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있음.
이렇다 할 꿈을 이룬 적은 없었다. 대학도 취직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남들과 다른 인생을 살고 싶으면서도 그저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인생의 대부분은 되는대로 살아왔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진짜로 바라는 게 있었는데 그건 바로 '내 집 마련'이었다. 30대가 되니 그 욕망이 더욱 거세졌다. 완벽한 독립된 공간.
한편으로 내 집 마련을 하고 나서 허무해하는 게 아닌가 걱정하기도 했다. 무모하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는 생각이 컸다. 서른 언저리부터는 힘든 마음이 생길 때마다 '자기만의 방'이 없어서 그렇다고 믿어버렸다.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건 저축, 저축, 저축뿐이었다. 그런데 "모아서 언제 집을 어떻게 사?"라는 구체적이지 않은 걱정은 늘 있었다. 답은 자기 수준에 맞는 집을 고르고 만족해하는 것뿐이다.
아무튼 사긴 샀다. 그 후 내 마음은 1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여전하다. '이건 내가 바라던 행복보다 더 감지덕지한 일이다' 주변에서 갑자기 샀다고, 이렇게 알아보고 나서 빨리 결정할 줄은 몰랐다고 했지만 나는 꽤 확신이 있었다. 당시에 두 명의 친구에게 말은 했고, 부모님에게는 통보를 했다. 한 명은 더 알아보라고 했고, 한 명은 더 좋은 곳에 부모님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내가 원하는 대답은 아니었다.
어차피 내 선택이다. 사실 친구들이든 누구든 많이 물어보면서, 이것저것 견주어 보길 잘했는데 그런 식으로 살아와서 좋았던 게 딱히 기억에 남지 않았다. 언젠가 결정은 외롭게 혼자 내려야 할 거라고 생각했고, 내가 살 집은 더더욱 그랬다.
한 달간은 게스트하우스에 놀러 온 기분이었다. 모든 것에 익숙해져야 하기에 집에 와서도 에너지가 많이 소모됐다. 행복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했다. 이 대출이자를 정기적으로 갚아야 할 경제적 능력, 질리지 않으며 살아갈 수 있는 공간, 건강한 밥을 먹으며 쾌적하게 글을 쓰는 부지런함은 필수다. 그리고 지금까지 꽤 잘해오고 있다. 그리고 나는 이제 집보다 더 큰 꿈을 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