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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분카레 Oct 29. 2022

엄마와 시엄마

✍엄마와 시엄마

엄마는 추운 날 보일러 켜고 살고, 더운 날 에어컨 켜며 사는 일을 두고 신선놀음이라 하신다.

먹고 싶은 거 먹고, 내 발로 나다닐 수 있는 것도 신선놀음이라 하신다.

웃음이 나왔다.

신선놀음이 그렇게 쉬운 놀이였던가. 엄마의 신선놀음은 너무 쉽다.

팔순을 코앞에 둔 노인인데 어찌 아픈 곳이 없겠냐만은 엄마는 이 정도 아픔은 노인에게 당연하 거라 하시며 자식들이 엄마 걱정할까 그것을 더 걱정하신다.

어머니는 아마 대반뜰 아니 의령 전체 어르신들을 다 모아놓고 누가누가 걱정거리 없나 경연을 벌인다면 아마 분명한 대상감일 정도다.

근데 어머니는 다리가 아프고, 어깨가 아프고, 고관절이 아프고, 허리가 아프고, 최근 한달 넘게는 장염으로 고생을 하신다.

수술과 약으로 남은 생을 가득 채우려 하시는 듯하다. 오죽하면 그러실까. 아파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로 이해 할 수 없는 일이긴 하다.

태어나기를 병약한 사람으로 태어난 것을 원망할 수 있을까. 그 외는 달리 위로 드릴 말이 없다.

사람이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가 얼마나 다른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각도기로 각을 하나 그렸을 때, 꼭지각 근처와 점점 멀어지면서 생기는 공간차이 만큼이나 크게 다가왔다.

엄마도 어머니도 지극히 평범한 고단한 서민의 삶을 살아왔다.

비슷한 삶의 각을 이루며 출발했지만

긍정적 마인드로 점철된 생을 사신 분은 더 넓게 더 크게 그 공간들을 유영하며 즐겁게 사신다.

반면, 늘 걱정과 부정적 생각으로 사신 분은 여전히 각도기의 꼭지각 부근 좁은 공간에 갇혀 힘겨워 하신다.

 

우짜면 좋지! 옆에서 해 줄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결국 자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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