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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아울 Jun 13. 2020

동학개미의 야심 찬 속내

 세 달간의 주식 분투기


허무한 적금 수익률 1.9%

곧 있으면 수령할 적금의 이자를 계산했다. 50만원  언저리? 내가 세 달간 투자한 주식 수익률과 큰 차이가 없다. 물론 주식을 잘 알아서 한 건 아니었지만, 우연한 수익률도 아니다. 마지막 달까지 두 달을 앞두고 이 금액을 넣자니 바보 인증하는 것 같다. 이제 와서 억울한데 적금만 철썩같이 믿은 내 탓이다. 그동안 시드머니를 모았으니 이제 시작.


투자는 부자들만 하는 줄 알았다. 내가 사는 방식은 더 좋은 직장으로 이직하면서 연봉을 높이는 일이 전부라고 생각했다. 그마저도 녹록지 않으니 앞이 캄캄했다. 그런데 주위에선 코로나 시대에 대한민국의 국민인 것, 그중 코로나의 청정 지역에 사는 것, 소득 걱정 없는 직장인으로 사는데 얼마다 다행이냐는 소리를 종종 듣는다. 코로나의 위험에서 멀어지고, 당장의 월급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내 미래가 밝은 것은 아니다.


가만히 있으면 원금이라고 지키지,
주식하다 망한 사람 많이 봤다


둘 다 생각하기 나름이다. 사람들은 믿고 싶은 대로 믿고 살게 되는 것 같다. 주식 말고도 망한 사람 많이 봤고, 주식으로 번 사람도 많이 봤다. 대한민국 주식 투자자 600만 명이다. 현금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하락한다. 현재 5천 원으로 라면과 김밥을 먹을 수 있지만 10년 뒤에는 라면 한 그릇도 어려울 거다. 저축만 해서 현재와 동일한 가치를 보장받을 수 없다. 저런 대답에 일일이 나의 생각을 말해주는 것도 피곤하다. 다른 생각을 이해해보고 싶어서 꺼내는 말이 아니라, 대부분이 '후회할 짓' 하는 거라고 나름의 결정을 내려놓고 으름장을 놓는 식이다.


개미가 주식한다면 비판이 앞선다. 이런 척박한 개미에 대한 평가 중에 동학개미가 똑똑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인피니티투자자문 박세익 전무는 '코로나 시대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도한 주식을 개미들은 성공했다'라고 평가한다. 개미들이 산 주식은 주로 우량주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세계경제가 침체된 환경에서는  시장 전체, 우량기업조차 저평가되며 이 시기에 기회를 잡은 개미들은 절대 실패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어제 매수한 주식이 괜히 뿌듯하다. 믿고 싶은 말은 더 진실되게 다가온다.


그래서 투자한 기업, 카카오

손실이 나더라도 버틸 수 있다면 기업에 대한 신뢰가 중요하다. 그래서 자신이 잘 아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기본이다. 몇 달 전에 카카오를 18만 원대에 매수했다. 동생에게도 권했는데 잘 모르겠다며 1주만 사겠다고 말했다. 지금은 25만 원을 호가하고 있다. 그동안 떨어지는 시기도 물론 있었지만 오히려 매수할 기회라고 생각했다. 한 두 달의 시세차익을 바라고 투자한 것이 아니고, 당장에 카카오가 무너질 위기도 없었다.


3달 간의 카카오 주식 변화 / 출처 네이버금융


주식의 변동은 시장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그동안 이런 흐름에 익숙하지 않으니 당연히 마음이 요동친다. 평화 연구자 정희진이 '글이 어려운 게 아니라 익숙하지 않은 것일 뿐'이라고 했다. 주식도 마찬가지, 어려운 게 아니라 익숙하지 않았다.


저번 글에서 팔려고  게임 주식은 10%  올라서 결국 35% 매도했다. 처음  주식이지만 엄청난 성과이다.  기다리지 않은 이유는 내가 게임에 관심 없기 때문이다. 유망한 기업이라도 관심이 없으면 위기와 기회를 발견하기 어렵다. 게임주를 사고 오르고 내리는 숫자만 봤지, 기업에 대한 정보는 알아보지 않았으므로 수익이   다행이다.


주식을 개설한   달이  되지 않았다. 예전에는 시간이 남으면 이직할 회사를 찾아 헤맸는데, 요즘은 투자할만한 회사를 알아보는 시간이 늘었다. 계좌 개설까지의 진입장벽이 을 뿐 그 문턱을 넘으니 다른 세상이 보인다.  시작이 10 후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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