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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아울 Apr 02. 2021

자연식이 좋다는 착각

식품에 대한 합리적인 생각법

좋아 보이는 거지 좋은 것만은 아닌 전원생활

우리는 자연이 인공적인 것보다

훨씬 좋다고 믿는다.


아파트와 정원이 있는 시골의 주택을 생각해보면 쉽다. 대부분 '노후에는 그런 곳에서 살고 싶다'는 막연한 상상만 하지 당장 자연과 함께 공존하기 꺼려한다. 시골을 생각하면 푸르른 들판, 좋은 공기, 조용하고 아늑한 공간, 소음에서 해방되는 자유 등이 떠오른다. 그런 곳에 살면 아팠던 몸도 다시 되살아 날 것 같다. 그런 단편적인 모습 이면의 무엇이 있을지 상상해야 한다.


주택보다 아파트를 선호하는 이유로 가장 큰 것 이유가 '수고로움'때문이다. 시골의 주택은 관리하기 힘들고 아파트는 관리사무소에 물어보면 그만이다. 주택을 유지보수하기 위해서는 수고 뿐만 아니라 정보, 이웃과의 관계도 중요하다. 정작 시골에 가면 우리가 상상하는 낭만 있는 집은 별로 없다. 마당을 온갖 인공적인 것들로 포장해놓기 일쑤다. 심지어 시골의 중심가에는 아파트가 들어선다. 그 넓은 땅을 두고 왜 아파트로 가고 싶겠는가. 일할 때만 주택에 가끔 머무르고 일상은 아파트에서 지내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자연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적당히 자연적이고 싶은 것이다.




식품도 마찬가지이다. 예측 불가능하고 위험이 도사리는 자연에서 안전하게 섭취하기 위해 우리는 기술을 사용한다. 막연히 무공해, 무농약, 친환경, 무색, 무취가 좋다는 말은 허무맹랑하다. 저자는 그런 건 물밖에 없다고도 말한다. (물도 아무것도 없는 건 아니지만 식품이라고 보긴 어려움)  


세계 어느 나라도 한국만큼 엄격한 식품 규제를 가진 곳은 없다.
그럼에도 식품에 대한 불안은 세계적으로 높다'


'암에 좋은 7가지 자연식물' '인스턴트 끊으면 나타나는 효과' '다이어트에 특효인 홍삼'과 같은 과장된 메시지는 미디어와 건강전도사들이 만들어낸 불안이다. 이 불안은 국가가 세계 최고 수준의 식품 규제를 마련해도 쉽게 해소되지 않는다.

2021. 4. 2. 헬스조선 메인. 뭐 하나가 특히 좋은 건 없는데도 지나치게 과장한다.


왜 이런 허무맹랑한 이야기들이 인기를 끄는지 생각해보면 쉽다. 이들이 주장하는 말에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 효과가 없으면 이득이 없고 조금이라도 있으면 스타가 된다. 말을 안 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그 효과도 체험단에 의해 조작되는 현실을 비판적으로 봐야 한다. 체험단 개인의 후기는 생생하고 와 닿지만, 과학적 연구 결과는 딱딱하고 재미없다. '한 명의 죽음은 비극이지만 백명의 죽음은 통계일 뿐이다' 과학적으로 접근해도 모자라는 우리 몸에 대한 이해를 몇몇 체험단, 후기에 집착하며 변화를 꿈꾸는 건 아니러니 하다.


자연의 7,000만 종이 넘는 분자 중에 내 몸이 수용체를 만들어 감지하는 것은 극히 일부다. 자연이 우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찾아서 쓸 뿐이다. 약이나 독의 원리는 모두 같고 이것이 양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독과 약이 그 자체 효과를 나타내지 않는다. 식품을 기본적으로 약리 작용이 강한 물질을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큰 약효나 독성을 나타내지 않는다. / 식품에 대한 합리적인 생각법


이 책이 말하는 것은 농도가 아니라 양의 문제다. 거듭 말해도 읽으면서 이 사실은 정말 믿기 힘들었다. 그래도 독성은 축적되는 건 아닌지 싶고(이에 대한 오해도 자세히 책에 나옴) 인스턴트, 인공조미료, 합성착향료, 패스트푸드도 다 괜찮다. 실제로 괜찮아서 식품으로 만드는 거다.  '좋은 음식을 과식하는 것보다 소위 나쁜 음식을 소식하는 편이 건강에 좋다'


독성실험은 동물실험을 총해 측정되는데 가장 기본적인 수치가 일일 섭취허용량(ADI)다. 매일 먹더라도 유해하지 않다. 먹는다고 곧바로 독성이 나타나지도 않는다. 실제로 '무작 용량'도 그보다 1/100로 소량 사용해서 안전을 위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식품첨가물은 비싸서 많이 쓸수록 손해인 셈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음모론을 꺼낸다. 식품회사가 로비해서 안전 기준을 낮춘다느니 하는 말들. 식품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저자는 그만한 힘이 회사에 없다고 확신하고 있다. ㄲㄲ.


사실 식품에 대해 과도하게 불안을 느끼고 있었고, 완전히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음식들만 골라서 먹을 수도 없었다. 그런 식품들은 유난히 비싸기도 하다. 이외에도 외식할 때면 조미료 맛이 과한 지 햄버거를 먹으면 금방이라도 살이 찔까 걱정했다. 그런데 이런 우려가 사실 과학적인 결과를 배운 것이 아니라 떠돌아다니는 지식을 진리처럼 받아들인 거였다. 자주 들으니 뭔가 내 생각에 근거가 명확하다는 믿음이 생긴 것 같다. 좀 자유롭게 먹어도 된다. 중요한 건 양이다. 끝.


그밖의 정보

-음식을 데우는 데에 전자레인지보다 안전한 도구는 없다. 플라스틱을 사용하면 안되는 이유는 도구의 쓰임새 문제지 도구 자체는 아니다.

-2010년 식품의약안전처는 msg는 평생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시류에 편승하는 연구가 많다. 커피는 언제는 몸에 나빴다가 언제는 몸에 건강하다는 결과가 많아진다. 커피는 성분이 바뀌지 않았는데...

-비만의 역설, 저체중인 사람이 사망위험도가 높고 과체중과 비만이 병에 걸린 이후 회복률이 빠르다.

-설탕섭취량과 비만은 상관없다. 1900년 이전 미국은 우리나라 설탕섭취량을 훨씬 뛰어넘지만 비만문제 없었다.

-축산을 포기하고 방목하면 자연이 견딜 수 있을까? 인구가 줄거나 삭사량을 줄여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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