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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아울 Nov 08. 2020

동기 없는 운동

줄넘기 50일 차

매일 쓰던 운동일기의 수를 대폭 줄였다. 그동안 브런치에 글을 쓰기 위해 운동하려고 한 적 있다. 글과 운동이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았지만, 글이라는 동기가 사라져도 내가 운동을 할지 궁금했다. 그래서 10일 후에 글을 써보기로 했고, 그동안 내가 운동을 꾸준히 할 수 있을지도 시험해보기로 했다. 


그로부터 10일이 지난 오늘, 지금 50일 차 운동일기를 쓰고 있다. 매일 쓰지 않고 10일에 한번 써도 운동을 매일 하는 습관이 50일만큼은 자리 잡은 것 같다.  


처음엔 다이어트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그렇지도 않다. 종종 강력한 동기가 있어야 무언가를 지속한다고 하는데 나에게 별다른 동기는 없다. 그저 아침을 시작하는 기분, 그뿐이다. 아침에 운동을 해낸 성취감으로 하루를 알차게 보낼 것 같지만, 운동 안 할 때와 비교해서 아직 뭔가 크게 이룬 건 없다. 아침 6시에 일어나면 세상이 달라진다느니, 삶이 바뀐다느니 하는 말은 더 두고 봐야겠다.


확실한 건 아침 한두 시간만큼만은 시간을 가장 의미 있게 썼다고 확신할 수 있다. 눈을 떠서 출근하기 싫다는 생각, 더 자고 싶다는 생각, 몸이 찌뿌둥하다는 생각이 줄었다. 완전히 없어지진 않는다. 눈을 뜨면서 드는 생각은 1초에 수만 가지다. 운동을 가면 그 1초에 드는 수만 가지 생각 중 쓸데없는 생각을 많이 절약할 수 있다. 침대를 박차고 나가기만 하면 생각이 달라질 걸 알기 때문이다. 시답잖은 생각을 그만두고 몸이나 움직이자고 나를 설득한다. 나와의 논쟁에서 이기고 나면, 일단 아침에 뭐 하나는 성공했다는 기분이 든다.


이 작은 성공이 뭐로 이어지건 말건 먼 미래까지는 생각하고 싶지 않고, 오늘도 아침에 뭔가를 해낸 일이 기뻐서 앞으로도 매일 하고 싶다.


ps. 10년 넘은 줄넘기가 그동안은 멀쩡하더니 삼 일 전 끊어졌다. 그리하여 경험치 하나 늘었다. 

+ 줄넘기 끊어질 정도로 줄넘기해본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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