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쾌한 아침이 있어요?

기분 치료 중

by 김아울

아침에 6시에 눈이 떠진다. 여름인 지금은 햇살을 일찍 받아서 인지 10분 정도는 더 빠르게 깬다. 아주 어릴 적부터 기상시간은 늘 이 시각이었다. 그래서 미라클모닝으로 자기 계발 열풍이 풀 때 난 동참할 필요가 없었다. 이미 일찍 일어나서가 아니라 일찍 일어나도 미라클 같은 건 없다는 걸 알았다. 배드모닝이 아니면 다행인데 안타깝게 난 대부분이 아침에 기분이 별로다.


아침에 일어나서 하는 루틴이 있다. 그걸 반복하는 이유는 순전히 아침부터 더러워지는 기분을 어떻게든 잠재우려는 몸무림 같은 거다. 스트레칭 15분과 원두커피 내리기만 해도 30분이 지난다.


요즘 잘 맞는 한의원을 찾았다. 한의사가 걷기 1시간 하지 말고 뛰기 30분을 추천해 줬다. 나에겐 아침운동이 잘 맞다고 한다. 효과가 있으려나? 속는 셈 아침 루틴에 30분을 달리기를 추가했다. 안 그래도 아침마다 부엌창 너머로 운동장을 달리고 있는 5명 남짓의 사람들을 보며 나도 가볼까 싶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하는 일
양치, 물 한 모금 > 스트레칭 15분 > 달리기 30분


이 고등학교 운동장에 제일 먼저 등교하는 여학생을 만나면 운동 종료. 그 시각 6:40. 시뻘게진 얼굴에 땀으로 범벅된 몸을 겨우 이끌고 집으로 향한다. 이때 확실히 기분이 나아졌다! 더럽고 말고 생각할 겨를이 없다. 온몸에서 씻어라, 덥다, 배고프다, 난리를 피운다. 이런 기분이 부정적일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다. 그냥 사실을 관찰하고 다음 행동을 유발하는 트리거 같다. 더러운 기분을 분산시키는 데는 꽤 효과가 있는 것 같다.


한의사 선생님께 얼른 내 기분을 말해주고 싶어진다. 이걸 잘 해내면 다음 미션을 준다고 했다. 얼마나 지속되려나 싶은데. 모르겠다. 일단 오늘 아침엔 여전히 달렸고 기분도 괜찮다. 상쾌함도 오려나. 그냥 하루하루 할 수 있는 걸 해보는 수밖에.


과연 나는 아침에 상쾌한 기분이란 걸 느껴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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