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넘기 51일 차
다시 새벽의 어두운 길을 걷고 헬스장으로 향했다. 거의 10일 동안 오지 않았더니 공기가 얼음처럼 차가워졌다. 숨을 한번 깊게 들이쉬었다. 너무 어두워서 무섭기도 한 길을 최대한 성큼성큼 뛰어서 오싹한 기운을 떨쳐내며 달린다. 헬스장까지는 1분도 안돼서 도착하지만 어두운 길을 매일 마주해도 적응이 안된다. 길에 조명이 있긴 하지만 겨우 길만 밝혀줄 뿐이다.
작은 빛으로도 길만 보여도 앞으로 갈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더 많은 것이 선명해져야 안심이 된다고 생각한다. 착각일지도 모르겠다. 많은 것이 보인다고 내가 그것들 모두 아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온갖 방해에 혼란스러울 것 같기도 하다. 오랜 줄넘기 방학을 끝내고 다시 왔더니 내가 이순간을 그리워 했다는 걸 확신했다. 찬 공기나, 어둠에 가득찬 이 시간을 마주한 내가 좋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