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런에 대한 자세

뉴 빌런 등장

사람 때문에 힘들다는 말을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당연히 여기고 있었다. 주로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회사에서 빌런이 자주 등장한다. 신기하게 회사를 옮길 때마다 빌런은 내 주위에 가까이 있었다. 지금 회사는 좋은 분들을 만나 감사해하고 있는데 이럴 때면 내가 빌런이라고 하더라. 이 평화로운 시기에 회사 밖 다른 곳에서 빌런이 등장해서 심각한 고찰을 하게 만들었다.

'어떻게 내 주위에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은 사라지지 않을까'

사회생활을 하고부터는 유독 빌런이 많았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빌런이 만인에게 해로운 사람이 아닐 테고, 나도 모두에게 이로운 존재는 아니다. 사람마다 같은 것을 보도고 다르게 생각한다. 어떤 심리학 학자가 '상대도 나만큼 심오한 존재다'라고 말했는데 그때 깨달았다. 내가 얼마나 다른 사람들을 쉽게 무시하면서 지냈는지.

심지어 빌런이라는 사람은 동일하지만 그 사람에 받는 고통은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고통이 아주 작아도 빌런이라고 누구나 부를 수 있다. 빌런은 이렇게 누구에게 요정 같은 존재일 수도 있다.

이마저도 쉽진 않다. 다른 사람에게 착하건, 내가 나쁘다고 느끼건 어쨌든 나는 걔때문에 미치겠다. 이럴 때 정신 차리지 않다간 걔 생각만으로 시간이 지나간다. 아까운 내 시간이 불쌍하다. 철저하게 내 위주로 생각해야 한다.

중년인 엄마에게 혹시나 우울감이 있지 않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엄마는 단호하게 '우울해서 뭐 할 건데? 행복은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거야. 재미를 남이 주냐 내가 찾아서 해야지'라고 말했다. 역시 우리 엄마 스타일이었다. 무엇이든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 먼저 판단하고 행동한다.

이렇듯 빌런의 행동보다 중요한 건 내 행동이다. 이 상황을 어떻게든 유리한 쪽으로 만들면 그만이다. 고통에 대해 계속 생각하는 것보다 일단 내 일에 몰두해야 한다. 몰두하다 보면 다른 생각이 들지 않는다. 분노를 키울지 일에 전념할지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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