만들기 어렵다고 해서 터무니 없이 비싸게 받는 곳은 제외했다. 그랬더니 남는 곳이 몇 군데 있었는데 오늘은 이월로스터스 송파점을 왔다. 마침 내가 도착했을 때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들어가자마자 좋은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약간 늘어지는 박자에 편안하게 노래를 부르는 음악이었다. (Adoy - wonder) 그래서 구석에 자리를 잡고서는 플랫화이트를 한 잔 시켰다. 나는 플랫 화이트를 발음 할 때 랫의 L발음을 좋아한다 그것은 가끔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소설 롤리타를 생각나게 한다 “롤리타, 내 삶의 빛, 내 몸의 불안이여. 나의 죄. 나의 영혼이여. 롤-리-타. 혀 끝이 입 천장을 따라 세걸음 걷다. 세 걸음째에 앞니를 가볍게 건드린다.” 자주 올 것 같은 예감에 쿠폰을 하나 달라고 했다. 자리에 가져다 준 플랫화이트는 부드러웠다. 원두가 강하지 않아서 아침 커피로는 부담 없었다. 컵 받침은 파스텔 블루였다. 인테리어는 깔끔했다. 오픈 콘크리트랑 오픈 천장을 많이 쓰는 요즘 트렌드와 달리 이 곳은 그런 방식을 쓰지 않았다. 여러개로 나눈 테이블도 아니고 한번에 이어진 원목 테이블이 딱 두 개 있다. 새로운 방식의 인테리어였다. 나는 좋았다. 글 쓰다보면 연약한 테이블이 흔들흔들 거리기 일쑤라 굳건한 테이블이 좋은데 이곳은 흔들리는 걱정은 없었다. 오늘은 박정대 시집을 다 읽고 새로운 시를 쓰고 출근 해야지. 적당한 일상이라 퍼펙트한 일요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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