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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아울 Oct 05. 2021

솔직함이 상처가 되지 않는 사이

얼마 전 친구 H가 점심을 같이 먹자며 회사 앞으로 오겠다고 했다. 그때가 하필 재택근무라서 집 근처로 오면 점심시간에 나가겠다고 했다. 그 애는 포장해서 우리 집으로 오겠다고 말해서 아주 편하게 집에 있었다. 이사하자마자 왔을 때에는 어수선했고 그 이후에 정리된 집을 보여주고 싶었다.


H는 오자마자 달라진 몇 가지를 알아차렸다. 나는 대놓고 화분이 많아진 베란다는 보여줬지만 별 반응이 없었다. 다음엔 당근에서 1만 원 주고 득템 한 책상을 보라고 말했다.


'응, 딱 1만 원처럼 보인다. 더는 주면 안 될 것 같아'


나는 맞다고, 96년도에 만들어진 거라고 했고 바로 다음 화제로 넘어가서 그동안 밀린 이야기를 쏟아내듯 말했다. 타격은 걔가 가고 나서 방으로 들어와 1 원짜리 책상과 마주칠 때였다. 최소 5 원처럼 보이지 않나 싶다가. 1 원처럼 보인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걔가 너무 웃겨서 혼자 낄낄거렸다. 역시 우리 H.


이 책상은 다시 봐도 최소 5만 원처럼 보였고,

H의 솔직함은 언제나 매력적이다. 그 말에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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