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부귀산 전망대 드라이브 코스
고인물 여행 블로거가 등산까지 좋아해 버리면 올라오는 사진이 남다르다. 높은 산에 올라 고화질의 엄청난 화각은 감사하다. 그리고 나도 저런 모습을 찍어보고 싶어진다
덕유산 설경을 찍으려고 겨울 산행을 했을 때, 도저히 카메라를 가방에서 꺼낼 수가 없을 정도로 추웠다. 장갑 낀 손으로 카메라를 만지는 건 더더욱 끔찍했다. 대충 스마트폰으로 신속하게 셔터버튼을 터치했다. 내 딴에는 이게 최선이었다.
올해에는 진안의 부귀산 전망대를 알게 됐다. 드라이브 코스로 추천하길래 차로 쉽게 가겠다 싶어서 카메라를 챙겨서 남편이 운전을 맡았다. 가끔 '오늘은 내가 운전할게'라고 말하는데, 막상 차를 앞에 두면 자연스레 조수석을 향한다. 그는 이제 작은 투덜거림조차 없다. 자신의 운전 운명을 받아들인 것 같다.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일들도 있으니 많이 미안하지 않고, 고마울 뿐이다.
진안은 1시간이 걸린다. 간과했던 건 거기서 전망대까지 금세 도착할 줄 알았다는 것이다. 산을 오르는 길만 40분이 걸렸다. 도중에 다른 길로 잘못 들어가고, 맞은편의 차를 만나 돌아갈 길이 없어 후진을 했다. 두 번의 눈 쌓인 길을 만나 바퀴가 헛돌았고, 비포장길이 심해서 덜컹거림이 컸다. 이런 길인 줄 알았더라면, 승용차 끌고 오지 않았을 것이다. (SUV가 있는 것도 아니니 안왔겠지)
만만한 여행지는 아니었다. 정상에서 머문 시간은 온 시간에 비해 몇 분 누리지도 못했지만 바라보는 풍경은 사진보다 화려했다. 한국의 여행지가 어딜 가나 비슷해도, 다른 나라와 달리 고유한 모습은 이런 첩첩산중이 아닐까. 이런 산을 바라보면 특히 웅장한 기분이 드는데, 진안은 마이산을 비롯한 고원이 많아 신비한 분위기가 있다.
조수석에 앉아 편한 자세로 있으면서도 정작 남편보다 긴장을 더했다. 늘 쉬운 말로 여행가보자고 하는 쪽은 나다. 나는 도착해서도 도중에 그만갈까? 내려올까? 멈출까? 하는데, 해볼만할 거라고 말하는 쪽은 남편이다. 내가 해낼 수 있는 게 아니라 함께이기에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
종종 남편은 나의 겁을 다 먹어주는 것 같다. 그래서 결정하는데 살짝 두려움이 앞서도 시도해보는 일들이 전보다 많아진 것 같다. 난 가고 싶은 곳이 많고, 남편은 가고 싶은 데가 없냐고 자꾸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