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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아울 Aug 06. 2020

더러운 사람도 깨끗함을 모르지 않는다

#06 구미호 식당 / 박현숙 장편소설

나는 종종 무기력하고 지루한 하루를 낭비하듯 보내곤 한다. 그러나 49일 후에 내가 죽는다면? 작가는 죽음과 삶 사이의 중간계라는 세상을 설정해놓고, 우리에게 질문한다. 


죽기만을 기다린 주인공은 49일간 다시 살 수 있는 기회를 잡는다. 그 아이는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내 삶을 사랑해본 적이 없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힘들기만 한 인생도 죽고 나서 다시 삶을 선택했다. 


우리는 죽음이라는 정해진 운명을 모두 마주해야 한다. 그런 면에선 다 같은 운명론자이다. 그러나 정해진 결말 때문에 아무 노력도 안 하는 삶과, 정해졌기 때문에 삶을 더 자유롭게 행동하는 건 선택의 문제다.


어차피 더러워지니까 치우지 않는 사람이 있는 반면, 더러워지는 순간 다시 치우며 깨끗한 방을 만끽하는 사람이 있다. 모두 자기에게 맞는 방식이 있다. 치우지 않는 사람을 비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치우지 않는 사람도 깨끗함을 모를 리가 없다. 그래서 내가 더 깨끗해지고 싶은 마음뿐이다.



*이 책은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후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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